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가 비를 만든다?…물 얼리는 곰팡이 단백질 규명

국제 연구팀 "인공강우 구름 씨뿌리기·냉동식품·세포보존 등 활용 기대"

  0℃에 가까운 영하 온도에서 얼음 형성을 촉진할 수 있는 곰팡이 단백질이 규명됐다.

 이 곰팡이 단백질은 인공강우에서 구름 씨앗으로 사용되는 독성이 강한 요오드화은(silver iodide)을 대체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버지니아공대(Virginia Tech) 왕샤오펑·보리스 A. 비나처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22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곰팡이의 DNA 분석, 비교적 높은 영하 온도에서 얼음 형성을 촉진하는 단백질과 그 유전자를 구체적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물은 순수한 상태에서는 -38℃ 이하에서 자연적으로 얼기 시작하지만, 빙핵(ice nucleator)이 있으면 -2~-10℃의 비교적 높은 영하에서도 얼음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모르티에렐라과'(Mortierellaceae family) 곰팡이에서 빙핵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찾아냈으며, 유전체를 해독하고 DNA를 분석해 얼음 핵 형성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도 밝혀냈다.

 분석 결과 이 곰팡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는 원래 박테리아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만~수백만 년 전 수평적 유전자 전달 과정을 통해 박테리아에서 곰팡이 조상으로 전달됐다는 것이다.

 이 단백질은 박테리아 단백질과 비슷하게 작동해 효율적으로 얼음을 만들고, 구조적으로 길게 말린 형태를 이루며 여러 개가 뭉쳐 얼음이 달라붙기 쉬운 표면을 만드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을 인공강우 때 구름에서 비를 유도하는 구름 씨뿌리기(cloud seeding) 기술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름 씨뿌리기는 구름에 빙핵 물질을 뿌려 물방울이 얼음 결정으로 변하게 유도하고, 이 결정이 커지면서 비로 떨어지게 만드는 방식이다.

 비나처 교수는 현재 구름 씨뿌리기에서 빙핵 물질로는 요오드화은이 주로 사용되는데 독성이 강한 문제가 있다며 "이 곰팡이 단백질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다면 구름 씨뿌리기를 훨씬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곰팡이 단백질은 세포에 결합해 있지 않고 물에 잘 녹는 특성이 있어 기존 박테리아 기반 물질보다 다루기 쉽고 안전하다며 단순히 기상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냉동식품 제조에서는 필요한 단백질만 사용할 수 있어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할 수 있고, 보다 안전한 식품 첨가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으며, 인체 조직·정자·난자·배아 등을 보존하는 동결보존 기술에서도 활용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비나처 교수는 얼음 핵 형성은 기후모델에서도 중요한 요소라며 "이제 이 곰팡이 분자를 알게 됐기 때문에 구름 속에 이런 종류의 분자가 얼마나 존재하는지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이 연구는 더 정교한 기후 모델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Science Advances, Konrad Meister et al., 'A previously unrecognized class of fungal ice-nucleating proteins with bacterial ancestry', http://dx.doi.org/10.1126/sciadv.aed9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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