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가 심박수 측정…우울증 전조 알려준다

KAIST·미시간대 연구팀 "800명 교대 근무자 대상 우울증 예측"

 한국과 미국의 공동 연구팀이 병원에서 채혈하지 않고도 우울증 전조를 알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뇌인지과학과 김대욱 교수 연구팀이 미국 미시간대 수학과 대니엘 포저 교수팀과 공동으로 스마트워치(손목시계형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활동량·심박수 등 데이터를 통해 우울증 관련 증상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정신질환의 유망한 치료 방향으로 충동성, 감정 반응, 의사 결정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생체시계'와 '수면'에 주목하고 있다.

 뇌 속 뇌하수체에 있는 생체시계(중심시계)는 24시간 주기의 리듬을 일정하게 만듦으로써 우리 몸의 행동이나 생리적 현상을 조절한다.

뇌 속 생체시계 교란으로 인한 우울증 증상 그림

 생체시계와 수면 상태를 정확하게 측정하려면 하룻밤 동안 30분 간격으로 피를 뽑아 몸 속 멜라토닌 호르몬의 농도 변화를 측정하고, 수면다원검사(PSG·수면 중 뇌파, 호흡, 심박수 등을 통해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검사)를 수행해야 한다.

 병원에 입원해 검사받을 수밖에 없어 통원 치료를 받는 정신질환자에는 적용하기 어렵고, 검사 비용도 비싸다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공간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심박수·체온·활동량 등 생체 데이터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가 주목받고 있지만, 데이터 자체만으로는 실제 바이오마커(체내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멜라토닌 호르몬 농도의 24시간 변화를 추정할 수 있는 시계열 분석 기법을 이용,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된 심박수와 활동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체시계의 일주기 리듬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Digital Twin·현실 세계의 기계, 장비, 사물 등을 가상 세계에 구현한 기술)을 통해 뇌 속 중심시계와 심장 생체시계(말초시계) 간 비 동기화를 시뮬레이션해 냈다.

 잦은 야근이나 교대 근무 등으로 인한 중심시계와 수면 각성 주기 사이의 비 동기화는 도파민 등 호르몬 시스템 교란을 일으키며, 이는 인지능력과 행복감 감소 등 문제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실제 미시간대 신경과학 연구소 스리잔 센 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에이미 보너트 교수 연구팀과 협업해 800명의 야간 교대 근무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전향 코호트(동일 집단)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디지털 바이오마커가 내일의 기분은 물론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인 수면 문제, 식욕 변화, 집중력 저하 등 6가지 증상을 예측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대욱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비침습적인 정신건강 모니터링 기술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관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npj 디지털 의학'(npj Digital Medicine) 지난해 12월 5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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