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세계 첫 재조합 단백질 탄저백신 개발…"독소 무력화"

녹십자와 함께 개발해 식약처 품목허가 신청

  질병관리청은 생물 테러 등 국가 위기에 대비해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 재조합 단백질 방식의 탄저백신(GC1109)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질병청과 ㈜녹십자에서 개발한 탄저백신은 탄저균의 방어항원(PA) 단백질을 주성분으로 삼아 기존 개발된 백신이 갖는 문제점을 개선했다는 게 질병청의 설명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기존 백신은 세균 배양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미량의 탄저균 독소인자가 남아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번에 개발한 백신은 단백질 항원을 기반으로 만들어 이런 부작용을 없앴다"며 "더 안전한 재조합 단백질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한 것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탄저균은 감염되면 치명률이 높아 다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탄저균 감염에 대한 백신 방어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3상 시험 실시가 어렵다.

 그 결과, 동물 모델(토끼)에서 백신 4회차 접종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높은 탄저 독소 중화 항체가가 유지되며 탄저균 포자에 대해서도 생존율이 높았다.

 백신 개발 후에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한 결과, 탄저백신 접종 그룹에서 탄저균 독소를 무력화할 수 있는 충분한 항체가 생성되는 것이 확인됐다.

 급성·중증의 이상 사례는 없었고, 경미한 이상 증상은 백신 접종 그룹과 위약(僞藥) 접종 그룹 간에 차이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식약처 품목 허가 승인이 완료되면 유사시를 대비한 국내 탄저백신 생산·비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생물 테러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을 한국이 생산하고, 보유할 수 있는 것만으로 생물테러 발생을 감소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저란 탄저균에 의해 사람이나 가축에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탄저포자를 흡입하거나, 감염된 동물 혹은 부산물에 피부가 노출됐을 때, 오염된 육류를 섭취했을 때 감염된다.

 상처 난 피부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 항생제 투여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호흡기를 통해 들어간 경우는 치사율이 매우 높다. 이때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치명률은 97%에 이른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
"코로나19 축적 기술력 이용 mRNA 백신 개발"…플랫폼 개발 속도 내는 제약사들
국내 백신 개발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이용해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질병관리청이 최근 신·변종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해 100∼200일 이내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mRNA 백신 플랫폼 국산화를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언급하면서 더 탄력받는 분위기다. mRNA는 인체에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일종의 '설계도' 역할을 하는 유전 물질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백신은 바이러스 정보를 담은 mRNA를 우리 몸에 주입해 바이러스 단백질을 합성하게 하고 이에 따라 항체가 형성되도록 유도한다. 우선 차백신연구소[261780]는 지난달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는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백신 플랫폼을 개발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mRNA 백신 및 치료제 후보 물질에 대한 비임상 및 임상 연구를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GC녹십자는 전남 화순의 백신 공장에 mRNA 제품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이 시설은 임상시험용 제제를 생산할 수 있는 시범(파일럿) 규모로 지어졌다. 현재로서는 임상 1∼2상을 진행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