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약초 이야기]② 땅에서 자란 '밤하늘의 별' 도라지

호흡기 질환 개선에 효능 탁월…도라지 재배·가공 판매로 지역사회 성장 이바지

  옛날 중국 대별산 기슭에 상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괴질이 돌며 마을 사람들 배가 부어오르고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생겨 밭일이나 천 짜는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상황이 날로 악화하자 상풍이란 여성이 매일 산에 올라 "치료할 수 있는 약초를 내려달라"고 신령님께 빌었다.

 정신을 차리니 앞에 나이 지긋한 신령이 웃으며 손에 씨앗을 들고 있었다.

 신령은 "이 씨앗을 밭에 심거라. 그리고 뿌리를 캐어 마을 사람들에게 달여 먹이면 병을 고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며 씨앗을 건넸다.

 다시 바람을 타고 마을로 넘어온 상풍이 신령 말대로 하자 신기하게도 마을 사람들의 병이 씻은 듯 나았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이 약초 이름을 상풍이 뿌리를 받아왔다는 뜻으로 '상접근'(商接根)이라 지었으며 훗날 도라지라고 불리게 됐다.

 도라지는 약용과 식용으로 쓰임새가 많은 작물로 민요 가락에 오르내릴 만큼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7∼8월이면 종 모양처럼 생긴 둥근 꽃이 희거나 보라색으로 청초하게 피며 10월에서 3월 사이 뿌리를 수확한다.

 꽃봉오리가 풍선처럼 생겨 영어로 '풍선 꽃'(Balloon flower)이라고 하며 밤에 활짝 터지는 특징이 있는데 그 모양이 밤하늘의 별과 같다.

 기침, 가래를 없애는 작용을 해 감기 예방이나 비염 등 호흡기 질환 개선에 효능이 좋다.

 폐를 맑게 해주고 가슴과 인후 부위를 편안하게 해 겨울철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며 염증을 빨리 가라앉혀 목이 붓고 통증이 심할 때 사용해도 된다.

 이처럼 약리작용이 뛰어나 우리나라에서도 수요가 꾸준했으나 값싼 외국산에 밀려 몇몇 주산지를 제외하고는 거의 재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건강 기능성 식품으로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주산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산청군에서는 도라지를 전락 약초로 선정해 사업비의 60%를 지원하는 등 재배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산청의 도라지 재배 규모는 75개 농가 20.5㏊다.

도라지 재배

 작년 경남도농업기술원 '백도라지 지역특화작목단지 육성사업' 대상 시군으로 선정돼 내년까지 묘목 75만주를 농가에 분양, 5㏊에 이르는 백도라지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도라지 젤리 등 가공식품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도라지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확보를 위해 도라지 가공업체와 농가 간 업무협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진주시에 위치한 장생도라지는 도라지를 20년 이상 자라게 하는 재배법을 개발, 상품을 생산·수출하는 서부경남 향토기업으로 지역사회 성장에 이바지하고 있다.

 장생도라지를 액상, 분말, 환, 차, 건강·미용 제품 등으로 가공해 연간 70∼1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

 도라지 관련 특허만 42건을 보유 중이며 사내 연구진이 발표한 과학기술인용색인(SCI)급 논문도 23편에 달한다.

 장생도라지 박진수 대표이사는 "도라지는 보통 자연환경에서 2년 이상 자라기 힘든데 장수하게 만드는 독자적 기술을 개발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도라지 가공품 시장이 형성돼 현재 하나의 산업 소재로 평가될 만큼 앞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장생도라지 사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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