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저리, 이젠 정말 끝내고 싶어"…노년층 '이혼상담' 급증

가정법률상담소 '2023년 상담통계'…'내담자 최고령' 男 87·女86세
20년새 60대 이상 비율 男 40%p·女 17%p 늘어

  #. "결혼 초기부터 남편에게 맞았다. 아이들이 있어 헤어지지 못하다가 아이들이 결혼하면서 남편을 피해 서울로 왔다. 처음에는 쉼터에서 지내다 딸이 손주를 봐달라 하여 딸 집에 있었고 현재는 딸이 얻어준 원룸에서 지내고 있다. 이제라도 이혼하고 내 몫의 재산 받아 마음 편히 살고 싶다." (78세 여성 이혼 상담 사례)

 #2. "평생 열심히 일을 해 집도 마련했다. 그런데 아내 명의로 해서 내 명의로 된 것은 없다. 아내가 몇 년 전 암에 걸렸고, 최선을 다해 혼자서 정성껏 간병도 했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친구들이 경마장에 가기에 따라가 몇십만원 정도를 지출했다. 이를 알게 된 상대방이 화를 내면서 나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겠다는 둥 위협적인 발언을 수 차례 했다. 그 일로 현재까지 별거 중인데 이혼하고 싶다." (80대 남성의 이혼 상담 사례)

 60대 이상 노년층의 이혼 상담이 최근 20년 새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남편의 폭력 등 부당행위가, 남성은 장기별거나 성격 차이, 경제 갈등이 이혼 상담에 나선 주된 요인으로 파악됐다.

 이중 면접 상담(2만1천220건)을 통한 이혼 상담은 5천13건이었다. 여성 내담자가 4천11명(80.0%)으로 남성 1천2명(20.0%)에 비해 4배가량 많았다.

 내담자의 연령대 비율을 보면 60대 이상이 최근 20년 새 크게 증가했다.

 60대 이상 여성은 2003년 6.2%에서 2023년 23.1%로 16.9%포인트 늘었고, 60대 이상 남성은 같은 기간 10.7%에서 51.5%로 40.8%포인트 급증했다.

 상담소가 연령대별 분석을 시작한 1995년 60대 이상 비율이 여성은 1.2%, 남성은 2.8%였다. 약 40년 만에 60대 비율이 남녀 모두 약 20배 증가한 것이다.

 남성의 경우 60대 이혼 상담이 가장 많았고, 여성은 40대(32.0%)가 60대를 앞섰다.

 이혼 상담에도 고령화 추세가 반영된 듯 내담자 중 최고령자는 남성이 87세, 여성은 86세였다.

 60대 이상 여성의 이혼 사유 1위는 '남편의 폭력 등 부당대우'였다.

 남성의 경우 '장기별거' 비율이 높은 가운데 '아내의 가출, 외도, 부당대우' 등이 이혼을 원하는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상담소는 이혼 상담을 한 60대 이상 여성의 경우 "혼인 초부터 남편 폭력이 시작됐으나 자녀들이 어리고 경제력이 없어 망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60대 이상 남성의 이혼 상담과 관련해서는 "별거나 아내 가출 전 다양한 갈등이 선행된 경우가 많았고, 아내가 손자녀 양육 등을 이유로 자녀 집에 간 후 오랜 기간 돌아오지 않아 사실상 이혼 상태에 이르게 된 경우도 많았다"고 짚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추석 연휴 해외여행 급증…지역별 감염병 '맞춤 예방' 필수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로 떠나는 이들이 늘면서 출국 전 올바른 감염병 예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부산의 한 병원에서 서아프리카 지역을 여행 다녀온 남성이 고열과 기력 저하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그는 열대열 말라리아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출국 전 예방약을 복용했지만, 내성이 있는 말라리아균에 감염돼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했고 결국 숨졌다. 추석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객이 증가하는 시기에는 여행지별 유행 질병과 그에 맞는 맞춤형 예방 조치가 중요하다. 국가나 지역마다 감염될 수 있는 질병이 모두 다르며 수돗물, 벌레, 야생 동물과의 접촉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감염될 수 있다. 특히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동남아시아에서는 A·B형 간염, 장티푸스뿐 아니라 모기 매개 감염병인 말라리아,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등이 활발히 퍼지고 있다. 이정규 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 베트남과 몽골에서는 홍역이 유행 중인데, 우리나라 성인 중에는 항체가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동남아시아에서 소아 치사율 1위인 뎅기열 역시 우리나라에는 없던 병인데 베트남이나 캄보디아에서 걸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감염병은 현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