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도 강화 훈련 하면 공격력 세질 수 있다"

대식세포 재교육 메커니즘 발견…핵심 신호 분자도 확인
미 UCLA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에 논문

 인간의 면역세포는 자연적으로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외부 침입자를 공격해 제거한다.

 그런데 면역세포가 이런 병원체에 훨씬 더 공격적으로 대응하게 하는 일종의 '강화 훈련' 메커니즘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기본적인 원리를 생쥐의 대식세포(macrophages) 실험에서 확 인했다.

 선천 면역계에 속하는 대식세포는 감염 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UCLA 의대의 알렉산더 호프만 미생물학 석좌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으로 실렸다.

 1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인간의 타고난 면역세포는 감염에 맞서 잘 싸웠던 과거의 경험을 통해 단련될 수 있다.

 호프만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 앞서 면역세포의 특정한 경험이 훈련 효과를 더 높인다는 걸 발견했다.

 이런 면역 훈련(immune training)의 성사 여부는 세포의 DNA가 어떻게 포장돼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인간의 세포만 해도 전장(全長) 1.8m가 넘는 DNA가 작은 세포핵 내에 저장되려면 염색체에 단단히 싸여야 한다.

 DNA에선 선택된 영역만 외부에 노출되고, 접근이 가능한 이 영역의 유전자만 감염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과학자들은 설명한다.

 그런데 대식세포에 외부 자극을 가하면 굳게 닫혔던 DNA 영역이 다시 열렸다.

 바이러스나 세균의 단백질 조각으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백신과 비슷했다.

 이런 '포장 풀기(unwrapping)'를 통해 새롭게 노출된 유전자는 면역세포에 더 공격적인 반응을 유도하고, 다음번 감염에 맞서 싸울 수 있게 면역세포를 훈련했다.

 이번 연구에선 또 대식세포의 핵심 면역 신호 분자인 NFkB가, DNA '포장 풀기'와 새로운 유전자 노출을 결정한다는 게 밝혀졌다.

 연구팀은 건강한 생쥐의 골수에서 대식세포를 분리한 뒤 첨단 전자현미경으로 NFkB의 활동을 추적했다.

 역동적인 NFkB의 활동은 대식세포에 가해지는 '세포 외 자극(extracellular stimulus)'의 정확한 유형에 의해 정해졌다.

 이 부분은 특히 인간의 건강에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타고난 면역세포가 부적절한 훈련을 받으면 심한 염증이나 자가면역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폐 대식세포의 발달 과정

 NFkB는 면역세포가 다가오는 위협을 확인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면역세포의 수용체가 위협적인 외부 자극을 감지하면 곧바로 NFkB가 활성화됐다.

 이 과정에서 NFkB는 '모스 부호(Morse code)'와 비슷한 신호 체계를 만들어 외부 위협의 정체와 어떤 유전자에 전투 준비를 시킬지 등을 DNA에 알렸다.

 이럴 때 NFkB가 사용하는 특정 '부호 단어(word of code)'는, NFkB가 외부 자극을 발견하고 8시간 이상 진동 상태였는지 아니면 고정 상태였는지에 따라 달라졌다.

 진동 NFkB는 흔들리는 진자와 비슷하게 행동했다.

 대식세포의 핵에 이런 NFkB가 어느 정도 쌓이면 세포질로 이동했다가 핵으로 되돌아왔고, 이런 순환은 주기적으로 반복했다.

 이와 달리 고정 NFkB는 대식세포의 핵으로 들어가 몇 시간 동안 그대로 머물렀다.

 그런데 NFkB가 대식세포 훈련에 성공하려면 반드시, 세포 외 자극이 비 진동(non-oscillating) NFkB 작용을 유도해야 했다.

연 구팀은 수학적 모델로 이 면역 훈련 과정을 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 모델을 운용하면서 예측적 이해를 쌓아 가면, 언젠간 정확한 표적을 정해 훈련된 면역력을 조 작할 수 있을 거라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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