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폐암 발생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분해하는 리보핵산(RNA) 입자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10일 울산의대 이창환·서울시립대 이종범 교수 연구팀이 폐암 유전자 'USE1'을 표적으로 하는 수㎚(1㎚는 10억분의 1m) 크기의 간섭 RNA 입자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간섭 RNA는 유전 정보를 전달하는 전령 RNA(mRNA)를 분해해 유전자 합성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간섭 RNA를 이용해 암을 예방·치료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체내에서 쉽게 분해돼 표적 부위까지 도달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폐암 유전자 USE1을 표적으로 하는 짧은 간섭 RNA를 수㎚ 크기 공 형태로 만들어 표적까지 도달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복제 효소를 이용해 간섭 RNA 가닥을 다량으로 만든 뒤, 이 가닥들이 서로 엉기면서 내부적으로 단단히 결합하도록 만들었다. 이를 폐암 유발 쥐에 투여한 뒤 17일이 지나 종양 크기를 측정한 결과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거나 다른 약물을 투여한 집단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창환 교수는 "생체 친화적이면서도 탁월한 항암 효과를 내는 RNA 기반 유전자
요즈음 대부분의 고령자는 심장 질환, 암, 당뇨병 같은 비전염성 질병으로 사망한다. 이런 사정은 개발도상국에서도 다르지 않다. 노화 문제가 세계 공중 보건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학자들은 노화를 유발하는 기본적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하면 궁극적으로 건강하게 늙어가는 길도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특정 단백질이 관여하는 생리적 세포 노화 메커니즘을 프랑스의 파스퇴르 연구소와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요지는, 꾸준히 진행되는 특정 단백질의 결손이 증식 세포를 불가역적인 노화 상태로 몰아넣는다는 것이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파스퇴르 연구소가 9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논문 개요( 링크 ) 등에 따르면 노화(Senescence)는 다양한 유형의 스트레스 반응으로 손상된 세포의 증식을 제한하는 과정이다. 인체 조직에 노화한 세포가 쌓이면 해당 기관의 퇴화와 함께 노인성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화한 세포를 제거하면 신체의 노화 속도가 느려져 건강하게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이번에 파스퇴르 연구소와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난치성 중추신경계 질환인 다발성 경화증(MS: multiple sclerosis) 치료제 길레니아(노바티스 제약회사)의 최초 바이오시밀러(복제약) 3종을 승인했다. 다발성 경화증이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산발적으로 공격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평형, 운동, 시력, 언어, 감각, 성 기능, 배뇨-배변 장애, 인지장애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현재 완치 방법은 없다. FDA는 중국 HEC 제약회사, 인도의 바이오콘(Biocon) 제약회사와 선 제약회사 등 3개 제약회사가 만든 길레니아의 바이오시밀러 3종을 승인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7일 보도했다. 경구약인 길레니아는 MS의 첫 단계인 재발-완화형 다발성 경화증(RRMS: Relapsing- Remitting MS) 치료제이다. 다발성 경화증은 처음엔 증상이 악화되고 완화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재발-완화형 다발성 경화증으로 시작돼 일정 기간 진행되다가 증상이 지속해서 악화되는 2차 진행형 다발성 경화증(SPMS: Secondary Progressive MS)에 이르게 된다. 길레니아는 면역세포가 뇌와 척수에 도달하는 것을 차단, MS로 인한 염
CAR-T세포는 유전자를 조작한 환자 자신의 T세포다. 이 T세포에 '키메라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라는 수식어가 붙은 건, 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수용체)을 표적으로 추적해 암세포를 죽이도록 디자인됐기 때문이다. 2017년 미국 FDA(식품의약국)이 재발성 또는 무 반응성 급성 림프구성 소아 백혈병에 대한 CAR-T세포 치료법을 '신속 처리(fast-track)' 건으로 승인했을 때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FDA는 같은 해 일부 성인 림프종에 대한 CAR-T 치료법도 승인했다. 이 치료법은 특히 혈액암에 인상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런데 절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수 환자에서 CAR-T세포의 암세포 공격 능력 떨어지는 '탈진 반응(exhaustion response)'이 나타난다.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과학자들이 이런 단점을 보완한 '차세대 CAR-T세포'를 개발해, 인간의 배양 암세포와 동물 세포 실험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관련 논문은 지난 4일(현지시간) 저널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이튿날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새로 개발된 치료법은 특히 고형암(sol
항생제 등 약물을 몸 안에 투여할 때 종종 부작용이 생기는 건 약물이 모든 세포에 보편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필요한 세포에만 약물이 도달하게 하는 이른바 '표적 정밀 의료' 기술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방사선·화학·면역 요법 등이 강도 높게 쓰이는 암 치료에선 특히 그렇다. 원하는 세포만 정확히 겨냥해 다양한 치료 약을 전달하는 생분해성 고분자 '나노 컨테이너(nanosize container)'를 미국 존스 홉킨스대 의대 과학자들이 개발했다. 관련 논문은 6일(현지시간)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이 나노 컨테이너는, 단백질 기반 약물이나 면역 치료제 외에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의 기반 단백질도 담을 수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블룸버그-킴멜 암 면역치료 연구소'의 조던 그린 생의학 공학 교수는 "대부분의 약은 특정 세포만 표적으로 삼지 않고 몸 안에 무차별적으로 퍼진다"라면서 "일부 항생제 등은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결합하기도 하지만, 세포 안까지 바로 약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까지 개발되지 않
조산이 1형(소아) 당뇨병과 2형(성인) 당뇨병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 가정의학과 케이시 크럼프 교수 연구팀이 1973~2014년 사이에 덴마크에서 태어난 단태아(single baby) 419만3천69명이 최장 43세가 될 때까지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7일 보도했다. 조사 기간에 이 중 2만7천512명(0.7%)이 1형 당뇨병, 5천525명(0.1%)이 2형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임신 37주가 되기 전 조산으로 태어난 사람은 만기 출산으로 태어난 사람에 비해 18세 이전 1형 당뇨병 발생률이 21%, 2형 당뇨병 발생률이 2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들은 또 18~43세 사이에 1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대조군보다 24%, 2형 당뇨병이 나타날 위험이 49% 높았다. 이 결과는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어머니의 출산 시 연령, 교육 수준, 체중, 흡연, 자간전증(임신중독증) 등 교란변수(confounder)들을 고려한 것이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유전적, 환경적 요인들을 공유한 형제자매의 자료까지 분석에 포함시켰다. 남녀별
특정한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아동기의 지적장애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 등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미국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Usp9x 라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뇌 발달기의 시냅스(뉴런 연접 부위) 생성을 저해하는 게 문제였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의대의 '자폐증·신경발달 센터' 연구진은 5일(현지시간) 이런 요지의 논문을 저널 '뉴런(Neuron)'에 발표했다. 이날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Usp9x 유전자는, 시냅스의 성장과 안정화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ankyrin-G라는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했다. 이 센터의 피터 펜제스 소장은 "이런 유형의 돌연변이가 어떻게 지적장애와 정신 질환을 일으키는지 이해하는 퍼즐의 중요한 한 조각을 풀었다"라고 말했다. 성장하는 뇌는 많은 시냅스를 생성해야 한다. 그래야 뉴런(신경세포)들이 필요한 정보를 서로 교환할 수 있다. 그러나 Usp9x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ankyrin-G가 안정적으로 발현하지 못해, 시냅스가 줄어들게 된다는 걸 연구팀은 확인했다. 그래서 Usp9x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는 발달 지체, 학습 장애, 불안증 심화, 과잉 행동 등
주요 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발암 위험이 커진다. '종양 억제 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s)' 또는 '종양 유전자(oncogenes)'로 통하는 이들 암 유전자는 원래 암 발생을 막는 데 관여한다. 인간의 유전체의 많은 부분은 단백질 합성을 지시하는 유전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그래서 한때 이런 유전체 영역을 '정크 DNA(junk DNA)'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비 부호화(non-coding)' 영역의 비밀이 하나둘 풀리면서 '정크(쓰레기)'라는 표현은 쓰기 어렵게 됐다. 유전 정보가 없는 '비 부호화' DNA가, 유전 정보가 있는 일반 DNA((coding DNA)의 발현 과정을 미세하게 조절한다는 게 밝혀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 '비 부호화' DNA의 유전적 변이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암 연구소가 주도한 이번 연구엔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T.H. 찬 보건 대학원, 다나-파버 암 연구소, 노르웨이 오슬로대 등의 연구진이 참여했고, 관련 논문은 '브리티시 저널 오브 캔서(British Journal of Cancer)'에 실렸다. 영국 암 연구소가 5일(현지시간) 온라인(w
훈련을 통해 뇌의 α(알파)파를 조절하면 주의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예를 들어 대뇌 두정엽(parietal cortex)의 한쪽 반구에서 알파파를 억제하면, 반대쪽 시야(visual field)에 들어오는 물체에 더 많은 주의력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 모두 알파파가 약해지면 주의력이 강해진다는 건 이전에도 보고됐다. 하지만 둘 사이의 과학적 인과관계가 입증된 건 처음이다. 이는 또한 뉴로피드백(neurofeedback·뇌파 통제)을 통해 주의력 향상을 학습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해 주목된다. 뉴로피드백은 바이오피드백(biofeedback)에서 파생한 개념이다. 바이오피드백은, 불수의근(의지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근육)이나 자율신경계를 조절하는 생체 자기 제어 기술을 말한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맥거번 뇌 연구소 과학자들은 4일(현지시간) 관련 논문을 저널 '뉴런(Neuron)'에 발표했다. MIT는 같은 날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논문 개요를 공개했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이 연구소의 로버트 데시모니 소장은 "다양한 뇌 기능 장애와 행동 이상을 가진 환자들을 뉴로피드백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