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셀프 처방 의사들…수면제 '졸피뎀'이 최다

ADHD치료제·펜타닐·프로포폴 등 다양…"의사 스스로 자가처방 위험 줄여야"

 의사가 스스로 의약품을 처방해 사용하는 '자가 처방'은 세계적으로 금기시되는 행위다.

 자가 처방 시 자신의 감정이나 선입견이 개입돼 질병의 심각성을 과소 또는 과대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혹여 의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정당한 절차 없이 약물을 취득한다면 의료 윤리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처분을 받는다.

 이처럼 의사의 자가 처방을 엄격하게 막아선 이유는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 의사 스스로 마약류를 과(過)처방하는 사례가 늘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한 의사 1인당 연간 평균 처방량이 일반인에 대한 1인당 평균 처방량보다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민주 교수 연구팀은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The International Journal of Psychiatry in Medicine) 최근호에서 자가 처방 경험이 있는 국내 의사들의 1인당 연평균 마약류 자가 처방량은 2020년 기준 약 112알로, 일반인의 평균 처방량 101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내 전체 의사 마약류 자가 처방 기록(2020년 1월∼2023년 5월)을 분석해 의사가 자가 처방한 오피오이드(마약류), 진정·수면제, 정신질환 약물 등의 통제 의약품 처방량을 일반인 처방량과 비교했다.

 이 결과 2020년 기준으로 의료 시설에 등록된 의사의 6.8%가 자가 처방 방식으로 통제 의약품을 처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들이 가장 흔하게 자가 처방한 약물은 졸피뎀이었다.

 졸피뎀은 2022년 기준으로 자신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전체 의사 중 36.8%에서 자가 처방이 이뤄졌다.

 졸피뎀은 수면제의 일종으로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한다.

 속칭 '우유 주사'로 불리며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일으킨 마취제(향정신성의약품) 프로포폴은 이런 비율이 1.2%였다.

 의약품의 유형별로는 졸피뎀을 포함한 진정제와 항불안제의 자가 처방률이 전체 자가 처방 중 각각 46%, 40%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식욕억제제가 23%를 차지했다.

 이외에 펜타닐 등의 마약성 진통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항우울제 등도 자가 처방 약물에 포함됐다.

 자가 처방한 의사의 1인당 평균 처방량을 기준으로 보면 ADHD 치료제가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항불안제와 항경련제였다.

 전문 진료 과목별 의사의 마약류 자가 처방 비율은 이비인후과가 10.2%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일반내과 9.6%, 피부과 7.8% 등의 순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의사들의 마약류 자가 처방에 주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주 교수는 "비록 소수이지만 의사 중 과도한 자가 처방 사례가 존재한다는 것은 자가 처방이 마약류 오남용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다만 현재 식약처의 마약류 처방 모니터링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한다면 다른 나라처럼 법적 규제보다는 의사들의 자율 규제를 통해 마약류 자가 처방의 위험을 줄이려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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