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3분의 1은 출산 불모지…연간 분만 '10건 미만'

군(郡)은 물론 시(市) 단위도 많아…분만 병원 없어 원정 출산
"병원 유지 현실적 한계…응급이송·배후지역 연계 강화해야"

 전국 시군구 가운데 연간 분만 건수가 10건에도 미치지 않는 '출산 불모지'가 전체의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인구 감소와 저출생 추세로 아기를 낳는 산모 자체가 적은 데다, 거주 지역에 분만 시설이 없어 인근 지역에서 아기를 낳는 경우도 적잖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의원, 종합병원, 상급종합병원, 조산원에서 이뤄진 분만은 23만7천484건(올해 4월 건강보험 심사 결정분까지 반영)이었다.

 의료기관 소재지별로 보면 251개 시군구 가운데 연간 분만 건수가 10건 미만인 곳이 97곳(38.6%)에 달했다.

 심평원은 2019년 진료 청구 이력이 있는 의료기관 소재지별로 분만 데이터를 집계하고 있어 전체 시군구 숫자(251곳)가 행정안전부 행정구역 현황(226곳, 행정시·자치구가 아닌 시·구 포함 시 260곳)과 차이가 있다.

 세부 내용을 보면, 인구가 비교적 적은 군 단위는 물론 시 단위에서도 분만이 10건 미만인 곳이 많았다.

 경기 과천시·동두천시·의왕시·안성시·여주시, 강원 태백시, 충남 계룡시, 전북 김제시, 전남 나주시, 경북 문경시·경산시 등이다.

 군 단위에서는 아예 강원 철원군, 충북 진천군, 충남 홍성군, 전남 강진군·영광군·해남군, 경북 예천군·울진군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분만이 10건 미만이었다.

 분만이 10건 미만인 시군구 비율은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37.1%, 36.7%로 작년과 비슷했다.

 이는 출생 신고 때 기재하는 주소지를 기준으로 시군구 출생아 수를 집계하는 통계청 자료와는 차이가 있다.

 백 단위로 반올림한 잠정 수치만 우선 공개된 통계청의 지난해 출생 통계를 보면, 출생아 수가 50명 미만인 지역은 영양군·울릉군 두 곳뿐이었다.

 이들 지역의 2023년 출생아 수는 각각 30명, 26명으로 같은 해 분만 건수(10건 미만)보다 많았다.

지역 내 의료기관 분만이 10건보다 적다고 해당 지역 주민으로 태어난 아이가 10명 미만인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거주하는 지역에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거나 취약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출생아 수 자체가 워낙 적은 만큼 모든 시군구에 분만 시설을 갖추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준 고려대 의대 교수는 "정부가 오랫동안 분만 취약지 지원 사업을 해왔지만, 분만 건수가 적으면 정부 지원이 있어도 병원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응급 이송 체계를 더 활성화하고 배후 지역으로의 연계, 병·의원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안전하게 분만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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