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현금 줘도 아이 안 낳는 한국…젊은층 설득 못 해"

WSJ "취업난·경력단절·사교육비 등 사회구조적 문제가 더 걸림돌"

  한국 정부가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금 보조금을 뿌리고 있지만 젊은이들은 여전히

아이 낳기를 꺼리고 있으며 그 배경에는 사회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외신이 진단했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달 31일 '부모에게 현금을 지급해도 세계 최저인 출산율이 더 낮아지고 있다'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저출산 해결을 위해 2006년 이후 약 28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이는 청년층에게 설득력이 없었다고 짚었다.

 신문은 한국 정부가 수년간 공격적인 보조금 지급, 저리 대출 등 청년들의 결혼과 출산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현금성 지원을 해왔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러한 지원 규모를 더 늘리려 하지만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그 배경으로 취업난, 경력 단절, 높은 교육비, 치열한 경쟁 등 사회구조적 문제를 지목하며 다양한 한국 청년층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런 문제가 출산·육아에 더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단순히 양육비용을 덜어주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3년 전 첫 아이를 낳은 황미애(33)씨는 둘째를 고려하고는 있지만 맞벌이해야 하는 입장에서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황씨는 "첫째 때 받은 정부 보조금이 기저귀와 분유를 사는데 도움이 됐지만 장기적으로 들어갈 교육비를 생각하면 (둘째는)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결혼한 회사원 최선윤(32)씨는 아직 아이를 가질 계획이 없다. 주변의 많은 '워킹맘'들이 승진에서 제외되거나 육아와 일을 병행하려 분투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이다.

 성악 강사인 장유미(35)씨는 언젠가 결혼은 하게 되더라도 출산은 별개로 본다. 지금 수입은 혼자 살기에는 충분하지만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려면 맞벌이를 해야 한다고 느낀다.

 장씨는 보조금으로 사교육비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면서 "만약 내가 사교육비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고 여가가 보장되는 나라에서 살았다면 아이를 낳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전후 호황기인 1970년대에 4.5명으로 정점에 달했던 한국의 출산율이 낮아진 데에는 안정적인 일자리 부족과 집값 폭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구의 5분의 1이 사는 서울의 상황이 특히 심각해 서울의 출산율이 0.59로 한국 주요 도시 가운데 가장 낮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더 큰 사회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금성 지원은 출산율을 높이는 데에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최슬기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선거철마다 정치인들은 출산율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거대한 대책을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사람들이 삶에 대한 관점을 바꾸게 하는 유인 동기로서 현금은 (효과가) 제한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젊은 세대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경쟁을 두려워한다"며 "(이들 입장에서)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은 불행을 대물림할 위험을 본질적으로 낮춘다"고 설명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의정갈등 터널 끝 보일까…李 '해답찾기' 주문 속 의료계도 화답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과 관련해 '신뢰 회복'과 '대화'의 메시지를 내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의 대화를 통한 갈등 해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곧바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의료대란의 해법 찾기를 주문한 가운데, 의료계도 장기화한 사태 해결의 바람을 담아 화답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 해법에 대한 질문에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충분히 하고, 또 적절하게 필요한 영역에서 타협해 나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의대생이) 2학기에 가능하면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을 정부 차원에 많이 만들어내야 하겠다"며 "빠른 시간 내에 대화하고, 이것도 역시 솔직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의정 갈등과 관련한 첫 공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선 "제가 가장 어려운 의제로 생각했던 의료대란 문제와 관련, 해답이 있을지 가능하면 찾아봐 달라"며 "의사단체 및 관련 의료단체와의 대화도 치밀하고 섬세하게, 충분하게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해법까지 제시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드물지 않은 응급상황 '산후출혈'…"고령산모 더욱 주의해야"
최근 종영한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서는 출산 직후 위급한 산후출혈(분만 후 출혈) 상황에 대응하는 의료진의 분투가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응급상황에서 아기와 산모 모두를 살리기 위해 많은 의료진이 대응에 나서는 모습은 출산이 단순한 축복의 순간을 넘어 엄연한 의학적 위기일 수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대한모체태아의학회(회장 박중신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에 따르면 산후출혈은 분만 직후 또는 출산 후 24시간 이내에 출혈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지는 상태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자연분만은 500mL 이상, 제왕절개는 1천mL 이상의 출혈을 '산후출혈'로 정의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자궁이 충분히 수축하지 않는 자궁 무력증이다. 정상적인 분만 과정에서는 태반이 자궁벽으로 분리될 때 자궁근층이 수축하면서 출혈량을 조절하지만, 이게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출혈이 계속되는 것이다. 보통 출혈이 1천mL 이상이면 수혈, 중환자실 입원 등의 조치가 필요하고, 심한 경우 자궁 적출로 이어질 수도 있다. 통계적으로는 전 세계 산모 6명 중 1명꼴인 1천400만명이 매년 산후출혈을 겪는 것으로 집계된다. 또 산모 사망 원인의 약 4분의 1이 산후출혈 때문이며,

메디칼산업

더보기
동아ST, 입센코리아와 성조숙증·전립선암 치료제 공동 판매
동아에스티는 입센코리아와 성조숙증 및 전립선암 치료제 '디페렐린(성분명 트립토렐린)' 공동판매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디페렐린은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 입센이 개발한 GnRH(생식샘 자극 방출 호르몬) 작용제로, 중추성 성조숙증 및 전립선암에 쓰이는 치료제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지난 1일부터 디페렐린의 국내 홍보 및 마케팅 활동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종합병원 대상 영업은 양사가 함께 협력하고, 병의원 대상 영업은 동아에스티가 전담한다. 양사는 축적된 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디페렐린의 국내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입센코리아 양미선 대표는 "디페렐린은 조기 사춘기로 고민하는 성조숙증 어린이들과 남성성, 암 치료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전립선암 환자들을 위한 글로벌 스탠다드 약제"라며 "입센의 과학적 접근 및 동아에스티의 국내 시장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환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에스티 정재훈 사장은 "입센코리아와의 협력은 디페렐린의 국내 공급 확대와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사의 역량과 전문성이 결합돼 국내 환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성조숙증 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