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진이 사법적 부담으로 현장을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입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환자 단체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하지만 20년 넘게 의료사고 현장을 지켜온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 법안이 담고 있는 '형사처벌 특례'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그간 환자 편에서 활동해왔던 것으로 평가받는)김윤 의원까지 이런 법안을 발의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형사처벌 특례 규정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단체는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겪는 진정한 고통은 단순히 경제적 배상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 경위에 대한 정직한 설명 부재와 진정성 있는 사과의 결핍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피해자가 "합병증일 뿐이다", "불가항력이다", "법대로 하라"는 의료진의 방어적이고 고압적인 태도에 더 깊은 울분을 느낀다는 것이다.
김 의원의 발의안은 사고 발생을 안 때로부터 7일 이내에 사고 경위와 사후 조치를 설명하도록 의무화하고, 환자 대변인(옴부즈맨) 제도와 '의료사고 트라우마 센터' 설치를 통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심리적 회복을 지원하는 전향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환자 단체는 이런 보호 장치에도 불구하고 '공소 제한'이라는 알맹이가 형사 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특혜라고 지적한다.
특히 정부와 여당이 과도하게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환자 단체는 사망 의료사고에 대한 특례를 사회적 마지노선으로 보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처벌 면제보다는 환자와 국민을 설득하며 사회적 숙제를 단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확신 때문이다.
결국 필수의료 강화라는 명분과 환자의 재판 절차 진술권 보호라는 가치가 어떻게 조율될지가 이번 법안 성패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환자 단체는 입증 책임이 여전히 환자에게 있는 상황에서 처벌 면제만 논의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됐다고 비판한다.
의료 현장의 사법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노력이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의사 특권법'으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다 세밀한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