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① 씹으면 단맛이…'한약재 명재상' 감초

 중국 명나라 시절 성씨가 성(盛)인 어의가 있었는데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졌다.

 다른 어의들이 돌아가며 그를 진료했지만, 뾰족한 치료법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렸다.

 이에 황제는 백방으로 수소문해 전국에서 이름난 의학자들을 불러 모았다.

 자칫 치료에 실패할 시 황제를 능욕한 죄로 참수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많은 이가 지켜보는 앞에서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시술했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성 어의가 멀쩡하게 일어나자 이를 신기하게 여긴 어의들이 '무엇을 처방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치료한 의학자는 '제가 살펴보니 성 어의는 위의 기가 허약한 상태에서 약을 달여 마셔서 중독됐습니다.

 이 독을 푸는 약초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감초였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일이 있고 나서 '어의보다 시골 의사 실력이 더 좋다'는 말과 함께 감초 효능이 백성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위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감초는 예로부터 의약재로 두루 쓰이던 약초였다.

감초 잎

 기원전 1750년에 만들어진 세계 최초 법전 '함무라비법전'이나 기원전 3세기 '히포크라테스 전집'에도 감초 사용이 기록됐다.

 이 약초는 만주, 몽골, 시베리아 등 건조하고 서늘한 지역에 널리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뿌리는 땅속 깊이 뻗고 줄기는 1m가량 자란다.

 이름에 달 '감'(甘) 자가 들어가는 데에서 엿볼 수 있듯이 단맛이 강해 약이나 식품 및 담배 등 감미료로 애용됐다.

 탁월한 효능과 맛 때문에 얼마나 자주 쓰였는지 '약방에 감초'라는 표현까지 생길 정도였다.

지금이야 '약초 중의 왕'이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하지만, 일설에 의하면 과거 감초는 땔감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옛날 깊은 산 속에 뛰어난 의술로 이름 높은 의사가 있었는데 유명세에 매일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에 지친 아내가 아궁이 앞에 쌓인 땔감을 잘게 썰어 약재라며 환자들 손에 쥐여 돌려보냈다.

 그런데 놀랍게도 환자들로부터 완쾌됐으니 감사하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서 이후 본격적인 약재로 썼다는 것이다.

 감초는 현대에 연구를 통해 그 효능이 많이 밝혀졌다.

산청 감초밭

 감초의 주요 성분으로 글리시리진, 플라보노이드, 쿠마린, 사포닌 등이 있다.

이들 성분은 설탕보다 수십 배 강한 단맛을 내고 파상풍과 해독, 간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확인됐다.

 또 다른 약제가 물에 잘 풀리게 해서 흡수를 돕고 개성이 강한 여러 약제를 조화시켜 '조화제약'이라는 별칭이 있다.

 중국 명나라 본초학 권위자인 이시진은 약재를 조화시키고 해독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감초를 '한약재의 명재상'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고온다습한 한반도 기후와 맞지 않아 국내 자급률은 5% 남짓으로 매년 2천t 가까운 양을 수입한다.

 산청도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 않을 만큼 일부 농가에서 소규모로 재배 중이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국내 기후에 잘 맞는 품종 개발·보급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청군 한방항노화과 배정인 약초경영담당은 "감초는 효능이 뛰어나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 등 외국산 감초 수입으로 자급률이 낮다"며 "식품 원료 등 다양하게 쓰이는 약초라 많지 않지만 산청에서도 꾸준히 재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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