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숟가락으로 이사람 저사람…치매노인센터의 충격 실태

먹던 국을 다른 노인에게 부어주며 먹게 해
치매 노인 힘으로 제압해 고통스러워 하기도
노인학대 혐의로 고발돼 관련 기관 조사

 치매 노인들을 보살피는 한 보호센터에서 폭력과 비위생적인 실태들이 영상에 찍혀 그대로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하나의 숟가락이나 젓가락, 포크를 이용해 여러 명의 치매 노인들에게 식사나 간식을 입에 넣어주고, 먹다 남은 국을 다른 노인의 국그릇에 부어주고 먹게 했다. 바닥에 떨어진 젓가락을 씻지 않고 휴지로 닦은 후 노인 식사에 사용했다.

 치매 노인이 말을 잘 듣지 않자 힘으로 제압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21세기 한국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이런 일들은 경기도 용인시의 치매 전담형 S 주간보호센터에서 거의 매일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실태를 제보한 A씨는 코로나 시국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도 시원치 않은데 한 숟가락으로 여러 노인의 식사를 떠 먹여주는 비위생적인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공익을 위해 영상을 촬영하고 사건들을 기록해두었다고 밝혔다.

 A씨는 작년 11월1일부터 이달 초까지 2개월 이상 치매 노인센터에서 벌어진 비위 사실들을 날짜별로 기록하고 영상도 29개나 촬영해두었다.

 그는 최근 S 센터를 노인학대 혐의로 고발, 노인보호전문기관과 관할 구청에서 지난 18일 현장 조사를 나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관계자들을 면담했다. 노인보호기관은 앞으로 최소 2주간의 조사를 거쳐 노인학대 여부를 판단하게 되며 구청은 행정처리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

 S 센터의 책임자는 처음 관련 사실들을 전면 부인했으나 노인보호기관의 조사가 진행되고 관련 증거들이 공개되자 잘못을 인정했다.

 S 센터 책임자는 "노인보호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받아들이겠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해 너무 화가 난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전혀 몰랐다. 관리를 제대로 못 한 불찰이다. 문제의 직원은 시말서를 받고 퇴사시키겠다"고 말했다.

 S 센터는 치매 진단을 받을 노인을 대상으로 연중무휴로 주간에 운영되고 있으며 입소 비용의 85%가 나라에서 지원된다.

 A씨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지난해 12월 6일 오전 11시 44분에 요양보호사가 숟가락으로 한 노인에게 식사를 입에 넣어준 후 같은 숟가락으로 다른 노인의 국에 밥을 말아주었다.

  같은 달 7일 오전 11시 44분에는 요양보호사가 자신이 샐러드를 퍼먹던 숟가락으로 노인 4명에게 차례로 반찬을 떠주었다.

 같은 달 13일 오전 11시 38분에는 요양보호사가 한 노인에게 국을 떠먹여 주다가 그 국그릇을 들고 이리저리 다니더니 다른 노인의 국그릇에 부어주고 먹게 했다. 요양보호사들의 이런 비위생적인 행동은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같은 달 27일 오전 9시 16분에는 요양보호사가 노인의 팔을 양손으로 제압하면서 "입 다물어 엄살 부리지 마"라고 말하자 노인이 "아야야야, 안 할게"라고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도 있다. 노인들에 대한 폭력에 가까운 이런 강압적인 행위들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

 A씨는 "노인의 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시설이 노인 인권의 사각지대로 전락한 현실을 목격하고 공익을 위해 나서게 됐다. 코로나 위험이 여전하고 한국의 식문화 또한 개인 접시에 덜어 먹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데 한 숟가락으로 이분 저분 먹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들에게 손가락질과 언성 높이기, 손으로 눌러 제압하기 등의 폭력도 잘못됐다고 본다. 단순히 노인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나의 부모님, 조부모님이 이러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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