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위협하는 염증 반응, '자연 치유' 길 찾았다"

cGAS 효소 발현 억제하면, 혈관 세포 손상 완전 복구
미 일리노이대 연구진, 저널 '면역'에 논문

 염증 반응(inflammatory response)은 우리 몸이 여러 감염 질환과 맞서 싸우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염증 반응이 지나쳐 역효과를 내면, 손상된 혈관 내피세포의 복구와 재생을 방해할 수 있다.

건강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염증 반응이 이렇게 역효과를 내는 메커니즘을 미국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여기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도 찾아내, 동물 실험에서 역작용을 확인했다.

 이 발견은 장차 패혈증(sepsis) 등 과도한 이상 염증 반응을 치료하는 새로운 표적이 될 거로 기대된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 시카고 캠퍼스(UIC) 연구진은 관련 논문을 '동료 심사' 의학 저널 '면역(Immunity)'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11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연구팀이 cGAS로 명명한 이 효소는 마치 'DNA 센서'인 것처럼 작용했다. 이 효소를 자극해 활성화하는 건, 혈관 내피세포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 DNA였다.

 cGAS가 발현하면, 손상된 혈관 세포는 '자연 치유(self-heal)' 능력을 상실했다.

 실제로 패혈증이 생긴 생쥐 모델의 효소 발현을 막았더니 혈관 세포가 완전히 복구됐다.

 이 효소가 결핍된 생쥐는 패혈증으로부터 훨씬 더 높은 생존율을 보였고, 폐혈관 세포의 복구 속도도 더 빨랐다.

 세균 감염에 대한 혈액의 염증 반응이 걷잡을 수 없이 심해지는 패혈증은, 병원 내 사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UIC 의대의 아스라 말리크 약물학 석좌교수는 "상처나 감염에 직면한 세포는 맞서 싸울 것인지, 그냥 복구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 같다"라면서 "염증은 감염 등에 맞서 싸우는 반응인데, 이렇게 되면 세포는 염증 반응을 강화하면서 손상의 복구는 뒤로 미룬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cGAS 효소의 발현을 차단하면, 혈관 내피세포의 염증 대응 전략이 '전쟁'에서 '복구'로 기울어진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이 효소의 발현 수위를 조절하는 게, 패혈증 등 염증 질환 치료의 표적이 된다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인간의 세포는 손상을 복구하기보다 감염에 맞서 싸우는 걸 선호하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게 학계의 통설이다.

 문제는 이렇게 '응전'을 선호하는 진화가, 어떤 때는 인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는 것이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잘레스 레만 약물학·생명공학 교수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감염에 너무 민감히 반응하면 폐 등 주요 기관을 손상하기도 한다"라면서 "세포가 염증 해소와 복원 능력을 회복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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