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지는 지구…늘어나는 식중독균 위협

기온 오를수록 미생물 성장 '최적'…1도 오를 때마다 식중독 5% 증가

 여름철을 맞아 집단 식중독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기후 변화로 인해 식중독균이 더 빠르게, 더 자주 우리의 일상을 위협할 전망이다.

 지난 달 경남 창원의 한 병원에서 직원 수십 명이 복통·설사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인 데 이어, 최근 전북 남원의 초·중·고등학교에서 집단으로 식중독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

 보건 당국의 조사 결과, 해당 학교에서는 급식 김치에서 식중독 원인균인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노로바이러스 등 바이러스형 식중독 외에도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등 세균을 통해 발생하는 식중독도 있다.

 살모넬라는 닭과 계란에서, 장염비브리오는 생선회·어패류를 통해,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는 제육볶음·불고기 등 육류를 원료로 한 조리 식품에서 주로 발생한다.

 바이러스는 적은 입자로도 우리 몸에서 증식할 수 있지만, 세균은 장내 위산으로 쉽게 사멸되는 특성에 따라 수십만에서 수백만 마리로 증식하지 않는 이상 우리 몸에서 식중독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여름철 대부분의 생선에 일정량의 장염 비브리오가 존재하지만, 소량 섭취로는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다만, 세균은 따뜻한 온도에서 빨리 증식해 냉장·냉동 온도를 지키고, 충분히 가열해 섭취해야 식중독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 세균성 식중독은 날씨가 더워지는 시기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살모넬라로 인한 식중독 환자 수는 9월(623명), 7월(477명), 5월(448명) 순으로 잠정 집계됐다. 장염비브리오 환자도 지난해 7월 76명이 발생했다.

 특히, 기후 변화에 따라 기온이 상승할수록 식중독균 전파 속도가 증가하고, 식중독 발생이 빈번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명섭 식품위생정책연구원장은 "기후 변화로 습도·온도가 올라가면 미생물이 성장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 된다"며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나면 이동성이 떨어지는 해충마저 빠르게 전국으로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9년 발간한 '기후변화와 식중독 발생 예측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이 평균 1도 오를 때마다 식중독 발생 건수는 5.3%, 환자 수는 6.2% 증가한다. 해당 데이터가 약 15년 전에 나온 것을 감안할 때, 확산 속도는 더 빨라졌을 수 있다.

 기온이 오를수록 식중독균 종류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새로운 종이 나올 수도 있고, 콜레라처럼 사라졌다 다시 등장하는 식중독균도 있다"며 "기후 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그 이유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식약처는 식중독 예방을 위해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육류 조리 시 중심 온도(식품의 맨 가운데 온도) 75도에서 1분 이상, 어패류는 85도에서 1분 이상 익혀 먹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날음식용, 조리 음식용 칼·도마는 구분해 사용하고, 물은 끓여 마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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