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주말에 몰아서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직장에서 한 소리 들으면 해로운 걸 알면서도 달고 짠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이유 없이 뱃살이 늘어가면 그저 '나잇살'이려니 세월을 탓한다. 무언가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큰 건 아니다. A씨는 그저 감기에 자주 걸리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증에 빠져 지내는 경우가 많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은 호르몬, 장, 면역계가 잘 작동하지 않는다는 적신호일 수 있다고 미국의 면역학 전문의 에이미 샤는 말한다. 그는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등에서 공부한 면역학·영양학 전문가다. 샤가 쓴 신간 '나는 도대체 왜 피곤할까'(I'm so effing tired)에 따르면 호르몬, 장, 면역계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피곤함, 만성 염증, 잦은 감기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들 기관이 잘 작동하기 위해선 일단 잘 자고 잘 먹고 잘 움직여야 한다. 특히 수면이 중요하다.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양의 잠을 자야 호르몬이 활성화되고 면역 기능이 올라간다는 점에서다. 국제학술지 '수면'(Sleep)에 실린 연구 논문에 따르면 2주 동안 매일 6시간만 잔 사람들은 이틀 동안 전혀 자지 않고 밤을 새운 사람 못지않
국내 아동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자존감 부족 등 '인지 정서' 관련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구호 개발기구 월드비전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심리정서 지원사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월드비전이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11개 지역사업본부와 6개 복지관에서 진행한 등록 아동 및 보호자 상담·치료 214건을 기반으로 염태산 강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주관했다. 이 중 175건(81.7%)은 아동을 주된 내담자였으며, 전체 내담 아동의 33%는 초등학생, 67%는 중학생 이상 청소년이었다. 평균 연령은 13.0세였다. 분석 결과 인지 정서상 애로와 관련된 사례가 70.9%로 가장 많았다. 자아개념(자존감·자신감·자기효능감·자기 이해 부족), 정서상 어려움(불안·우울·무기력·자살사고·스트레스), 낮은 에너지(자기표현 부족) 등과 관련한 문제들이 이에 해당된다. 이어 가족관계(31.4%), 대인관계(29.1%), 행동문제(25.1%), 학습·학교적응문제(20.0%), 진로문제(10.3%) 순이었다. 심리정서 지원사업을 통해 개선된 애로 사항도 인지 정서 관련 사안이 66.9%로 가장 많았다. 보호자 상담의 경우 불안, 우울, 무기력, 스트
0∼6세 영유아에서 수족구병이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발생하는 등 대유행이 벌어져 보건당국이 예방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수족구병은 예방 백신이 없으므로 올바른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감염 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29일 질병관리청의 수족구병 표본 감시 결과, 이달 셋째 주(14∼20일) 기준 영유아에서 외래환자 1천명당 수족구병 환자 분율은 78.5명에 달해 과거 최고 수준이었던 2019년 77.6명을 웃돌았다. 국내 영유아 수족구병 환자는 지난달 넷째 주 58.1명에서 이달 첫째 주 61.5명, 둘째 주 66.2명, 셋째 주 78.5명으로 4주간 35%가량 급증하고 있다. 수족구병 환자 대부분은 영유아 등 18세 이하다. 코로나19 유행이 벌어졌던 최근 3∼4년 동안 수족구병의 유행이 크지 않아 지역사회 내 집단면역력이 낮아지면서, 면역력이 약하고 개인위생이 취약한 영유아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족구병의 주요 원인은 엔테로바이러스의 일종인 콕사키바이러스로 알려졌으나, 세부 종류가 다양해 에코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71형(EV-A71) 등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가 원인이 될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주요 백신 예방 접종률이 해외 주요국 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세의 경우 예방 접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질병관리청은 29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3년 전국 어린이 예방 접종률 현황을 발표했다. 지난해 표준 예방접종 일정에 따라 백신별 권장 접종을 모두 마친 완전 접종률은 1세가 96.4%, 2세가 92.9%, 3세가 89.2%, 6세가 89.8%였다. 한 해 전과 비교하면 1∼3세는 비슷했고, 6세는 1.2%포인트 올랐다. 6세의 경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접종률이 상승해 해당 연령의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백일해·파상풍·디프테리아(DTaP),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폐렴구균(PCV) 등 국내 주요 백신 6종 예방 접종률은 미국, 영국, 호주 등 해외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모두 높았다. 2세를 기준으로 했을 때 DTaP의 접종률은 우리나라가 94.8%인 반면 미국은 81.0%에 그쳤고, MMR의 경우 우리나라는 97.1%에 달했지만, 영국은 89.8%에 머물렀다. PCV 접종률도 국내는 96.1%로, 미국(86.4%) 등 다른 나라보다 높았다. 지영미 질병청장
요즘 '제로'라고 표기된 음료나 아이스크림 많이 보셨을 겁니다. 설탕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게 알려지면서 '제로 슈거'(무설탕)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런 음식을 먹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제로 슈거 식품, 어떻게 먹어야 안전할까요? '제로 슈거'는 말 그대로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설탕 대신 스테비아, 아스파탐 등의 대체 당류가 사용되는데요. 이런 대체당은 설탕보다 단맛은 훨씬 강하지만 열량이 낮고, 혈당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찾는 사람이 많죠. 하지만 대체당을 과하게 섭취할 경우 몇 가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요. 제로 슈거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난 뒤 겪을 수 있는 복통과 설사가 대표적입니다. 제로 슈거 음료에는 '에리스리톨'이란 대체당이 많이 사용되는데요. 체내에서 잘 소화되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에리스리톨은 대장에서 발효되면서 메탄이나 탄산 가스를 만들어 복통을 유발할 수 있죠. 제로 슈거 아이스크림에는 주로 '알룰로스'라는 대체당이 들어가는데요. 알룰로스는 과도한 장운동을 유발해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유정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에리스리톨과 알룰로스 같은 대
고혈압은 말 그대로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를 말한다.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내보낼 때 동맥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이런 고혈압 환자는 국내에서만 1천200만명을 넘어서면서 '국민 만성질환'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아는 고혈압과 달리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고혈압이 있다. 바로 '폐동맥고혈압'이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의 압력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일반적인 고혈압이 전신 혈관에 작용한다면, 폐동맥고혈압은 심장과 폐 사이의 동맥에서만 압력이 높아지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폐동맥이 좁아지는 이유로는 혈관의 수축, 혈전(피 찌꺼기), 두꺼워진 혈관벽 등이 꼽히지만, 그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러다가 폐동맥이 막히면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좁아진 혈관을 통해 혈액을 뿜어내야 하는 심장에 큰 부담이 되고, 이에 따라 심장의 기능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때의 주요 증상은 호흡곤란, 전신무력증, 심부전 등이다. 대한폐고혈압학회에 따르면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 수는 약 6천명 정도로 추산된다.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약 72%에 달하며, 평균 생존 기간은 13.
스마트폰 중독이 부모에게서 자녀로 전이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부모가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으면 자녀도 스마트폰 사용이 지나쳐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거나, 없으면 불안해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가 80% 가까이 됐다. 2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사회연구' 최근호에 실린 '부모의 스마트폰 의존도와 자녀의 스마트폰 의존도의 전이관계'(김소연 외) 논문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와 부모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갖는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이렇게 분석됐다. 연구팀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아동 청소년 패널 조사의 3차년도 데이터 중 스마트폰 관련 문항에 응답한 초등학교 6학년생 2천229명과 이들의 부모(어머니 2천51명, 아버지 178명)를 스마트폰 저의존형, 평균형, 고의존형으로 분류했다. 스마트폰 의존 정도는 ▲ 스마트폰의 지나친 사용으로 업무능률(학교성적)이 떨어진다 ▲ 스마트폰을 사용하느라 일(공부)에 집중이 안된 적이 있다 ▲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면 온 세상을 잃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스마트폰이 없으면 안절부절못하고 초조해진다 ▲ 스마트폰 사용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습관화됐다 등 15개 질문에 대한 4점 척도(전혀 그렇지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한창수 교수·전은석 박사 연구팀이 사람의 달팽이관을 모사해 주파수 검출까지 가능한 인공 음향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달팽이관은 귀의 가장 안쪽에 위치해 소리의 진동(주파수)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나선형으로 감긴 달팽이관을 펼치면 내부 관을 따라 아주 얇은 세포 경계막인 기저막이 있는데, 폭이 넓고 얇은 기저부에서 시작해 꼭대기로 갈수록 폭이 좁고 두꺼워지는 기저막의 형상 덕분에 우리는 주파수 대역별로 나눠 다양한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 이런 생체 기능을 모방해 음향 센서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음향 센서는 주파수 대역이 좁고 대역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리를 검출·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생체 기저막의 3차원 구조 특징을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달팽이관의 기저막 형상을 정밀하게 모사하는 데 성공했다. 생체 기저막처럼 방향에 따라 폭이 변하도록 인공 기저막 구조를 설계하고, 나선형 구조를 적용해 면적 대비 길이를 최대한 길게 만듦으로써 주파수 대역을 크게 확장했다. 기저막과 청각신경을 모방해 24개의 압전 센서(압력을 전기로 변환하는 센서) 모듈
울산대학교는 원발성 암 치료를 통해 전이와 재발까지 차단할 수 있는 암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울산대에 따르면 의과대학 이창환·진준오 교수와 박사과정 김소정 씨 연구팀은 광열 치료에 사용되는 금 나노막대에 면역 활성 능력을 갖춘 인지질을 코팅해 '알파-갈락토실세라마이드(α-GC) 함유 금 나노막대'를 제조했다. 연구팀은 원발암(암이 처음 발생한 기관의 암)의 광열 치료로 발생한 암 항원과 이때 방출된 α-GC로 특이적 면역 활성을 유도했다. 이를 통해 암 전이와 재발을 완벽하게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체내 면역 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는 면역 활성제와 광열 치료용 금 막대를 동시에 포함하는 광열 면역 치료제를 개발한 것"이라며 "원발암의 완전 완화와 함께 폐 전이암을 완벽하게 차단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약물 전달 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컨트롤드 릴리스'(Journal of Controlled Release)에 지난 16일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사업을 통해 이뤄졌다.
아이들이 산만하고, 충동적이며, 과도하게 흥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어릴 때부터 즐겨 마신 달달한 음료가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ADHD는 아동기에 주로 나타나는 장애입니다. 6개월 이상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다하게 활동하며, 충동적인 성향을 보일 경우 ADHD로 진단하게 되죠. ADHD는 성장기 발달을 방해해 학습은 물론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주의가 필요합니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이나 산모의 흡연·음주·독소 노출 등 환경적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어릴 때 가당(加糖) 음료를 많이 섭취하면 ADHD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가당 음료는 단맛을 내는 설탕 등의 당분이 첨가된 음료를 말하는데요. 일반적으로 탄산음료, 과일 맛 음료, 스포츠음료 등이 해당합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생후 24개월 이전에 하루 200mL 이상 가당 음료를 마셔온 아이들은 200mL 미만을 섭취한 아이들보다 ADHD 발생 위험도가 17% 높았죠. 연
국내 연구진이 동물실험을 통해 미세플라스틱이 귀에도 영향을 줘 청력과 균형감각을 떨어뜨리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방사선 의학연구소 김진수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서울대 의대 이비인후과학 교실 박민현 교수, 중앙대 융합공학부 최종훈 교수 등과 공동으로 미세플라스틱이 내이(內耳)를 손상해 청력 손실과 균형감각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이 귀에 주는 영향을 밝히기 위해 일회용품 등에 쓰이는 폴리에틸렌을 실험 쥐에 4개월간 매일 10㎍(마이크로그램)을 먹이고 내이의 청력과 균형감각을 살폈다. 내이 지방을 제거해 투명하게 만드는 기법으로 내이를 구성하는 달팽이관과 전정기관에 폴리에틸렌이 0.144㎍ 축적된 것을 확인했다. 청력 측정시험에서는 정상 쥐는 31.7㏈(데시벨),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는 54㏈에 반응해 청력 기능이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정상 쥐는 작은 소리가 안 들리는 정도지만,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는 보통 소리가 안 들리는 50% 청력손실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 쥐를 트레드밀에 태워 운동부하 검사를 진행한 결과 정상 쥐는 평균 515.7초간 안정적으로 달렸지만, 폴리에틸렌을 먹은 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입원 환자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백일해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도 함께 유행 중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6월 4주 63명이었던 것이 7월 1주 91명, 7월 2주 145명, 7월 3주 225명으로 증가했다. 3주새 3.6배나 늘었다. 주간 입원 환자 수는 지난 1~2월 700~800명대까지 올라간 뒤로는 감소해 5월 이후 한동안 낮은 수준이었다. 방역당국은 작년 8월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낮추면서 전수감시를 중단하고, 220개 병원급 의료기관의 표본감시를 통해 양성자 발생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올해 표본감시기관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1만1천69명으로, 64.9%는 65세 이상 노인이었고, 50~64세가 18.5%, 19~49세가 10.2%였다. 최근의 국내 유행 증가세는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오미크론 KP.3 변이가 이끌고 있다. 그간 유행하던 JN.1 변이의 7월 3주 검출률은 19.5%로 6월 대비 39.8% 줄었는데, KP.3 변이의 검출률은 39.8%로 6월보다 27.78% 늘었다. KP.3 변이
질병관리청은 25일자로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고 26일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일본뇌염 매개 모기 감시체계 운영 결과, 이달 24일 경남과 전남에서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전체 모기의 63.2%, 58.4%로 각각 확인돼 경보 발령 요건을 충족했다.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 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암갈색의 소형 모기로,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하고 우리나라 전역에서 발생한다. 제3급 법정감염병인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주로 발열,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을 겪지만, 드물게 뇌염으로 이어질 경우 고열, 발작, 목 경직, 착란, 경련, 마비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이 가운데 20∼30%는 사망할 수 있다. 특히 뇌염으로 진행될 경우 증상이 회복돼도 환자의 30∼50%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을 수도 있다. 국내에서 일본뇌염 환자는 매년 20명가량 발생한다. 대부분 8∼9월에 첫 환자가 신고되고, 11월까지 환자가 나오기도 한다. 2019∼2023년 일본뇌염으로 신고된 환자는 총 91명으로,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의 87.9%(80명)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 서울, 강원 순으로 환자가
신체 부위 중 복부나 팔에 지방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13~18%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근력이 높은 사람은 위험이 오히려 2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쓰촨대 쑹환 교수팀은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등록자 41만2천여 명의 체성분 패턴과 신경 퇴행성 질환 위험 간 관계를 평균 9년간 추적,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쑹 교수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은 세계적으로 6천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치고 인구 고령화에 따라 그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예방 도구 개발을 위해 발병 위험 요소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영국 바이오의학 데이터베이스인 영국바이오뱅크(UK Biobank) 등록자 41만2천691명(평균 연령 56세)을 대상으로 허리·엉덩이 둘레, 악력, 골밀도, 체지방, 제지방(체중에서 지방을 뺀 값) 등과 신경 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 간 관계를 평균 9.1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연구 기간에 8천224건의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자 10명 중 4명이 자살·자해 충동을 경험하는 등 학폭 피해자의 고통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학교폭력 예방 전문기관 푸른나무재단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체 학생의 3.5%가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가 4.9%로 가장 높았고 중등 1.7%, 고등 1.2%였다. 피해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으로 인한 고통 정도를 질문한 결과 64.1%가 "고통스러웠다"고 응답해 2017년 같은 문항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학폭 피해로 인한 자살·자해 충동 경험률은 2021년 26.8%, 2022년 38.8%, 2023년 39.9%로 꾸준히 증가했다. 피해 학생의 과반수(52.2%)는 "학교폭력 피해가 잘 해결되지 않았다"고 응답해 그 비율이 전년(34.5%)의 1.5배 수준으로 늘었다. 재단의 학폭 상담 전화 중 법률상담 요청 비율은 10년 전의 2.9배인 11.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해 쌍방 신고를 중심으로 법적 분쟁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할 때 가해자도 불이익을 당하지 않겠다며 '
비가 오고 난 뒤 높아진 습도에 폭염까지 겹치면 같은 기온이라도 체감온도를 높여 온열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탓에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9∼2023년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8천677명으로 이 중 81명이 숨졌다. 온열질환자는 2020년(1천78명)부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2023년 온열질환자 수는 2천818명으로, 2022년(1천564명)의 1.8배였다. 사망자도 2022년(9명)보다 3.6배 증가한 32명이었다. 2023년 온열질환자 누적 현황을 일자별로 분석해보면 장마가 종료된 7월 26일 이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7월 16일 492명이었던 온열질환자 수는 장마가 종료된 7월 26일 804명, 약 2주 뒤인 8월 9일에는 2천122명으로 급증했다. 올해도 장마가 그치고 난 뒤 찾아올 폭염에 대비가 필요한 이유다. 올해는 초여름부터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5월 20일∼7월 16일 발생한 온열질환자가 580명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492명보다 88명이 많다. 작년 온열질환자 발생 장소를 보면 실외 작업장이 913명(32%)으로 가장 많았다. 논·밭 395명(14%), 길가 286명(10%)
늦게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이 새벽에 일어나는 '아침형'보다 인지능력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박지은 박사 연구팀이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과 공동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해 아침형·저녁형과 인지기능 간 관련성을 분석,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영국 성인 2만6천800명을 대상으로 활동 시간 유형(chronotype) 별 인지능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오전 8시 30분∼11시 30분에 일어나는 저녁형 인간이 오전 4시∼6시 30분에 일어나는 아침형보다 인지 능력 평가에서 7∼14% 우수한 점수를 보였다. 다만 이는 기상 시간대만을 고려한 결과로, 양 집단의 전체 수면 시간이 동일하지는 않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아침형·저녁형 유형별로 기억력 감소 정도가 전체 수면 시간에 따라 달라짐을 확인했다. 기억력 감소 위험을 낮추는 적정 수면 시간은 아침형의 경우 5∼6시간, 저녁형은 7∼8시간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면 시간이 적을 경우에는 아침형이 효율이 더 높음을 의미한다. 박지은 박사는 "지금까지의 수면 연구는 주로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개인 크로노타입이 수면
한국인의 영양제(식이보충제) 사랑은 대단하다. 질병관리청이 시행하는 국민건강영양조사(2020년)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인 44.9%가 식사 외에 건강기능식품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의 영양제를 먹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양제는 몸에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거나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복용하는 제품을 통칭한다. 복용 제품은 종합비타민무기질(22.3%), 프로바이오틱스(14.5%), 오메가3지방산(12.2%), 비타민C(9.0%), 칼슘(5.7%), 비타민A·루테인(4.8%), 홍삼(4.5%) 등으로 다양했다. 영양제 복용률은 2018년 32.1%, 2019년 41.5%, 2020년 44.9%로 꾸준한 증가 추세다. 연령별로는 1∼2세(56.1%)의 영양제 복용률이 가장 높았고 50∼64세(51.0%), 3∼5세(48.3%), 65세 이상(46.5%), 30∼49세(44.7%) 순이었다.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영양제를 먹는 셈이다. 하지만, 영양제 복용이 실제로 기대만큼의 건강증진 효과를 내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마다 엇갈리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영양제 섭취가 장기적으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볼 수 있는 전향적 연구보다는 연구 참가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세포소기관 '골지체'의 이온 채널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를 골지체의 기능 이상으로 나타나는 인지 장애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으로 제시했다. 골지체는 단백질을 가공해 세포 밖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이온 채널을 통해 내부를 약산성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이온 채널은 이온이 드나드는 통로 역할을 하는 막 단백질로, 자극에 따라 여닫으며 이온 농도를 조절한다. 이온 채널에 문제가 생기면 골지체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알츠하이머병 등 인지 기능 장애에서 종종 골지체 기능 이상이 발견되지만 어떤 이온 채널에 의한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은 뇌 별세포(뇌 속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에 높게 발현하는 것으로 알려진 'TMEM87A'라는 막 단백질이 골지체의 산도를 조절하는 이온 채널임을 확인했다. 이어 바이오분자 및 세포 구조 연구단 김호민 CI 연구팀과 함께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을 이용, 초고해상도로 TMEM87A의 3차원 분자 구조를 밝혀냈다. 또 전기생리학 실험과 분자동역학 분석을 통해 이 단백질이 전압 변화에
국내 연구진이 혈액 내 암 돌연변이 유전자를 초고민감도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 재료연)은 바이오·헬스재료연구본부 이민영·박성규 박사 연구팀이 광신호 증폭용 바이오센서 나노소재를 기반으로 한 혈액 내 암 돌연변이 유전자 검출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기존 유전자 분석 기술은 정상 유전자 대비 돌연변이 유전자를 검출하는 분석 민감도가 낮아 초기 암 환자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어려웠다. 또 분석에 고비용, 장시간이 소요돼 빠른 치료전략을 수립하기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표적 유전자 부위 내 다양한 암 돌연변이를 0.000000001%의 초고민감도로 1시간 이내 분석할 수 있는 저비용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이같은 초고민감도는 보고된 기술 중 최고 수준인 0.0001%보다도 10만배 향상된 것이다. 연구팀은 형광 신호를 크게 향상시키는 나노소재 기술과 정상 유전자의 형광 신호를 억제하고 암 돌연변이 유전자의 형광 신호만 증폭시키는 프라이머/프로브 설계를 결합했다. 연구팀은 3차원의 고밀도 금나노구조체가 형성된 플라즈모닉(금속 나노 구조 내에서 발생하는 집단 전자 진동 현상을 활용해 빛을 제
치매 환자가 살던 동네에서 전문 의사에게 꾸준히 맞춤형 관리를 받도록 하는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이 23일 시작됐다. 보건복지부는 이날부터 2년간 치매 진단을 받은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22개 시·군·구의 143개 의료기관에서 치매관리주치의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치매관리주치의는 의원급 또는 치매안심센터와 협약한 병원급 의료기관 등에 소속된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거나 복지부 주관 치매전문 교육을 이수한 의사다. 이번 1차 연도 시범사업에는 의사 182명이 참여한다. 치매 환자들은 거주지 가까운 곳에서 이들에게 치매뿐 아니라 전반적인 건강 문제까지 꾸준히 체계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다. 서비스 이용자는 '치매전문관리'와 '통합관리' 중 하나를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치매전문관리' 서비스에는 환자별 맞춤형 종합관리 외에도 환자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면 교육(연 8회), 약 복용 현황과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비대면 환자 관리(연 12회) 등이 포함된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는 방문진료를 받을 수도 있다. 치매관리서비스 도중 다른 의료복지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주치의를 통해 치매안심센터나 장기요양보험 등을 안내받을 수 있다. '통
국내 연구진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 원인으로 알려진 과도한 기억을 막는 단백질을 찾아냈다. 단백질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PTSD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생명과학과 허원도 교수 연구팀이 'PLCβ1'(인산지질 가수분해효소 C 베타1)이 뇌의 기억 형성과 소멸 조절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인간의 뇌는 매일 다양한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기억을 만들고 지운다. 뇌 해마에서 양성적 신호와 음성적 신호가 균형을 맞춤으로써 최적의 기억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양성 조절 인자가 부족하면 기억을 형성하는데 문제가 생기고, 음성 조절 인자가 손상되면 기억이 과도하게 생성되면서 PTSD와 같은 정신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극심한 공포와 관련된 기억이 제대로 소멸하지 않는 것이다. 연구팀은 PLCβ1이 해마에서 기억 억제 인자로 작용, 과도한 기억 형성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PLCβ1을 결핍시킨 실험 쥐는 공포 반응이 증가했으나, 이 단백질을 광유전학으로 활성화하자 공포 반응이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빛에 기반한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PLCβ1 단백질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PTSD와 같
13세 영국 뇌전증 환자의 뇌에 세계 최초로 신경자극장치가 설치돼 발작 감소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런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에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신경자극장치를 뇌전증 환자의 뇌에 심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수술받은 환자는 당시 12살이던 오란 놀슨으로 그는 약물로 조절하기 매우 힘든 유형의 뇌전증인 레녹스-가스토 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수술팀은 무려 8시간에 걸친 수술에서 오란의 뇌에 두 개의 전극을 신경 정보의 핵심 중계소인 시상에 도달할 때까지 삽입한 뒤 가로세로 3.5㎝에 두께 0.6㎝ 크기의 신경자극장치와 연결했다. 이 신경자극장치는 뼈가 제거된 오란의 두개골 틈새에 고정됐다. 뇌심부 자극술은 이전에도 소아 뇌전증을 대상으로 시도된 적이 있지만, 가슴이 아닌 뇌에 신경자극장치를 설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수술은 심각한 뇌전증에 대한 뇌심부 자극의 안전성과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실험인 CADE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이 프로젝트에는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과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킹스 칼리지 병원, 옥스퍼드 대학교 등이 참여하고 있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주의력 조절의 어려움이나 충동성 과잉행동을 특징으로 하는 주요 신경 발달장애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소아청소년 유병률은 7.2%로 보고돼 있다. 국내에서는 특히 최근 10년 동안 소아청소년과 성인에서 ADHD 유병률이 각각 1.5배, 10배가량 증가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이 질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ADHD는 정서, 인지, 사회성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사회적 기능 및 삶의 질을 저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ADHD는 단독으로 진단되기보다는 다른 정신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통계적으로는 소아·청소년 ADHD 환자의 3분의 2 이상에서 한 개 이상의 다른 신경정신과적 질환을 함께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ADHD가 소아·청소년기에 주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우울장애나 양극성장애, 조현병 등의 정신과 질환들은 대체로 성인기로 접어들면서 발병하기 때문에 시기가 10년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러면 진단과 치료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고, 예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 연구팀(김수진, 김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