암 종양 내 암세포 무리 절반은 전이 가능성 있다

암세포 '가계도' 추적 결과…원발 암에 갇힌 클론은 50% 불과
한 계통의 특정 클론, 전이 과정 지배…저널 '캔서 셀' 논문

 암은 원발 암일 때보다 전이됐을 때 훨씬 더 위험하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정상 세포를 암세포로 바꾸는 것과 관련이 있는 수백 개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전이암은 사정이 전혀 다르다. 암의 전이는 과학자들이 암 생물학에서 가장 잘 모르는 분야일 수 있다.

 지금까지 제기된 가설 중 하나는 암세포의 전이 과정에 돌연변이 외의 요인들이 많이 작용하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추론이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암의 확산을 부추기는 덴 유전자 돌연변이뿐 아니라 유전자의 발현 패턴, 즉 세포가 어떤 유전자를 켜고 끄는지도 깊숙이 관여했다.

 또 계통이 같은 특정 클론(암세포 무리)이 전이 과정을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수의대의 크리스토퍼 렝너(Christopher Lengner) 생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고, 관련 논문은 최근 저널 '캔서 셀(Cancer Cell)'에 실렸다.

 15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췌장암이 생기게 조작한 생쥐를 모델로 개별 암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과 계통을 추적했다.

 '크리스퍼(CRISPR) 계통 추적' 기술을 이용해 '세포 가계도'를 재구성한 뒤 단일세포 RNA 시퀀싱 결과와 짝을 맞춰 개별 세포의 활성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

 여기에 쓰인 '진화하는 바코드(evolving barcoding)'는, CRISPR/Cas9 유전자 가위로 합성 DNA 서열에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조작된 암세포가 생쥐 몸 안에 퍼지는 동안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세포 바코드를 무작위 편집했다.

 이렇게 생성된 바코드 편집 패턴은 암세포가 증식해 전이하는 동안 암세포의 계통수를 재구성하는 데 사용됐다.

 연구팀은 생쥐 두 마리의 여러 기관에서 약 2만8천 개의 암세포를 시험한 끝에, 췌장에 생긴 종양의 암세포가 다른 기관으로 전이할 때 어떤 유전자가 켜지는지 알아냈다.

 또 암세포가 어디로 퍼지는지 추적해 특정 계통의 암세포가 더 높은 전이성을 보이는지도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개별 암세포가 얼마나 잘 전이하는지 측정하는 기준을 확보했고, 암세포의 전사체(RNA 분자 목록)도 확인했다.

 최종적으로 원발 암에 갇혀 있는 암세포는 전체 클론(clone)의 약 절반에 불과했다. 여기서 클론은 유전적으로 동일한 개별 암세포 무리를 말한다.

 전이 가능성이 높은 공격적인 암세포 주를 투입했는데도 생쥐마다 지배적인 전이 클론은 단 하나만 존재했다.

 지배 클론의 전사체 프로필(profile)은 다른 전이 클론은 물론이고 원발 암에 머문 클론과도 달랐다.

 공격적인 전이 클론의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이른바 '상피-간엽 전이(EMT)'와 연관된 유전자가 많이 켜졌다. EMT는 암세포의 공격성을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이 암세포는 또 EMT 스펙트럼에서 폭넓게 분포했다.

 어떤 세포는 상피 유전자를 많이 켰고, 어떤 세포는 간엽 유전자를 많이 켰다. 하지만 모든 세포는 상피-간엽 연속체 상에 위치했다.

 연구팀은 두 번째 생쥐의 특별히 공격적인 클론에서, 전이나 혈관 진입 능력 등의 암성(癌性·cancerous properties)과 연관된 유전자 계(gene family)가 극적으로 과도히 발현하는 걸 관찰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이 대학교 의대의 케이멘 시메오노프 박사과정연구원은 "이 유전자 계의 발현이 클론들 사이에 퍼져, 잠정적으로 EMT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전이 능력을 강화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세포 계통 추적 도구를 세포 발달 과정 검사, 폐나 대장 조직 재생 등 줄기세포 생물학에 적용하는 방법을 탐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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