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 전반적 기억력 떨어져…사회성 결핍 원인 추정"

지능 높거나 정상인 자폐아 25명과 정상아 29명 비교 연구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이(자폐아)는 사람의 얼굴을 비롯해 광범위한 정보를 잘 기억하지 못하며 이것이 자폐 장애의 가장 대표적 증상인 사회성 결핍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의대의 비노드 메논 정신의학·행동과학 교수 연구팀이 지능지수가 높거나 정상인 자폐아 25명(8~12세)과 이들과 나이, 지능지수가 같은 정상아 2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폐아는 기억의 추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며 뇌의 관련 부위 신경회로 연결에서도 그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 대상 아이들은 모두 얼굴 기억, 서면 재료(written material), 비사회적 사진, 사람이 없는 사진 등을 기억하는 능력을 폭넓게 평가받았다.

 이와 함께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찍은 뇌 영상을 통해 기억과 연관이 있는 뇌 부위의 신경회로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를 관찰했다.

 기억력 테스트에서 자폐아는 즉시 기억하는 점수와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 기억해 내는 점수가 정상아보다 낮았다.

 이들은 지능지수가 양호한데도 기억력은 떨어졌다.

 자폐아는 무엇보다 얼굴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상아는 기억력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얼굴 기억력이 좋은 정상아는 비사회적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도 좋았다. 비사회적 기억은 같은 집단의 구성원들이 공유하지 않는 기억을 말한다.

 자폐아는 이 두 가지 기능이 모두 모자랐다.

 정상아와 비교할 수 있을 만큼 지능지수가 높은 자폐아도 전반적인 기억 기능 손상이 뚜렷했다.

 이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서 매우 놀랐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뇌 영상 분석에서는 기억 장애의 유형에 따른 뇌 연결망의 특이성이 확인됐다.

 비사회적 기억 능력은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의 신경회로 연결 상태로 예측이 가능했다.

 자폐아에게 있어서 얼굴 기억 장애는 뇌의 후대상피질에 정상아와는 다른 신경회로 연결 상태가 나타나는 것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을 때 활동하는 뇌의 디폴트 모드 핵심 부위인 후대상피질은 사회인지에 관여하며 자신을 다른 사람과 구별한다.

 자폐아는 이 두 뇌 부위가 정상아에 비해 지나치게 과잉 연결 상태를 보였다.

 신경회로의 과잉 연결은 신경회로의 선별적 가지치기(selective pruning)가 너무 적게 이루어지기 때문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사회인지는 신뢰할만한 기억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사회행동은 얼굴과 목소리를 특정 정황과 연결하는 복수의 뇌 신경회로 연결이 필요한 복잡한 과정이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화기억(episodic memory)이 뚜렷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일화기억은 본인이 겪은 과거의 사건들에 대한 기억으로, 과거에 만난 사람들이나 작년 축제에 관한 기억, 어렸을 때 크게 다쳤던 기억 등을 들 수 있다.

 자폐 장애의 치료는 이러한 기억장애가 어느 정도인지를 감안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이 연구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생물정신의학 학회 학술지 '생물정신의학: 인지 신경과학·신경영상(Biological Psychiatry: Cognitive Neuroscience and Neuroimaging)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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