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에 든 지방 성분은 우리 몸이 에너지를 만드는 데 쓰인다. 하지만 에너지 생성에 필요한 것보다 많은 지방이 들어오면 인체는 나중에 쓰기 위해 그 여분을 저장한다. 여분의 지방산을 여러 조직으로 옮기는 건 혈액이나, 어느 정도 저장할지를 결정하는 덴 복잡한 메커니즘이 관여한다. 독일의 '막스 델브뤼크 분자 의학 연구소(MDC)' 과학자들이 지방의 체내 저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발견했다. 지방 세포의 지방산 흡입을 조절하는 분자 경로를 이 단백질이 제어하는데, 비만한 사람은 이 경로가 바뀐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체중이 붇는 체질이 따로 있다는 걸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이 결과는 주목된다. 연구를 수행한 MDC 과학자들은 관련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17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췌장의 베타세포 지방 대사에 관여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 노란색과 녹색은 제 기능을 못하는 세포다.[미 코넬대 제공] 연구팀은 생쥐의 갈색지방조직에서 EHD2라는 단백질의 이런 작용을 처음 관찰했다. 일종의 막 단백질(membrane protein)인 EHD2는 근육이나 지방세포에
비타민D가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노인의 보행 능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럿거스(Rutgers) 대학 환경생물과학대학의 수 세입시스 영양학 교수 연구팀은 고관절 골절 수술 노인이 비타민D가 부족하지 않으면 수술 후 보행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7일 보도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여러 의료기관에서 고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환자들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이들이 수술 후 남의 도움 없이 방을 가로지르는 거리에 해당하는 3m를 걸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분석 결과, 혈중 비타민D 수치가 12ng/mL(밀리리터 당 나노그램)를 넘으면 수술 30일과 60일 후 이 정도의 보행이 가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영양 부족이 수술 30일 후 운동(mobility) 기능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지만 영양 부족이 미치는 영향은 통계학적으로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노인은 비타민D를 하루 800IU(국제단위: international unit) 정도 섭취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지만 증상이 경미하거나 아예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이 코로나19 확산의 주된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미확인 코로나19 환자들이 다른 곳에 질병을 퍼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여행 제한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중국, 영국, 홍콩 연구진은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실은 논문에서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등의 이유로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지난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큰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우한(武漢)이 봉쇄된 지난 1월 23일로부터 앞선 2주간 전체 코로나19 감염자의 86%가 확인되지 못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면서 이들 미확인 감염자가 전체 확진 환자의 79%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런 미확인 감염은 종종 증상이 가볍고 제한적이거나 아예 증상을 나타내지 않아 발견되지 않는다"며 "이들은 감염 증상이 나타난 이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그러면서 높은 미확인 환자 비율
남성 호르몬을 감소시키는 안드로겐 차단요법(ADT: androgen deprivation therapy)을 받고 있는 전립선암 환자는 운동으로 그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DT 차단요법은 1940년대부터 시작된 전립선암 치료법으로 전립선 암세포의 증식을 촉진할 수 있는 테스토스테론,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 같은 남성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다. 이 치료법은 그러나 체지방을 증가시켜 심혈관 건강을 악화시키고 피로를 누적시키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부작용이 따른다. 호주 제임스 쿡(James Cook) 대학의 앤서니 라이트 보건과학 교수 연구팀이 ADT 치료를 받고 있는 전립선암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ADT 치료가 시작되기 전부터 유산소 운동과 근력을 강화하는 저항성 운동(resistance exercise)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했다. 이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2번 60분씩, 3개월 동안 계속됐다. 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는 개별적으로 이러한 운동을 3개월 더 계속하게 했다. 그 결과 심혈관
말초 신경에 염증이 생기면 만성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염증 반응은 혈액 유래 면역세포가 일으킨다. 면역세포는 염증과 통증을 악화하거나 완화하는 사이토카인(신호전달물질)을 생성한다. 사이토카인의 하나인 인터류킨-4(IL-4)는 이미 통증 치료에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인터류킨-4의 통증 완화 작용이 아주 독특하게 이뤄진다는 게 밝혀졌다. 면역세포인 M2 대식세포(macrophages)를 염증 부위로 끌어모아 엔도르핀, 엔케팔린, 다이노르핀 등 내인성 오피오이드(통증 완화 물질)를 생성하게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독일 베를린 샤리테 의대의 할리나 마헬슈카 실험 마취학 교수팀은 관련 논문을 '임상 연구 저널 인사이트((JCI Insight)'에 발표했다. 16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에 따르면 좌골 신경통이 생기게 조작한 실험동물의 염증 부위에 처음 인터류킨-4를 주입했을 땐 진통 효과가 고작 4분 정도 이어졌다. 그런데 매일 한 차례씩 반복해 주사했더니 나중엔 인터류킨-4를 주사하지 않아도 최장 8일간 진통 효과가 지속했다. 인터류킨-4는 M2 대식세포를 염증 부위로 끌어모았고, 이렇게 유도
슈퍼버그(bacterial superbug)는 기존의 항생제가 잘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을 말한다. 이 가운데 약칭 'C. 디피실리균(C.difficile)'으로 통하는 슈퍼버그(Clostridioides difficile)는 가장 자주 발생하는 병원 내 감염 설사병의 원인균이다. 장과 연관된 병원 내 감염 질환의 절반 이상을 이 세균이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그런 질병 사망자의 90% 이상은, 이 세균을 효과적으로 퇴치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미국에선 해마다 약 50만 건의 C. 디피실리 감염증이 발생해, 약 3만 명이 한 달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 디피실리균은 항생제 내성이 강할 뿐 아니라 물과 영양분이 없어도 휴면 상태로 살아남는 끈질긴 세균이다. 이 슈퍼버그가 스스로 만든 독소로 장(腸)의 줄기세포를 공격해, 장 상피세포의 복구와 질병 치유를 방해한다는 걸 호주 모내시대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이 세균 감염증을 치료하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 마침내 밝혀진 것이다. 세균 감염이 우리 몸 안의 줄기세포 기능을 손상한다는 게 입증된 건 처음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모내시대 연구진은 16일(현지시간) 관련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
중국 연구진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를 확인했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17일 SCMP에 따르면 친촨(秦川) 중국 의학과학원 의학실험동물연구소 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이러한 내용을 생물학 논문 사전발표 플랫폼(bioRxiv)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아직 피어리뷰를 거치지 않은 이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후 건강을 회복한 원숭이에서 면역력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는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를 거쳐 음성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가 며칠 만에 다시 양성 판정을 보인 경우가 보고된 바 있다. 이처럼 환자가 같은 바이러스에 재감염된다면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겠지만, 항체가 확인된 만큼 그렇지 않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구진은 원숭이 4마리에 바이러스를 주입했고, 원숭이들은 사흘 후부터 발열 등 증상을 보였다. 7일째 되는 날 원숭이 1마리를 안락사 시켜 관찰한 결과, 바이러스가 코에서 방광에 이르기까지 퍼져있고 폐 조직 손상이 있었다. 나머지 3마리는 차츰 병세가 호전됐고 이후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실험 시작 약 한 달이
중추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 환자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을만큼 심각한 시력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Radboud) 대학 메디컬센터 뇌·인지·행동연구소의 신경과 전문의 카를린 보름 박사 연구팀이 파킨슨병 진단 후 평균 7년이 경과한 환자 848명과 파킨슨병이 없는 250명(두 그룹 모두 평균 연령 70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6일 보도했다. 파킨슨병 환자는 입체 시력인 심시력(depth perception)이 좋지 않거나 눈이 빛의 조절에 신속히 적응하지 못하거나 눈의 초점이 잘 안 맞아 사물이 흐리게 보이는 것과 같은 시력장애 발생률이 82%로 대조군의 48%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심시력이란 두 물체 간 거리 차이를 식별할 수 있는 눈의 능력이다. 즉, 거리가 다른 2개의 물체를 동시에 보고 있을 때 두 물체 간 거리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가를 식별하는 능력을 말한다. 이러한 시력 문제 때문에 자동차 운전, 컴퓨터 작업, 보행, 개인 관리(personal care)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
원인 모르게 폐가 굳어지는 특발성 폐섬유화증(IPF: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에 녹차의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갈산염-3-에피갈로카테킨(EGCG: epigallocatechin gallate)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발성 폐섬유화증은 원인 불명으로 폐가 섬유화되는 난치성 질환이다. 환자는 폐에서 산소 교환을 못 해 호흡 곤란을 겪고 운동 능력이 저하되며 절반은 평균 3년 이내에 사망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폐 질환 전문의 해럴드 채프먼 박사 연구팀이 IPF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4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만 600mg짜리 EGCG 캡슐을 2주 동안 먹게 했다. 2주 후 이들의 폐 조직 샘플을 채취, 분석한 결과 두 그룹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EGCG 그룹은 폐 섬유화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들이 대조군보다 적었다. 혈액검사에서도 EGCG 그룹이 폐섬유화증과 관련이 있는 두 가지 단백질 수치가 대조군보다 낮았다. 이 임상시험은 참가 환자가 적은 데다 짧은 기간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