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탄생을 기다리며 준비한 인형, 아내가 신던 신발, 아들이 타던 스케이트보드…. 가습기 살균제 참사 공론화 14주년을 앞두고 환경단체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유족들이 희생자들의 유품을 전시하며 정부와 국회에 진상규명과 피해구제를 촉구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등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가 세상에 드러난 지 14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많은 피해신고자가 구제조차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책을 촉구했다. 센터 측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자는 8천14명으로, 이 증 1천912명이 숨졌다. 피해구제를 인정받은 5천908명 가운데 기업배상을 받은 신고자는 508명으로 8.5%에 불과하다는 게 센터 측 설명이다. 회견 참가자들은 "기업배상은 구제법이 시행된 2017년 이후 단 한 명도 추가로 인정되지 않고 있다"며 국가와 가해 기업들이 최소한의 책임조차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지난해 6월 가습기살균제 참사에 국가도 책임이 있다고 대법원이 인정했지만, 그 누구도 국가 책임이 제대로 규명됐다고 믿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와 22대 국회는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우리나라 남녀의 평균 초혼연령이 30여년간 6세 이상 높아졌다. 삶에 만족한다는 비율도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여전히 절반을 넘지 못했다.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은 이런 내용을 담은 '광복 80년, 통계로 본 한국 사회의 변화상'을 최근 발표했다. ◇ 초혼연령 30대 진입…1인 가구 대세 1990년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27.8세, 여성 24.8세였으나, 지난해에는 각각 33.9세, 31.6세로 높아졌다. 첫 결혼 시기가 20대에서 30대 초·중반으로 늦어진 것이다. 출산율은 1980년대 초반 이후 대체출산율(현재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수준) 아래로 떨어졌고, 2000년대 초반부터는 초저출산 현상이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가구 형태도 빠르게 변했다. 1990년까지만 해도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한 자릿수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35.5%로 2세대 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2세대 가구 비중은 1970년 70%에서 꾸준히 감소해 2023년 40.1%에 그쳤고, 3세대 이상 가구는 2.9%로 급감했다. ◇ 비만 유병률 15년새 26.0%→37.2%…암, 20년 사이 약 3배↑ 만성질환 비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인구 고령화
								내년 건강보험료율이 7.19%로 1.48% 오른다. 2년 연속 동결됐던 건보료율이 인상되면서 직장 가입자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는 월평균 2천235원 늘어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오후 건강보험 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어 내년도 건보료율을 이같이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건정심은 건보 재정은 안정적이지만, 그간의 건보료율 동결과 저성장 기조로 인해 건보 수입 기반이 약화한 상황에서 지역·필수의료 강화 등을 위한 지출이 커지는 등의 상황을 감안할 때 인상 필요성이 있다고 봤다. 단, 국민의 건보료 부담 여력 등을 함께 고려해 올해보다 0.1%포인트(p) 올리는 정도로 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앞서 국정기획위원회에 건보료율을 약 2% 안팎 인상하겠다고 보고했지만 이보다 낮은 1.48% 수준에서 인상 폭이 결정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건보 직장가입자가 본인 부담해야 하는 월평균 보험료는 올해 15만8천464원에서 내년 16만699원으로 2천235원 인상된다. 직장가입자는 소득에 따른 건보료를 회사와 절반씩 나눠 낸다. 세전 월 300만원 소득의 직장가입자를 기준으로 현재는 본인이 부담하는 건보료가 10만6천350원이지만,
								지난해 출생아 수가 9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가운데 출산 문화에서도 꾸준한 변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생아 100명 중 6명은 혼인 관계 밖에서 태어나면서 혼외 출생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흐름과 맞물려 평균 출산연령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지난해 33.7세로 높아졌다. 통계청은 27일 이런 내용의 '2024년 출생통계'를 발표했다. ◇ 지난해 출생아 23.8만명 중 1.4만명이 혼외…"긍정 인식 크게 증가"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8천300명으로 전년보다 8천300명(3.6%) 늘었다. 출생아 수 증가는 2015년 이후 9년 만이었다. 첫째아는 7천800명(5.6%), 둘째아는 1천500명(2.0%) 증가했고, 셋째아 이상은 1천명(-5.8%) 감소했다. 첫째아 비중은 61.3%로, 전년 대비 1.2%포인트(p) 증가했고, 둘째아 비중은 31.8%, 셋째아 이상의 비중은 6.8%로 각각 0.5%p, 0.7%p 감소했다. 법적 혼인관계에 따라 분류한 결과 혼외 출생아는 1만3천8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5.8%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혼인 외 출생아 비중은 2014년∼2017년까지 1.9%∼2.0% 수
								월별 태어난 아기가 1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분기 기준으로도 5분기째 '플러스'다. 출생아 증가율은 6월, 2분기, 상반기 모두 역대 가장 높았고, 이에 힘입어 상반기 누적 출생아는 12만명을 넘겼다. 저출생 상황이 바닥을 친 모습이지만 여전히 월별 출생아가 2만명에도 미치지 못해 인구는 자연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출생아 수는 1만9천953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1천709명(9.4%) 증가했다. 작년 7월부터 12개월째 늘고 있다. 통계청 박현정 인구동향과장은 "작년 1분기부터 이어진 혼인 증가, 30대 여성 인구 증가, 출산에 관한 긍정적 인식 변화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6월 출생아 수는 같은 달 기준으로 2021년 6월(2만1천504명)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다. 6월 기준 증가 폭은 2010년(1천906명) 이후 최대이며, 증가율로는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다. 2분기, 상반기로도 출생아 수는 증가 흐름이다. 올해 2분기(4∼6월) 태어난 아기는 6만979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4천157명(7.3%) 증가했다. 2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상반기(1
								시의적절한 치료로 막을 수 있는 사망률의 지역 간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백종헌 의원실이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2023년 치료 가능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충북(인구 10만명당 49.94명)으로 가장 낮은 지역인 울산(36.93명)보다 13.01명 많았다. 치료 가능 사망률은 의료적 지식과 기술을 고려할 때 치료가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진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조기 사망자의 비율을 가리킨다. 지역별로 보면 충북 외에도 인천(49.59명), 부산(49.47명), 강원(49.26명), 전북(48.14명), 경북(47.91명), 전남(47.57명), 충남(46.39명), 대구(45.86명), 제주(45.67명), 광주(45.54명) 등의 치료 가능 사망률이 17개 시도 산술평균(45.36명)보다 높았다. 울산, 서울(39.55명), 세종(40.98명), 대전(41.81명), 경기(42.32명), 경남(44.27명) 등은 상대적으로 치료 가능 사망률이 낮았다. 1위와 17위 시도 간 치료 가능 사망률 격차는 2019년 충북-서울 11.47명, 2020년 충북-세종 16.22명, 2021년 인
								정부가 계획한 대로 중증환자의 요양병원 간병비 본인부담률을 30%로 낮추려면 적어도 간병인 7만5천여명과 연간 2조원가량의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이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복지부는 간병비 본인부담률을 30%로 적용하면 연간 최소 1조9천770억원에서 최대 7조3천881억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봤다. 국정기획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의료 역량이 높은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간병비 본인부담률을 현재 100%에서 2030년에 30% 안팎으로 줄일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의료 중심 요양병원'(가칭)을 최대 500곳까지 단계적으로 늘리고, 표준 교육과정 및 이수제를 도입해 2030년까지 전문 간병인력을 10만명 양성한다는 방침이다. 간병비 급여화를 앞두고 현재 복지부에서 하고 있는 요양병원 간병지원 시범사업에서는 입원 환자 중 의료 필요도(최고도∼중도)와 간병 필요도가 모두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간병인 1인당 환자 4∼8명을 배치한다. 복지부는 2023년 12월 현재 의료 필요도 '고도' 이상인 환자 14만1천명, '중도' 이상인 환자 23만4천명을 각각 기준으로 삼
								동물의 살을 파먹는 '신세계 나사벌레'(New World Screwworm)의 인체감염 사례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NWS는 학명이 'Cochliomyia hominivorax'인 파리목(Diptera) 곤충의 유충이다. 성체가 가축·야생동물·사람 등 온혈동물의 피부에 알을 낳으면, 거기서 부화한 구더기 수백마리가 피부를 파먹어들어간다. 구더기가 날카로운 입으로 숙주의 피부를 파고드는 것이 마치 목재에 나사를 박는 것과 유사하다고 해서 '나사벌레'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런 '나사벌레 감염증'은 제때 치료되지 않으면 감염된 숙주의 사망을 유발할 수도 있다. NWS 감염증은 재작년부터 중앙아메리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으며 서서히 북상해 작년 말에는 멕시코에서도 발생했다. 이번에 미국에서 발견된 인간 환자는 과테말라에서 미국으로 입국했으며, 미국 메릴랜드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베스 톰슨 사우스다코타주 수의사 총장 겸 주 동물산업위원회 사무총장의 전언과 소고기산업 업계 단체인 '비프 얼라이언스'가 이달 20일에 축산업계 관계자 20여명에게 보낸 이메일 등을 취재 근거로 인용하면서, 이번 사례가 미
								"인류는 곧 비싼 기후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커피 가격은 8배 비싸지고, 생물자원이 줄어드니까 화장품도 비싸져 선크림 가격은 5배 상승하고, 온열질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니까 실손보험료는 3.5배 인상된다. 점점 늘어나는 기후 비용을 줄이는 건 기후 행동을 실천하는 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이달 11일부터 선보인 기후변화 관련 공익광고 내용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의미하는 '기후 비용' 개념을 도입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기후위기는 비싸다'라는 제목의 30초짜리 광고다. 광고에 적시한 비용의 산출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 광고 영상에는 '광고는 좋은데 사람들이 실천할까 싶기도 합니다' '기후위기는 개인의 실천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요. 정부와 기업이 나서서 실천해야죠'. '나라 책임을 개인한테 떠넘기고 있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누구나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 날씨를 체험하지만 누구도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행동에는 선뜻 나서길 꺼린다. 개인뿐 아니라 국가도 마찬가지다. 올여름 그야말로 살인적인 무더위는 그 끝을 알 수 없다. 8월이 며칠 남지 않았지만 폭염의 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다들 올해처럼 에어컨을 많이 켠 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