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정신건강 '빨간불'…올해만 경찰관 20명 스스로 생 마감

참사 트라우마로 심리상담 급증…상담사 1명이 한해 470명 담당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찰관 수가 올해 들어서만 2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이 최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에서 자살한 경찰관은 20명이다.

 직무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상담받는 경찰관도 늘고 있다.

 심리 치유 기관인 경찰청 마음동행센터를 이용한 인원은 지난해 1만6천923명(상담 건수 3만8천197건)이었다.

 2019년 6천183명과 비교하면 상담 인원이 5년 만에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마음동행센터 상담사들도 업무 과중에 시달리고 있다. 상담사 인원을 조금씩 늘리고 있지만, 늘어나는 상담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지난해 센터 상담사는 36명으로 1인당 연간 470명(1천61회)을 상담했다.

 경찰관은 높은 직무 위험성과 스트레스 등으로 자살률이 높은 직군으로 꼽힌다.

 특히 대형 참사에 투입된 경찰관들의 트라우마는 단기간에 치유되지 않는 만큼 일회성 지원이 아닌 장기 추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출동·지원 인력 중 희망자 327명에게는 그해 12월 9일까지 340회 심리상담 지원이 이뤄졌다.

 지난해 12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 중 희망자 1천378명을 대상으로도 올해 3월까지 1천390회 심리상담이 지원됐다.

 그러나 최근까지 이태원 현장에 투입됐던 소방 공무원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경찰청은 올해 추가 심리상담 지원에 나섰다.

 참사 직후 3개월가량 심리 상담을 받았던 경찰관 A씨는 "완치될 때까지 지원해야 효과를 볼 수 있지, 그렇지 않다면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담을 꺼리게 만드는 조직 문화 개선도 요구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상담이 필요하지 않았던 사람을 더 선호하는 그런 조직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찰관의 직무 스트레스, 범죄 수사, 조직 내 갈등 등 분야에서 심리학적 지식과 상담 기술을 적용하는 '경찰 심리학자'도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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