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좌석 왜 없나 했더니…외국인 관광객 폭증 탓?

1분기 이용률 46%↑…좌석 놓고 내국인과 '경쟁' 구도

 요즘 기차여행을 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KTX 표를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주말은 물론 금요일 오후부터는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지 오래다. 

 서울과 부산, 강릉, 전주, 경주처럼 수요가 몰리는 구간은 며칠 전부터 표를 구경할 수조차 없다.    갑작스러운 일로 지방에 내려가야 할 일이 생겨도 표 구하기부터 막힌다.

 단순히 내국인 여행 수요만 늘어서 생긴 일은 아니다. 수치를 들여다보고 나서야 다른 이유가 있음을 눈치채게 된다.

 18일 코레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국인 철도 이용객은 169만3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5만6천명보다 46.5% 늘었다.

 작년 한 해 외국인 철도 이용객은 606만명에 달했다.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뛴 셈이다.

 서울역에 가보면 이런 변화는 바로 체감할 수 있다.

 대합실과 승강장 곳곳에서 큰 캐리어를 끌고 이동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다.

 외국인 철도 수요 증가는 분명 반가운 신호다. 한국 관광의 청신호가 켜졌다고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전국 148개 역에는 해외 카드 결제가 가능한 신형 자동발매기 310대가 설치됐고, 코레일톡도 7개 언어를 지원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서비스가 크게 강화됐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KTX를 타고 지방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여건이 그만큼 좋아진 셈이다.

문제는 수요를 받쳐줄 공급이다.

 외국인 이용객은 크게 늘었지만 좌석 공급이 그만큼 따라가지 못하면 불편은 전체 승객에게 돌아간다. 결국 한정된 좌석을 두고 내국인과 외국인이 서로 경쟁하는 구조가 됐다.

 수요는 급증하지만 코레일은 15년째 운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코레일이 외국인 수요 증가를 마냥 반기기 어려운 이유다.

 여기에 큰 캐리어를 들고 이동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 구형 KTX-1에서는 수하물 공간이 부족해지는 문제도 생긴다.

 짐칸이 모자라면 캐리어가 복도와 출입문 주변까지 몰려 통행과 승하차가 불편해진다.

 코레일 내부에서는 운임 조정 문제를 더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외국인에게만 더 비싼 요금을 적용하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자칫 차별 논란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KTX의 외국인 관광객들 [사진/성연재 기자]

 유럽에서는 항공 운임처럼 시간대에 따라 철도 운임이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한국은 공공요금 성격이 강해 시간대별 가격 차를 두는 방식을 도입하기 어렵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일부 국가에서 외국인 관광객 차등 요금제 도입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차별 문제 등으로 외국인 요금 인상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관광 수요가 집중되는 분야에서 내·외국인 요금을 달리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교통 요금은 아니지만, 관광지 입장료를 차별적으로 부과하는 나라들은 많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밀퍼드 사운드 등 일부 자연 명소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최대 40 뉴질랜드달러의 입장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내·외국인 차등제를 적용해 온 인도는 2016년부터 외국인의 유적지 입장료를 두 배로 올렸다.

 태국은 외국인 이중가격 체계가 이미 보편화한 나라다.

 태국 최초의 국립공원인 카오야이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입장료가 내국인의 10배 수준이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철도 요금은 무려 15년 동안 올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공공성만 앞세워 요금을 계속 묶어 두면 결국 대가는 좌석 부족과 서비스 품질 저하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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