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말라리아 위험지역에서 채집된 매개모기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말라리아 원충이 확인됨에 따라 질병관리청이 3일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7월 9∼15일 사이 경기도 파주지역에서 채집된 매개모기(얼룩날개모기류)에서 삼일열말라리아 원충 유전자가 확인됐다.
말라리아 원충이 확인된 시점은 지난해보다 9주, 2021년과 비교해선 4주 빠르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방역당국이 말라리아 경보체계를 도입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당국은 오는 2030년 말라리아 재퇴치를 목표로 대응을 강화하면서 매개모기 개체 수와 양성 모기 확인 여부 등에 따라 주의보와 경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이날 전국 단위 경보에 앞서 6∼7월 중 파주, 김포, 고양시 등에 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전국에 경보를 발령한 것이긴 하지만 국내 말라리아 발생이 위험지역(인천, 경기북부, 강원)에 집중돼 있어 그 외 남부지방 등에선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양성 모기가 확인된 파주시는 말라리아 매개모기 감시사업을 벌이는 인천, 경기 북부, 강원 지역 내에서도 매개모기 밀도가 가장 높아 이 지역 주민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질병청은 당부했다.
올해 우리나라 말라리아 환자는 지난달 29일 기준 총 41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0명)의 2.2배 수준이다.
경기(62.4%), 인천(15.1%), 서울(12.5%), 강원(3.8%) 순으로 환자가 많았으며, 역학조사 결과 추정감염지역은 경기(파주시, 김포시, 연천군), 인천(강화군), 강원(철원군)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증가세에 대해 질병청은 코로나19 일상회복으로 야간 야외활동이 증가한 것과 북한의 말라리아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매개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말라리아는 오한, 고열, 발한 등의 증상이 48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두통이나 구토, 설사 등을 동반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와 함께 근절사업을 벌여 1979년 말라라이 퇴치를 선언했다가 1993년 휴전선 인근에서 말라리아가 재출현한 후 현재 매년 300∼400명 수준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질병청은 말라리아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위험지역 지자체에 매개모기 흡혈원 역할을 하는 축사에 모기 포집기를 가동하는 등 방제를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위험지역 주민과 여행자는 매개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야간 활동을 자제하고 긴 옷이나 기피제를 사용하며 취침 시에는 방충망(모기장)을 적극 활용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