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공의 복귀 길 터준다…이달 말까지 추가모집

수련병원별 절차 진행…수련특례 적용·입영 연기도 최대한 가능하게

 정부가 전문의 수급 차질을 막고 의료공백 상황을 해소하고자 사직 전공의 복귀를 위한 문을 열어주기로 했다.

 통상 전공의 수련은 3월과 9월에 각각 상·하반기 일정을 게시하지만, 복귀를 희망할 경우 하반기 정기모집 전에도 돌아올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추가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가 1년 이내 동일 연차·과목에 복귀할 수 없게 하는 규정에 다시 한번 예외를 주는 수련특례를 적용할 계획이다.

 복귀를 택하는 군 미필 전공의의 경우 입영을 연기할 수 있도록 병무청과도 적극적으로 협의한다.

 미필 전공의의 경우 사직과 함께 입영대기 상태가 됐기 때문에 이번에 복귀하더라도 내년이나 내후년 영장이 나오면 곧바로 입대해야 할 수도 있지만, 복귀할 경우 도중에 입대하지 않고 수련을 이어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입영 특례를 보장한다기보다는 이번에 복귀한 전공의의 경우 최대한 입영 연기가 가능하게끔 병무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추가 모집 합격자는 6월 1일 자로 수련을 개시하며 이들의 수련 연도는 올해 6월 1일부터 다음 해 5월 31일까지다.

 전공의들은 수련 공백 기간이 3개월이 넘으면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기 때문에 고연차 전공의는 내년 전문의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선 늦어도 5월 내엔 복귀해야 한다.

 정부는 이번 추가모집에 응사할 경우 6월 1일 자로 수련을 개시해도 정상 수련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레지던트 고연차(과목에 따라 3년 차 또는 4년 차)는 이번 추가 모집에서 복귀하면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에도 응시할 수 있다.

 이번 추가 모집은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국립대학병원협회, 대한사립대학병원협회 등 6개 단체가 사직 전공의의 수련 복귀를 위한 추가모집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의료계가 사직한 전공의의 복귀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상당수가 복귀 의사를 표명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다만 수련병원협의회 조사에서 사직 전공의 상당수가 '제대 후 복귀 보장, 5월 복귀 시 3개월(3∼5월) 수련 인정, 필수의료 패키지 재논의' 등이 조건으로 충족될 경우 돌아가겠다고 밝혔고, 투표 방해를 위한 의도적인 중복 참여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해당 조사에서 언급된 조건과 관련해 이미 수용했거나 이번 추가 모집 절차에서 대부분 반영된 내용이라고 전했다.

 의료개혁 과제 중 구체화가 필요한 과제에 대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보완할 계획이고, 사직 전공의가 원래 소속됐던 수련병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예컨대 사직 전공의가 원래 소속됐던 병원의 과목, 연차를 다른 전공의가 채웠더라도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경우 해당 수련병원의 정원을 추가로 인정하는 식이다.

 이처럼 정부가 사직 전공의들을 위한 추가모집을 열어줬지만, 실제 얼마나 복귀를 택할지는 미지수다.

 전공의들은 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한 후 수련특례와 입영특례가 적용된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모집에서 대다수가 복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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