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는 유전자가 설계한 기계처럼 작동한다"

UNIST, 이스라엘 연구진과 함께 입증…"점탄성 망가지면 화학적 기능도 감소"

 우리 몸의 생화학 반응을 조율하는 효소가 실제로는 유전자가 설계한 나노 기계처럼 작동한다는 사실을 국내외 공동 연구진이 입증했다.

 4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이 대학 물리학과 츠비 틀루스티 특훈교수팀은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의 일라이셔 모지스 박사팀과 함께 효소 내부의 점탄성이 효소의 생물학적 기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밝혀냈다.

 효소는 점탄성을 통해 구조적 유연성과 안정성을 유지한다.

 연구팀은 효소의 기계적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점탄성이 망가지면 화학적 기능인 활성도 크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첨단 측정 기술을 통해 효소에서 기계의 완충 장치인 '쇼크 옵서버'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고변형 영역'을 찾아내 이 영역의 아미노산 1개를 바꿔 돌연변이를 만드는 실험으로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고변형 영역은 효소 안에서 구조적으로 가장 많이 휘고 접히는 기계적 관절 역할을 하는데, 실험 결과 아미노산 단 1개만 바꾸는 돌연변이로도 효소의 활성이 50% 이상 감소했다.

 돌연변이가 일으킨 효소의 3차원 구조 변화를 예측하는 데는 단백질 구조 예측 인공지능인 '알파폴드'(AlphaFold)가 쓰였다.

 실제 구조 변화가 더 클수록 효소 활성이 더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효소 구조의 기계적 성능과 생화학적 기능이 정교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츠비 틀루스티 교수는 "우리는 이제 효소를 단순한 화학 반응 도구가 아니라 유전자가 정교하게 설계한 소프트 나노 기계로 바라봐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기계적 특성이 생명의 정밀성과 효율성을 끌어낸 진화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런 연구 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지난 28일 공개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원, 이스라엘 과학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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