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2일 대전시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공장에서 초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불은 58시간 동안 지속되면서 약 21만 개의 타이어를 태우고 나서야 진화됐다. 화재로 인한 피해는 공장에만 그치지 않았다. 공장 인근에서는 연기와 고무 타는 냄새가 며칠 동안 진동했으며, 주민들은 타이어가 타면서 집 주변으로 날아온 분진을 계속 닦아내야만 했다. 더 큰 걱정은 유해 물질의 대기 중 방출로 인한 주민들의 건강 피해였다. 일부에서는 화재 장소가 밀폐된 곳이 아니어서 연기가 공기 중으로 퍼지면서 오염물질이 어느 정도 희석돼 인근 주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이에 반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재 이후 건강보험청구자료 등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공장 인근 주민들에게서 호흡기 질환, 폐 질환, 신경계 질환, 피부질환 등의 발생이 많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충남대의대 예방의학교실 한창우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연구개발실, 인공위성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와 공동으로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 당시의 건강보험청구자료 및 대기오염 측정자료를 이용해 주민들의 단기 대기오염 노출 및 건강 영향을 평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뇌신경과학 스타트업인 뉴럴링크가 신체장애인의 뇌에 칩 이식을 통해 생각만으로도 로봇 팔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임상시험을 개시한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자사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콘보이(CONVOY·수송대)'라고 이름 붙인 해당 시험이 승인을 받아 시작된다고 밝혔다. 해당 시험의 목표는 신체장애인이 뇌에 이식된 칩을 통해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당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시험은 이번이 처음으로, 장치가 승인을 받아 최종 사용되기까지는 아직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럴링크는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환자들이 생각만으로 컴퓨터나 아이패드와 같은 디지털 기기의 커서를 조작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현재까지 두 명의 환자가 이 칩을 뇌에 이식했다. 뉴럴링크는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이번 로봇 팔 제어 시험이 "디지털 자유 뿐 아니라 물리적 자유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일기예보처럼 내일의 기분을 미리 알려주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수리·계산과학연구단 의생명수학그룹 김재경 CI(그룹장) 연구팀은 이헌정 고려대 의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오늘의 수면 패턴을 토대로 내일의 기분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기분 장애는 수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거리 비행 후 겪는 시차 피로나 일출 시각의 계절적 변화에 따른 수면리듬 불균형 등은 기분 장애 환자들의 기분 삽화(전반적인 정신·행동의 변화가 나타나는 기간으로 울증과 조증 등이 있음) 재발을 유도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수면 데이터를 이용해 기분 삽화를 예측하려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지만, 수면 패턴뿐만 아니라 걸음 수, 심박수, 위치정보시스템(GPS)을 활용한 이동성 등 다양한 데이터가 필요해 수집 비용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잠을 잔 시간과 깨어있는 시간을 기록한 데이터를 이용해 적은 비용으로도 효율적으로 기분 삽화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울증·조울증 등 기분 장애 환자 168명의 웨어러블 기기로 기록된 평균 429일간의 수면-각성 데이터를 수집한 뒤 생체리듬(24시간 주기를 따르는 몸 내부의 리듬으로, 빛과 같은 외
일주일에 중강도 신체활동(PA)을 150분 이상 하면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평균 22% 줄일 수 있으며, 운동의 사망 예방 효과는 고령층에서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마드리드대 의대 데이비드 마르티네스-고메스 교수팀은 미국의학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미국·영국·중국·대만 성인 200여만명의 운동량과 사망 위험을 11년간 추적,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신체활동과 사망 위험의 연관성은 성인 전 생애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됐다며 건강한 노화와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성인 생활 모든 단계에서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건강을 위한 운동 권장량 이상으로 신체활동을 하면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지만 이런 연관성이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연구팀은 신체활동은 노화에 따라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절대적인 사망 위험은 증가하고, 사망 원인도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주당 중강도 신체활동 150~300분, 고강도 신체활동 75~150분)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미국과 영국, 중국,
건선(乾癬)은 피부 여기저기에 비듬 같은 각질이 여러 겹으로 돋아나는 질환이다. 흔히 색깔은 은백색으로, 모양은 비늘이나 버짐 등으로 표현된다. 건선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타고난 면역체계 불균형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면역세포 중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하면서 여러 염증성 물질을 분비해 각질 세포가 증식하도록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외에 환경적인 영향과 함께 문신 같은 피부 외상, 감염, 차고 건조한 기후, 스트레스, 특정 약물 등도 건선을 악화하거나 유발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건선은 우리나라에서 약 1∼2% 수준의 유병률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상으로는 건선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가 연간(2023년 기준) 15만6천801명에 달했다. 이 중에는 사회활동이 많은 20∼50대 환자가 67%(10만5천763명)를 차지했다. ◇ 각질·가려움증·발진·부종 등 증상 다양…주변 시선에 삶의 질 저하 건선은 발진이 생긴 부위에 각질이 새하얗게 덮이다가 여러 발진이 합쳐지면서 병변이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주로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에 경계가 명확한 붉은 반점이 먼저 생기고, 이후 은백
병원 입원환자 100명 중 1명 이상이 입원 후 폐렴에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이 많은 요양병원의 경우 100명 중 5명 넘게 폐렴이 발생했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빅데이터 기반 병원획득 폐렴 분석 사례'에 따르면 지난해 나흘 이상 입원 사례 약 549만 건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병원획득 폐렴 발생률은 1.13%로 추정됐다. 최초 입원 시엔 폐렴 진단이 없었으나 후속 입원 명세서에 폐렴 진단명과 항생제 처방이 모두 존재하는 경우를 '병원획득 폐렴'으로 정의했다. 병원획득 폐렴 발생률은 2014년 0.44%에서 2020년 0.76%까지 매년 소폭 증가하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1.36%로 크게 증가한 후 지난해 다소 줄었다. 병원 종별로는 요양병원의 폐렴 발생률이 5.04%로 가장 높았고, 병원 0.80%, 상급종합병원 0.57 %, 종합병원 0.45%, 의원 0.18%, 한방병원 0.05% 순이었다. 요양병원의 경우 감염병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환경의 집단시설이면서, 입원환자 대부분이 감염에 취약한 노인이어서 발생 위험이 높다고 건보공단은 설명했다. 성별로는 남성(1.23%)의 발생률이 여성(1.04%)보다 높고, 연령이 높
우리나라 청소년의 음주·흡연율이 20년 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침을 굶는 비율은 20년 새 1.5배 늘고, 스트레스와 우울 등 지표도 최근 10년 새 악화해 식습관과 정신건강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과 교육부는 지난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제20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 결과발표회를 열고 올해 조사 주요 결과와 지난 20년간의 추이 등을 발표했다. 2005년 시작된 청소년건강행태조사는 전국 800개 표본 중·고등학교의 학생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음주, 신체활동, 식생활 등을 매년 파악한다. 올해 조사는 6∼7월 이뤄졌다. 지난 20년간의 결과 변화를 보면 흡연과 음주, 신체활동 지표는 뚜렷하게 개선됐다. 최근 30일 동안 1일 이상 흡연한 사람의 비율인 '현재 흡연율'은 올해 기준 3.6%(남학생 4.8%, 여학생 2.4%)로, 2005년 첫 조사 당시 11.8%(남 14.3%, 여 8.9%)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2019년부터는 일반담배(궐련)와 전자담배 중 하나라도 사용한 비율인 담배제품 현재 사용률을 추가로 조사했는데 올해 4.5%(남 5.8%, 여 3.2%)로, 이 역시 2005년
전자담배를 피우는 장치에도 흡연의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나 그림을 넣는 방안이 추진돼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 의원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최근 대표발의했다. 현재 전자담배 등 신종 담배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사실상 방치돼 있다. 현행법상 흡연 경고문구와 경고 그림은 담뱃갑 포장지에만 부착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을 고치고자 개정법안은 전자담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담배뿐만 아니라 전자담배의 전자장치 등 담배의 흡연에 사용되는 전용 기구에 붙여야 할 경고 그림 및 경고문구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개정법안은 흡연 전용 기구 또한 담배 광고 제한 규정의 대상에 넣도록 했다. 청소년에게 흡연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동물의 사진이나 캐릭터, 만화나 영화의 등장인물 등을 담배 광고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런 입법 움직임에 보건당국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국회 국정감사 서면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흡연 폐해에 대한 경각심 제고 측면에서 전자담배 흡연 전용 기구에도 건강 경고가 표기될 필요가 있으며, 관련 법안 개
세포 하나로 이루어진 단세포 생물도 단순한 형태의 학습인 습관화 행동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이는 뇌와 신경계가 있는 동물만 학습할 수 있다는 통념을 깨는 것으로 생명의 기본 단위인 세포를 바라보는 시각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와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전체 조절센터(CRG) 연구팀은 23일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서 단세포 생물 시뮬레이션 연구 결과 단세포 생물과 단일 세포도 외부 자극에 무감각해지는 습관화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의대 제러미 구나와데나 교수는 이는 세포도 학습이 가능함을 시사한다며 "세포는 사전에 프로그래밍이 된 유전적 지시만 따르기보다 환경으로부터의 학습을 바탕으로 매우 기본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존재로 격상됐다"고 말했다. 학습과 적응 능력은 생물 진화는 물론 생존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소음 등에 점점 무감각해지는 것처럼 자극에 반복 노출된 후 그에 대한 반응이 줄어드는 습관화(habituation)는 가장 단순한 형태의 학습이다. 연구팀은 습관화는 벌레, 곤충, 새, 포유류 등 뇌와 신경계가 있는 동물의 전유물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로봇 및 기계전자공학과 장경인 교수팀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영전 책임연구원팀과 함께 '완전 매립형 무선 뇌신경신호 기록기'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배터리 없이 무선 전력 전송과 통신을 가능케 해 영장류의 본능적 행동에서 발생하는 뇌신경 신호를 실시간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기존 뇌신경 신호 기록기가 유선 연결로 인해 실험 공간에 제약이 있거나, 배터리가 방전되면 교체를 위한 재수술을 해야 하는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연구팀은 비인간 영장류인 실험용 원숭이의 뇌에 기록기를 이식시킨 뒤 한 달 동안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 사료나 간식을 섭취하는 행동을 할 때 뇌신경 신호를 성공적으로 측정했다. 이 기록기는 영장류의 본능적 행동 연구를 위한 뇌공학 플랫폼 기술의 하나로 인간과 비슷한 비인간 영장류의 뇌와 행동 간 관계를 분석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장 교수는 "해당 기술이 발전해 현재 의공학 기술로 치료가 어려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등 난치성 뇌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바이오메디컬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내이쳐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
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지질) 또는 지방 성분이 너무 많은 상태를 말한다.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HDL) 콜레스테롤혈증 등의 질환을 아우르는 게 이상지질혈증이라고 보면 된다. 보통 건강검진에서는 총콜레스테롤 240㎎/dL 이상,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160㎎/dL 이상, 중성지방 200㎎/dL 이상, HDL콜레스테롤 40㎎/dL 미만 중 한 가지 이상에 해당하면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한다. 문제는 이상지질혈증 상태가 되면 콜레스테롤이 동맥의 벽에 과도하게 쌓여 혈관이 좁아지면서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는 동맥경화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동맥경화증은 결국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 22일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와 한국헬시에이징학회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2002∼2019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 성인 4명 중 1명이 고콜레스테롤혈증을, 5명 중 2명이 이상지질혈증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의 경우 성별 유병률은 여성이 31%로 남성의 24%보다 높았다. 하지만 이상지질혈증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학회는 성인 10명 중 3명이
건강검진 흉부 CT 검사에서 폐에 뿌옇게 유리를 갈아서 뿌린 것 같은 '간유리 결절'이 발견되면 폐암으로 진행될 경우에 대비해 주기적으로 추적 검사를 받게 된다. 보통 크기나 음영에 별다른 변화가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 추적 관찰을 중단하곤 하는데, 10년간 크기 변화가 없던 순수 간유리 결절이 뒤늦게 자랄 수도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엄상원 교수, 남현승 임상강사, 강북삼성병원 김보근 교수 연구팀은 폐 간유리 결절을 25년간 추적 관찰해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체스트'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1997∼2006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저선량 흉부 CT로 폐 검사를 받은 환자 89명에서 확인된 간유리 음영 결절 135개를 대상으로 2022년 7월까지 변화 과정을 살펴봤다. 간유리 결절은 흉부 CT 검사에서 반투명 유리처럼 뿌옇게 보이는 3㎝ 이하의 음영을 가리킨다. 관찰 대상 간유리 결절 135개 중 23개(17.0%)가 크기가 커졌는데, 이 중 8개(34.8%)는 관찰 시작 후 5년 이내, 12개(52.2%)는 5∼10년에 크기가 자랐다. 관찰 시작 10년 후에 커진 결절도 3개(13.0%) 확인됐다. 순수 간유리 음영
인간의 건강과 질병을 세포 수준에서 이해하기 위해 모든 유형 세포의 상세 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인간 세포 지도'(HCA:Human Cell Atlas) 초기 초안이 완성됐다. 2016년부터 인체의 모든 세포 유형에 대한 생물학적 아틀라스를 구축해온 HCA 컨소시엄은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와 자매 학술지에 40여 편의 논문으로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 논문에는 태반과 골격의 형성 과정, 뇌 성숙 과정의 변화, 새로운 장 및 혈관 세포 상태, 코로나19에 대한 폐 반응, 유전적 변이가 질병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성과가 포함돼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HCA 창립 공동의장인 영국 케임브리지 줄기세포 연구소 세라 테이크만 교수는 "인간 세포 지도는 건강한 인체에 대한 포괄적인 참조 지도, 즉 세포 생물학을 위한 '구글지도'를 만들어 건강과 질병의 근간이 되는 변화를 감지하고 이해하기 위한 기준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 내의 특정 유전자, 메커니즘 및 세포 유형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통해 더 정밀한 진단, 혁신적인 약물 발견, 첨단 재생의학 접근법 등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미 건
유전적 요인 등으로 치매 위험이 높은 사람도 심폐 건강(CRF)이 좋으면 장기적으로 인지 능력이 향상되고 치매 위험이 35%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의대 웨일리 쉬 교수팀은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서 영국인 6만1천여명의 심폐 건강과 인지 기능 및 치매 위험을 12년간 추적,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심폐기능은 순환계와 호흡계가 근육에 산소를 공급하는 능력으로 나이가 들면서 골격근이 손실돼 점차 감소한다. 심폐기능은 20~30대에는 10년에 약 3~6%씩 줄지만 70대에 이르면 10년에 20% 이상으로 빠르게 감소한다. 연구팀은 낮은 심폐기능은 뇌졸중, 심장마비 같은 심혈관 질환과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의 강력한 예측인자이고, 인지 기능 및 치매 위험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지금까지 대부분 소규모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2009~2010년 영국 바이오의학 데이터베이스인 영국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한 치매가 없는 39~70세 6만1천214명을 대상으로 심폐 건강 상태와 인지 기능 및 치매 위험을 최대
수면무호흡증을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심장정지 발생 위험이 54%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질병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정책연구용역 '심장정지 발생원인 및 위험요인 규명 추적조사' 결과를 카드 뉴스로 배포한다고 21일 밝혔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거나 불규칙해지는 상태를 말한다. 증상은 호흡 중단 외에도 코골이, 졸림증, 집중력 저하 등이 있다. 위험 요인으로는 신체 구조적인 것 외에도 성별(남성), 흡연 또는 음주, 비만이나 고혈압 등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2018년 4만5천67명에서 지난해 15만3천802명으로 약 3배 늘었다. 남성은 30∼40대, 여성은 50∼60대에서 발생률이 높았다.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급성심장정지 발생 위험이 54% 높았다. 특히 심혈관질환이 없는 18∼64세의 젊은 연령층에서는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급성심장정지 위험도가 76% 높았다. 마찬가지로 심혈관질환이 없는 65∼100세 고령층은 34% 높아 이들보다 젊은 층의 위험도가 두드러졌다. 질병청은 수면무호흡증 위험요
한국연구재단은 포스텍 김동성 교수팀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박태은 교수팀이 오가노이드를 균일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오가노이드(organoid)는 인체 유래 세포를 배양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유사 장기로, 신약 개발 단계에서 필수적인 동물 실험을 대체할 시험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비균질성과 낮은 재현성으로 인해 대량생산이 어려워 실제 임상시험에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200분의 1 수준인 수백 ㎚(나노미터·100만분의 1㎜) 지름의 나노 섬유로 3차원 멤브레인(얇은 고분자 막)을 통해 오가노이드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현했다. 멤브레인이 오가노이드를 구조적으로 제약하는 역할을 해 크기가 균일하게 형성되도록 하며, 투과성이 높아 배양 과정에서 영양분이 효율적으로 전달돼 오가노이드의 성숙도를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플랫폼을 이용해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인간의 신장과 유사한 구조와 혈관이 형성된 신장 오가노이드를 일관된 품질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신장 오가노이드에 다낭성 신장 질환을 유발, 질병 모델링과 약물 평가 가능성을 확인했다.
항생제를 오남용하지 않고 올바르게 사용해 내성을 막으려면 의사와 일반인 모두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일반인 800명, 의사 1천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에서 일반인 응답자는 절반(52.9%) 정도만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반인 중 28.1%만 항생제의 용도를 '세균 감염질환 치료제'로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의사의 경우 응답자의 69.6%가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이들은 '의사의 과도한 항생제 처방'(55.9%)과 '환자의 항생제 복용 임의 중단'(22.1%)으로 인해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의사 응답자의 53.6%만이 '항생제를 지침에 따라 충실히 처방한다'고 답했고, 항생제가 불필요한 상황에서 항생제를 얼마나 처방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59.1%가 '처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021년 기준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약 1.2배로 높다. 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항생제의 약 30%는 '부적절한 처방'이었다. 항생제를 오남용하면 내성이 생겨 면역 저하자나 중증
연못과 습지 주변에 살며 5∼6월 노란 꽃을 피우는 '노랑꽃창포'의 추출물이 시판 당뇨 치료제만큼 포도당 흡수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지난해부터 진행한 '담수식물 유래 추출물 동물세포 기반 생리활성 연구'의 하나로 근육세포 실험으로 노랑꽃창포 포도당 흡수 촉진 능력을 평가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0일 밝혔다. 자원관에 따르면 노랑꽃창포 추출물은 근육세포의 포도당 흡수 능력을 현재 판매되는 당뇨 치료제와 비슷하게 높였으며, 특히 '25㎍/㎖' 농도의 추출물은 포도당 흡수 능력을 111.4% 증진했다. 자원관은 노랑꽃창포 추출물 내 어떤 성분이 포도당 흡수 능력을 촉진하는지 규명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의 줄기세포 기술을 활용한 파킨슨병 치료법이 일본 의료기관에서 실용화돼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 기업 네이처셀 관계사인 바이오스타 줄기세포기술연구원은 지난 18일 일본 도쿄 긴자클리닉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가지방 줄기세포의 정맥과 척수강 내 병행 투여 치료법 운용 성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2015년부터 정맥을 통한 줄기세포 투여 치료법으로 일본에 진출했으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척수강 내 투여를 병행하는 치료법을 개발, 작년 11월 일본 후생노동성 승인을 받아 일본 의료기관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치료를 진행해왔다. 환자의 복부 등에서 채취한 지방 세포를 역시 네이처셀 관계사인 알바이오와 일본 현지법인 재팬엔젤스템셀(JASC)이 배양하고 일본 의료기관 2곳에서 투여했다. 네이처셀은 줄기세포 배양배지를 공급한다. 지난 1년간 총 136명의 환자에게 473회의 줄기세포 투여가 이뤄졌다. 치료받은 환자들은 손 떨림 완화, 보행 개선, 마비 증상 개선 등 효과를 봤다고 한다. 직접 치료를 맡아온 아라키 요시오(荒木義雄) 의사는 "정맥만으로 투여할 때보다 좋은 결과를 보고 있다"며 "부작용은 심한 사례가 없었고 주사 부위 통증이나 두통 등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
'간헐적 절식'이 매일 섭취 열량을 조금씩 줄이는 연속적 제한 식단보다 대사이상으로 인한 지방간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비만·고지혈증·당뇨병처럼 대사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은 간에 지방이 침착되는 병이다. 계속 진행하면 간염과 간암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 중앙대병원은 이 병원 소화기내과 이한아 교수 연구팀이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이 있는 비(非) 당뇨병 환자 6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연구한 뒤 이런 결과를 도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 기간인 12주간 두 그룹 중 한쪽에는 일반적인 학회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한 표준 칼로리 제한 식단을, 다른 한쪽은 간헐적 절식을 시행하도록 했다. 표준 제한 식단은 일반적인 하루 권장 칼로리의 80% 수준인 1천200∼1천800㎉를 매일 섭취하는 식단으로, 연속적으로 칼로리를 제한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이 적용한 간헐적 절식은 일주일 중 5일은 하루 세 번 총 2천∼2천500㎉ 이내의 식사를 하되 나머지 이틀은 하루 500∼600㎉ 이내로 섭취하는 등 간헐적으로 섭취량을 크게 줄이는 방식이다. 그 결과 간헐적 절식
미국에서 눈동자 색을 바꾸는 수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모 개선을 위해서, 더 자신감 있어 보이기 위해서, 가족들과 같은 눈동자 색깔을 갖고 싶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점점 많은 환자들이 수술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수술에 따른 위험이 적지 않다고 전문의들은 경고한다.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부동산 중개인 제이슨 히메네즈(39)는 지난달 이 수술을 받았다. 갈색이었던 히메네즈의 눈동자는 이제 밝은 회색을 띤다. 담당 의사 알렉산더 모브쇼비치는 레이저로 그의 각막 가장 바깥쪽 투명한 층에 도넛 모양의 터널을 만들고 색소를 채웠다. 각막색소침착 또는 각막 문신으로 알려진 이 시술은 약 30분 만에 끝났다. 수술 후에는 원래 눈동자 색으로 돌아갈 수 없다. 히메네즈는 WSJ에 "사람들은 이를 치료하고 임플란트를 하고 보톡스를 맞는다"며 "만약 그게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더 나아 보이게 하는 것이라면 왜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러시아 출신 안과의사 모브쇼비치는 미국에서 의료 목적이 아닌 경우에도 이 수술을 집도한 첫 의사다. 2019년 뉴욕 맨해튼에 병원을 차린 그는 개원 첫해 약 15명을 수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활동적인 사람도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서 생활하면 심부전(HF)과 심혈관 질환(CVD)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샤안 쿠르시드 박사팀은 20일 미국 심장학회 저널(JSACC)에서 영국인 8만9천여명의 신체 활동과 심혈관 질환 간 관계를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하루 10시간 30분 이상 앉아서 생활하면 심부전 및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쿠르시드 박사는 "이 결과는 하루 앉아 있는 시간 10.6시간은 심부전 및 심혈관 질환 사망률 증가와 관련이 있는 잠재적인 임계치"라며 "활동적인 사람도 너무 많이 앉아있거나 누워 있으면 심장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체 활동 부족은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고 현재 가이드라인은 심장 건강 증진을 위해 일주일에 150분 이상의 중·고강도 운동(MVPA)을 권장한다. 연구팀은 그러나 운동은 일상 활동의 극히 일부분이며 앉아서 생활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라인은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좌식 생활에 대한 구체 지침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폐기물이 나오는 기존 고체 필터 대신 물을 이용한 미세 버블을 이용한 친환경 공기 정화 시스템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고승환 교수 연구팀이 인체를 모사(模寫)해 실내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실외로 배출하는 순환식 공기 정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밀폐된 실내 환경에서는 산소 감소와 이산화탄소 축적, 미세먼지,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으로 인한 공기 오염이 생긴다. 환기가 필수지만, 외부 오염물질 유입 위험도 있다. 기존에 사용되는 여과식 필터는 미세먼지 축적에 따른 성능 저하, 휘발성 유기화합물과 같은 분자 상 물질 제거에 어려움이 있다. 또 필터를 주기적으로 청소·교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로 환경 오염 요인도 된다. 연구팀은 인체 호흡기와 순환계의 기체 교환을 모사, 밀폐된 실내의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동시에 축적된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부족한 산소를 공급할 수 있는 종합 공기 정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인체는 외부로부터 오염물질의 유입을 막으면서 혈액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세포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하고, 필요 없는 이산화탄소는 외부로 배출한다. 이때 폐포와 모세혈관에서 자연스러운 기체 교환이 이뤄지면서 외부 환경으
비만 당시 지방세포에 발생하는 전사 및 후성유전학적 변화가 체중 감량 후 그대로 '비만 기억'으로 남아 체중이 다시 빠르게 증가하는 '요-요 현상'(yo-yo effect)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 페르디난드 폰 메이엔 교수팀은 19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인간과 쥐의 지방조직 세포에서 상당한 체중 감량 후에도 비만 때 나타났던 전사(transcriptional) 및 후성유전학적(epigenetic) 변화가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체중과 비만은 제2형 당뇨병과 지방간 질환 같은 각종 대사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식단과 생활 습관 변화를 통해 체중을 줄이는 요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그러나 체중 감량 요법에서는 체중이 감량 후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빈번해 체중 관리를 어렵게 한다며 지방조직 세포의 비만 기억이 요요 현상에 기여할 것으로 추정돼 왔으나 그 메커니즘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체는 체중 변화가 있을 경우 이를 되돌려 방어하기 위해 비만 유발 기억(obesogenic memory)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