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아이는 큰 희망"…인구표어 변천사

인구보건복지협회 표어로 보는 1960년대 이후 인구정책 변화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

  합계출산율 0.78명의 '인구 위기' 상황에서 이 표어를 들으면, 여기서 '알맞게'가 출산을 장려하는 표현으로 들릴 수 있지만, 표어가 등장한 1960년대엔 반대로 출산을 억제하기 위한 표현이었다.

 합계출산율이 6명을 웃돌던 1950∼1960년대만 해도 '인구 위기'의 성격은 지금과 정반대였다.

 1961년 '대한가족계획협회'라는 이름을 설립된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인구 표어를 보면 지난 60여년간 우리나라 인구정책의 변화를 단적으로 볼 수 있다.

 "알맞게 낳아서 훌륭하게 기르자"가 비교적 '점잖은' 구호였다면, 같은 무렵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적게 낳아 잘 기르면 부모 좋고 자식 좋다"는 등의 노골적인 구호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세 자녀를 3년 터울로 35세 이전에 단산하자"(1966)고 '가이드라인'을 주기도 한다.

 

 셋도 많다고 생각했는지 1970년대엔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만 낳아 식량조절"하자더니 1980년대엔 "둘 낳기는 이제 옛말 일등국민 하나 낳기", "여보! 우리도 하나만 낳읍시다" "둘도 많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외동딸 외아들 손들어 봐요"로 변했다.

 아들 선호 사상으로 성비 불균형이 심화하자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선생님! 착한 일 하면 여자 짝꿍 시켜주나요", "아들바람 부모세대 짝꿍없는 우리세대" 등과 같은 표어도 등장했다.

 2000년까지 인구증가율을 1%로 낮춘다는 목표를 1988년에 조기 달성한 후 1990년대부터는 인구 증가 억제에서 인구 자질 향상으로 정책 방향이 전환됐고, 2005년부터는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으로 다시 초점이 옮겨간다.

 이 과정에서 대한가족계획협회는 1999년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로, 2006년 지금의 인구보건복지협회로 이름을 바꾼다.

 

 2005년 이후 표어는 "아빠, 혼자는 싫어요. 엄마, 저도 동생을 갖고 싶어요", "아기들의 웃음소리 대한민국 희망소리", "가가호호 아이 둘셋 하하호호 희망 한국" 등 180도 달라졌다.

 최근엔 대놓고 아이를 낳으라거나 말라거나 하는 것보다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의식 개선을 위한 표어들이 대세다.

 최근 몇 년 사이 국민공모전을 통해 등장한 표어들은 "혼자하면 힘든육아 함께하면 든든육아" , "육아는 한마음! 아이는 큰희망!", "당당한 출산휴가, 떳떳한 육아휴직, 든든한 직장문화" 등이다.

 인구 정책 변화에 보조를 맞춰온 인구보건복지협회는 평등한 가족친화적 문화 조성을 위한 '행복한 명절나기' 슬로건을 공모한다. 간결하고 이해하기 쉬운 10자 이내의 문구로 오는 31일까지 응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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