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모넬라균은 식중독의 원인균으로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사실은 장티푸스가 살모넬라균이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이다. 그 밖에도 살모넬라 속(屬)으로 분류되는 세균은 여러 종류가 있고, 이들 균이 일으키는 질병도 다양하다. 살모넬라균은 음식물과 함께 몸 안으로 들어가야 식중독을 일으키기 쉽다. 육류 등의 단백질이 위의 산성을 pH 6 정도로 낮춰 살모넬라균의 생존 환경이 좋아지는 것이다. 이런 살모넬라균이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면 무엇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원인균의 혈청형(serotype)을 가려내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살모넬라균의 혈청형은 수백 개에 달하고, 따로 세균 배양 시간이 필요한 기존의 PCR 검사법 등은 여러모로 불편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UNSW) 과학자들이, 적은 양의 DNA만 갖고 10분 이내에 살모넬라균의 혈청형을 식별하는 초간편 검사법을 개발했다. 이 대학의 란 루이 팅(Ruiting Lan) 교수팀은 29일 관련 논문을 국제학술지 '진단 분자생물학 저널(Journal of Molecular Diagnostics)'에 발표했다. 살모넬라균은 상한 음식물 샘플 등에 소량만 존재해, 아주 민감한 검사법을 쓰지 않는 한 분리가 어렵다. 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공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의 병원 두 곳에서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 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이 확인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과학지 '네이처'에 발간된 논문에 따르면 우한 인민병원과 증상이 약한 감염자를 치료하기 위해 설치한 우한의 또 다른 임시 병원 등 두 곳에서 지난 2~3월 에어로졸을 조사한 결과, 일부 장소에서 추출한 에어로졸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가 검출됐다. 연구진은 격리병동이나 병실같이 환기가 잘되는 공간에선 검출량이 적었으나 환기가 잘되지 않는 좁은 화장실에선 검출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좁고 밀폐된 공간을 피해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아울러 의료진이 보호장비를 벗는 공간에서도 에어로졸에서 RNA가 검출됐다며 방호복에 묻었던 바이러스가 떨어져 공기에 섞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병원이 청소 절차를 더욱 강화하자 이 수치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같은 연구 결과만으로 공기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판
모유 수유가 출산 후 산모의 당뇨병 발병을 줄이는 기전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와 분당서울대병원 장학철 교수 공동 연구팀이 모유 수유가 산모의 췌장 내 베타세포(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분비 세포)를 건강하게 만듦으로써 당뇨병 발병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여성의 평균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임신성 당뇨병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임신부의 10% 이상이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며, 그중 절반 넘게는 출산 후 당뇨병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유 수유가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지만,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임신성 당뇨병 산모 184명을 출산 후 3년 이상 추적 관찰해 모유 수유 산모(85명)의 췌장 내 베타세포 기능 개선을 확인했다. 수유 1시간 뒤 혈당 수치는 모유를 먹이지 않은 산모(99명) 그룹보다 평균 20㎎/㎗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유 수유를 한 산모들의 포도당 대사 능력 역시 수유를 하지 않은 산모에 비해 개선됐다. 모유 수유 중인 산모의 뇌하수체는 젖 분비를 자극하는 호르몬 '프로락틴'을 분비하는데, 프로락틴은 췌장
담배 연기에는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독성 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요크대 과학자들이 담배 연기의 독소가 방광 조직에 남긴 '변이 시그너처(mutational signature)'를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DNA 손상)는 발생 원인에 따라 고유한 특징을 보이는데 이를 '변이 시그너처'라고 한다. 이 발견은 특히 흡연이 방광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거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지금까진 방광암의 구체적인 원인을 잘 몰랐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흡연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염기 분석 결과, 담배 연기의 독소가 직접 유발하는 방광 세포의 DNA 손상은 그다지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담배의 독소가 다른 특정 효소의 DNA 훼손 작용을 촉진할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요크대 생물학과의 사이먼 베이커 박사팀은 29일 이런 내용의 논문을 유럽 비뇨기학회 저널 '유럽 비뇨기학(European Ur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배양한 인간의 방광 조직을 담배 연기의 독소에 노출해 DNA 손상을 일으킨 뒤 30억 개에 달하는 DNA 염기를 전수 분석해 '변이 시그너처'를 찾아냈다. 베이커
직장 스트레스가 말초동맥질환(PAD: peripheral artery disease)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말초동맥질환은 주로 팔, 다리 등 신체의 말초 부위로 들어가는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사지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해 발생하는 '팔다리 동맥경화'로 팔보다는 주로 다리에 발생한다. 걸을 때 나타나는 다리의 통증, 뻣뻣함, 경련 등 다리 근육의 불편이 겉으로 나타나는 흔한 증상이다. 심근경색, 뇌졸중 위험도 커진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의 카트리나 하이킬레 환경 의학 교수 연구팀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영국의 남녀 직장인 총 13만9천명(39~49세)이 대상이 된 11편의 연구 논문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ScienceDaily)가 28일 보도했다. 연구자들은 이들의 체중, 흡연, 음주, 운동, 당뇨병, 사회경제적 형편 조사와 함께 직장 관련 스트레스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한 뒤 평균 12.8년간의 병원 입원 치료 자료를 살펴봤다. 추적 관찰 기간에 이 중 667명(0.2~1.8%)이 병원에 입원, 말초동맥질환 치료를 받았다. 전체적인 분석 결과 직장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은 그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의 생물표지는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바소프레신(vasopressin) 결핍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소프레신은 뇌 시상하부의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지는 펩타이드 호르몬으로 부모의 보살핌, 친구 사이의 유대 관계 등 여러 형태의 사회적 기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사회신경과학연구 프로그램(Social Neurosciences Research Program) 실장 카렌 파커 교수 연구팀은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는 생후 1년이 되기 전인 영아기에 뇌척수액(CSF: cerebrospinal fluid)의 바소프레신 수치가 정상아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8일 보도했다. 뇌 감염 진단을 위해 913명의 영아로부터 채취해 검사에 사용하고 남아 냉동 보관되고 있는 뇌척수액 샘플을 이용, 바소프레신 수치를 측정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아이들 중 12세 이전에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11명)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뇌척수액의 바소프레신 수치가 상당히 낮았다. 바소프레신은 앞서 동물실험에서 포유동물의 사회적 행
파킨슨병은 중뇌 흑질의 도파민 분비 뉴런(신경세포)이 소멸해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팔과 다리의 떨림에서 시작해 신체 강직, 불안정한 자세 등의 증상으로 진행하다가 나중엔 누워서 지내는 상태까지 악화한다. 그런데 뇌의 뉴런뿐 아니라 장(腸)의 뉴런도 파킨슨병의 발생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병이 장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의학계의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의 파트리크 술리반 의료 전염병학 교수팀은 28일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에 발표했다. 인간의 신경계는 서로 기능이 다른 수백 개 유형의 세포들로 구성됐다. 여러 신경정신 질환의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려면 특정 질환이 생겼을 때 어떤 유형의 신경계 세포가 연관됐는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연구팀은 생쥐의 유전자 발현에 관한 연구 결과를 인간 유전학과 연계해, 다양한 뇌 질환별로 어떤 유형의 신경세포가 문제를 일으켰는지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도파민에 반응하는 뉴런(dopaminergic neurons)이 파킨슨병과 연관돼 있으리라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의 신경세포가 그렇
스테로이드는 생체 내에서 대개 신호 전달 물질로 작용한다. 테스토스테론, 안드로겐, 코르티솔 등의 호르몬과 덱사메타손 같은 약물을 포괄해 스테로이드의 기본 구조를 가진 모든 물질을 지칭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 호르몬 가운데 면역 반응, 혈압 조절, 신진대사 등에 널리 관여하는 대표 주자가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다. 염증과 자가면역질환 등에 많이 쓰이는 합성 스테로이드 약물은 대부분 코르티코스테로이드 계열이다. 면역계 기능을 억제하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제제를 고농도로 장기간 쓰면 감염에 취약해지는 건 물론이고 골다공증, 근육 약화, 당뇨병, 어린이 성장 부진 등의 부작용이 따른다. 그런데 이 합성 스테로이드 약물을 고농도로 오랫동안 사용하면 부신의 장기적인 기능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투여하면 부신에 세균이 감염했을 때 염증 반응이 심해져 부신 기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좌우 신장 위에 하나씩 있는 부신(adrenal gland)은 생명 유지에 매우 중요한 내분비 기관이다. 영국 브리스톨대 의대 연구진은 28일 이런 내용의 논문을 과학 저널 '뇌, 행동, 그리고 면역(Bra
암세포를 파괴하는 면역세포인 자연 살해 세포를 이용해 고형암에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포항공대(포스텍)는 화학과 김원종 교수 연구팀과 지아이셀이 공동연구를 통해 자연 살해 세포-암세포 면역 시냅스 형성을 이용한 고형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암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수술, 방사선 요법, 화학요법이 있다. 수술과 방사선 요법은 고형암 종양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그러나 남은 세포나 전이 세포 때문에 암이 재발할 우려가 크다. 남은 세포나 전이 세포는 항암제를 투여하는 화학요법으로 치료하지만 부작용으로 사용이 제한돼 있다. 그러나 몸에는 암세포를 정상 세포와 분별해 선택적으로 사멸을 유도하는 면역 체계가 있다. 항암 면역요법 가운데 면역세포인 자연 살해 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부작용이 낮고 혈액암에서 더 효과가 좋다. 하지만 혈액암 세포와 달리 덩어리 형태인 고형암에서는 침투력이 낮아 치료 효과가 떨어졌다. 연구팀은 자연 살해 세포가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기 위해 암세포 경계면에 면역 시냅스를 형성한 뒤 낮은 산성도를 지닌 과립을 방출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면역 시냅스 부근에 산성도가 급격히 감소하리란 가설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