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 사내는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그러더니 손에 쥔 분필로 바닥에 선을 그리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전진하는 그를 쫓아 한 어린이가 "할아버지 화이팅"을 연신 외쳤다. 퍼포먼스가 끝난 뒤 작가는 어린이 이름을 물어본 다음 '김아로가 응원했다'를 썼다. 지난 24일 원로작가 이건용(77)이 '달팽이 걸음'을 재연한 곳은 성동구 성수동의 어린이미술관인 헬로우뮤지움. 40년 전 상파울루비엔날레에서 처음 전개한 '달팽이 걸음'은 신체적 회화로 이름난 이건용의 대표작이다. 기행처럼 보일 수 있는 퍼포먼스가 어린이미술관에서 전개된 점이 이채롭다. 관람객 반응은 뜨겁다. 한 어린이는 이건용에게 "내 몸이 움직이는 것이 어떡해('어떻게'의 오기) 예술이 되요(돼요)?"라고 쓴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 어린이미술관 풍경이 달라졌다. 원래 어린이미술관은 대형 미술관에 딸린 '어린이 그림 전시관'에 가까웠다. 그러나 최근 수년 새 별도 공간과 조직을 갖추고 정책을 고민하는 미술관들이 많아졌다. 2007년 개관한 사립어린이미술관인 헬로우뮤지움이 그 선두에 있다. 헬로우뮤지움은 시각예술을 통한 놀이문화 확산과 동네미술관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워 연간 3
전북도는 맛의 고장임을 알리고 향토음식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제14회 전북음식문화대전을 31일부터 닷새간 전주월드컵경기장 만남의광장에서 연다. 행사는 요리 경연, 셰프와 명인을 초청하는 쿠킹클래스, 향토음식 전시관 운영 등으로 꾸민다. 같은 기간 열리는 제17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연계해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요리 경연은 향토음식과 창작 음식 부문으로 나눠 55팀이 경쟁을 펼친다. 성적 우수 팀은 수상인증 명패를 받는다. 쿠킹클래스는 셰프와 명인이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스토리가 있는 요리 강좌를 하는 자리다. 향토음식 전시관에서는 각 시·군 향토음식과 관광지를 소개하고 요리 경연 수상작을 선보인다.
서울시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도심 곳곳에서 '2019 서울 먹거리 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57개 기관이 참여해 총 43개 행사를 진행한다. 서울시는 28일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에서 '지구밥상 실천 서약식'을 열고 원산지 확인하기·과대포장 제품 구매하지 않기·음식 남기지 않고 공유하기 등 친환경 밥상을 만들기 위한 서약을 발표한다. 29일부터는 시청에서 서울식문화 심포지엄, 한식인문학 특강, 도시먹거리 국제콘퍼런스, 밀레니얼 세대와 함께하는 토크콘서트를 연이어 개최한다. 이밖에 한살림선언 30주년 기념행사, 2019 영양의 날 행사, 제7회 한식의날 대축제 등 시민단체 주최 행사가 도심 곳곳에서 펼쳐진다. 축제 기간 전후로는 가을김치 담그기, 일일 음식 여행, 청년층 식생활 개선 프로그램 등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세월호 참사 추모 시설이 들어설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가 대대적인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명소'로 탈바꿈을 준비 중이다. 안산시는 27일 "1998년 조성돼 상당수 시설이 노후화한 화랑유원지를 국비 248억원을 포함해 모두 289억원을 투입해 2022년 말 마무리를 목표로 리모델링한다"고 밝혔다. 전체 면적 61만8천175㎡ 규모의 화랑유원지 리모델링 사업은 ▲치유·회복(사업비 102억원) ▲지역 명소화(사업비 69억원) ▲오락·휴양(사업비 107억원)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된다. 우선 치유·회복 분야에서는 호수 경관 개선 사업과 시민 편의시설 확충, 쉼터 및 데크 산책로 조성 등이 진행된다. 지역 명소화 사업으로는 호수에 화려한 조명을 갖춘 음악분수가 설치되고, 공원 내에 휴게음식점이 조성되며, 호수 주변 산책로 조명이 개선된다. 오락 및 휴양 분야로는 테마놀이공간·숲놀이터 등 국내 최대 규모의 놀이 공간이 만들어지고, 테니스·풋살장 등 복합 체육시설이 들어서며 자전거 묘기를 펼칠 수 있는 X-게임장 등도 조성된다. 앞서 시는 이미 시 예산 41억원을 들여 다음 달 완공을 목표로 ▲야간경관조명 정비 ▲자작나무 숲 조성 ▲산책로 수목류 개선 ▲중심광장
등갈비, '빨간오뎅(어묵)' 등 충북 제천의 매운 음식을 관광객들에게 선보이는 축제가 벌어진다. 제천시는 오는 12월 20일부터 6일간 속칭 명동 갈비골목 일원에서 '2019 제천 핫 앤드 스파이시 푸드 페스티벌'을 벌이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많은 국민이 선호하는 매운 음식 관련 축제를 선점해 미식관광도시 제천을 널리 알리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 제천은 겨울철 혹한으로 유명한데, 맵고 얼큰한 음식으로 추위를 이기자는 취지도 있다. 시는 구도심 활성화와 함께 갈비골목을 음식특화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이 일대를 축제 장소로 결정했다. 매운 등갈비 등 고기류를 취급하는 일대 업소 10곳과 빨간오뎅·매운 돈가스 점포 판매소 등 모두 20개가량의 부스(식당)가 마련된다. 일부 업소는 별도의 매운 메뉴를 개발 중이다. 아이스크림, '달고나', 마카롱 등 단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디저트 구역도 운영된다. 시는 추억의 사진관, 인형 뽑기, 빨간오뎅 빨리 먹기, 크리스마스이브 EDM 파티 등 부대행사도 준비 중이다. 시는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지면 내년부터 전국의 매운 음식을 한데 모으는 축제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시는 또 과거 철도교통의 요충
1920년 6월 중국 지린성 투먼(圖們) 일대에서 독립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벌인 싸움인 봉오동전투에서 일본인 사망자가 1명에 불과하다는 일본 기록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상훈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는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가 지난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봉오동·청산리전투 학술대회에서 일본 측 전과 자료인 '봉오동부근전투상보'를 분석해 발표했다. 봉오동부근전투상보는 전투에 참여한 일본군 소좌 야스카와 사부로(安川三郞)가 1920년 6월 7∼19일 무렵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50쪽 분량 사료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본군 사망자는 1명이며, 부상자는 2명이다. 1920년 12월 25일에 나온 '독립신문'이 봉오동전투에 대해 일본군 전사자 157명, 부상자 300명이라고 밝힌 대목과 큰 차이가 난다. 이 교수는 발표문에서 "지금까지 봉오동부근전투상보 기록 자체에 대한 비판적 연구가 없었다"며 보고서 구성과 병력, 사상자 수 등 여러 면에서 의문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봉오동부근전투상보에서 6월 6일 오후 4∼7시에 하탄동(河灘洞)에 집결한 일본군 추격대 수를 합산하면 230명이지만, 그날 오후 9시 30분에 월강(越江)을 준비할 때 병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국립소록도병원은 병원 내 한센병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하는 국립 의학전문박물관(제1종)에 등록됐다고 21일 밝혔다.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을 기념해 2016년 5월 17일 개관한 한센병박물관은 소록도가 가진 역사적 가치 보존, 한센병에 대한 편견 해소, 소록도 사람들의 소통에 기여해왔다. 박물관은 영상문화센터와 수장고, 어린이도서관, 학예연구실과 '한센병, 인권, 삶, 국립소록도병원, 친구들'을 주제로 하는 상설전시실 등을 갖추고 한센병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인권의 소중함을 미래세대에게 전해왔다. 박물관은 의학전문박물관 등록을 계기로 '주제맞춤형 특화박물관', '미래지향적 인권박물관', '지역문화 기반박물관'으로 박물관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박형철 소록도병원 원장은 "소록도박물관이 소록도의 역사적 가치를 지키는 역사·문화·인권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12월을 시작으로 올해로 17년째 진행 중인 이 행사는 병원 설립 이념인 지역주민과의 나눔은 물론 지역 문화 발전, 출산 장려 등을 위해 열렸댜. 시민과 산모를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되며 매회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 공연으로 수준 높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 6시30분 병원 신관 2층 로비에서 열린 공연에서는 ‘앙상블 The울림’이 태교에 좋은 모차르트, 프란츠 단치, 차이콥스키의 곡을 오케스트라 연주로 선보였댜. ‘앙상블 The울림’은 독일, 프랑스, 미국 유명 음대 출신 연주자로 구성된 클래식 전문 연주 단체로 이들은 변주원 클라리넷 연주가와 김나현 바이올리니스트가 주축이 돼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Eine kleine Nachtmusik)’를 시작으로 공연을 이끌어 나갔다. ‘밤의 세레나데’를 뜻하는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는 모차르트의 13번 세레나데로 총 4악장으로 구성돼 있다. 1악장인 알레그로(Allegro)는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초반부에서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곡이라며 들려줄 정도로 대중에게 익숙하다. 2악장인 로만체(Romanze)는 전반적으로 A-B-A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현악
KBS가 그간 수신료를 방송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하면서 징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KBS는 법리 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KBS 국정감사에서 "KBS가 수상기 등록 없는 가구에서도 수신료를 징수한 것은 방송법 위반이고, 한국전력공사가 개인 동의 없이 KBS에 제공한 개인정보는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며 "잘못 징수된 수신료인 만큼 전액 몰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법 제64조는 '텔레비전 수상기(이하 수상기)를 소지한 자는 공사(KBS)에 수상기를 등록하고 수신료를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수상기 소지자의 등록신청 없이 수상기가 등록돼 수신료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윤 의원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상기 등록과 수신료 징수 업무를 위탁받은 한전도 "수상기 등록 절차가 전혀 마련되지 않았고, 수상기 등록업무 위탁을 받은 한전은 수상기 소지자에게 등록신청도 받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윤 의원은 KBS가 보유한 수상기 등록 대장에 기재된 개인정보 수집 과정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수상기 등록 대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