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인구정책 공백…"단기 출산율 제고 중심 벗어나야"

보사연 "기본계획, 적정인구 규모 아닌 국민 삶 향상 목표로 해야"

 전세계에서 가장 낮았던 한국의 출산율이 최근 반등하는 중요 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정부의 중장기 인구 기본정책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올해부터 5년 단위로 수립하는 제5차(2026∼2030)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시행돼야 하는데 해를 바뀐 현재까지도 나오지 않으면서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를 확대 개편해 인구 정책 전반에 대한 대응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소영 선임연구위원과 박종서 연구위원은 1일 인구정책 전망·과제 보고서에서 올해 나올 새 인구 기본계획은 기존의 '출산율 제고 목표' 중심을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총 4차에 걸쳐 수립·시행됐다.

 보고서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저출산 대응을 국가 의제로 설정해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과거 가족에 전가되던 출산·양육 책임을 국가와 사회가 부담하도록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도 "구체 제도 설계가 미흡해 사각지대가 형성되며 정책의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급격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를 기본계획이 따라가지 못하거나, 매 회차마다 방향성이 크게 변화하며 일관적인 의제를 설정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정책 효과가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인구위기 대응 강화를 국정과제로 삼고 기존 저고위를 개편해 인구 정책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저고위를 '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 변경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올해는 현 정부 인구정책의 새로운 장을 여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인구 문제의 근본적·구조적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인구 정책은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구조적 체질 개선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비전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과학적 근거와 정확한 전망에 기초한 합리적·효율적인 인구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특히 "인구정책이 혼인율이나 출산율 제고를 위해 특정 행동을 유도하거나 강요하는 방식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며 "인구 정책은 적정 인구 규모보다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인 출산율 제고 정책을 넘어 인구 문제의 근본적 원인 해소를 지향해야 한다"며 "출산·양육 부담을 증가시키는 근본적 원인인 고용, 주거, 교육 문제를 체계적으로 풀어 나가고, 지역 인구 불균형을 완화해 장기적인 균형 성장의 기초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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