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유전자의 대표 격인 p53은 '유전체의 수호자'로 불린다. 그런데 각종 암에서 가장 흔하게 돌연변이가 발견되는 유전자도 p53이다. 암을 억제해야 할 유전자가 도리어 변이해 암을 일으키는 셈이다. p53과 같은 항암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켰을 때 그 기능을 복원하는 건 의학계의 오랜 관심사이고, 많은 과학자가 관련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전의 연구에선 가장 흔한 간암 유형인 간세포암의 약 36%, 비소세포 폐암의 약 68%에 p53 돌연변이가 생긴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하버드 의대의 브리검 여성병원 과학자들이, 합성한 나노입자 '전령 RNA(mRNA)'로, 돌연변이가 생긴 p53 유전자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복구된 p53은 특히 폐암과 간암 세포의 성장을 늦추고, 특정 항암 치료제에 대한 암세포의 반응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논문은 최근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실렸다. 이 병원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손상된 p53의 기능을 복원했을 때 성장이 느려지는 건, p53이 결핍됐던 폐암과 간암 세
유전자가 100%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도 자폐스텍트럼장애(ASD: 자폐증)가 발생했을 땐 증상의 중증도(severity)가 크게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학 의대 소아정신과 전문의 존 콘스탄티노 교수 연구팀이 ASD가 있거나 없는 일란성 쌍둥이 총 366쌍이 대상이 된 3편의 연구논문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28일 보도했다. 이 연구논문들은 임상의의 평가 또는 표준 설문지에 의한 부모의 평가를 바탕으로 ASD 일란성 쌍둥이 사이의 증상 중증도 차이를 비교한 것이다. 우선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이 ASD가 발생했을 때 나머지 한 명도 ASD가 나타날 가능성은 96%였다. 그러나 증상의 정도를 나타내는 중증도는 둘 사이에 크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ASD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서로의 중증도에 차이가 나는 이유에 기여하는 유전적 요인은 9%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유전적, 환경적 요인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판단했다. 일란성 쌍둥이는 DNA만 같은 것이 아니라 환경적 조건도 동일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유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원인이 밝혀진다면 ASD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 백신은 연령에 따라 2~3회 접종하게 돼 있다. 15세 이전에 맞았을 때는 6~12개월 후 추가 접종을, 16~26세 사이에 맞았을 때는 30~60일 후 2차 추가 접종과 6개월 후 3차 추가 접종을 하게 된다. 그런데 1회만 맞은 경우도 2~3회 맞았을 때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 보건대학원 보건 서비스 연구센터(Center for Health Service Research)의 아시시 데시무크 교수 연구팀이 2009~2016년 사이에 전국보건영양조사(NHANES) 참가 여성 1천600여 명(18~26세)의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8일 보도했다. 참가자 중 100여명은 HPV 백신을 1회, 125명은 2회, 약 400명은 3회 맞았다. 이 중 백신을 한 번만 맞은 여성도 HPV 감염률이 맞지 않은 여성에 비해 '현저히' 낮았고 2회 또는 3회 맞은 여성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그러나 HPV 접종은 참가 여성들이 스스로 보고한 것이고 접종 연령을 추적 조사한 것
보통 자폐증으로 통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과학자들의 일반적 추론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작용하리라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른바 '드보노(de novo) 돌연변이'와 연관된 ASD 사례가 상당수 보고된다. 이는 부모의 DNA에서 유전되지 않았는데도 자녀에게 나타나는 돌연변이를 말한다. 아버지의 정자에서만 발견되는 드보노 돌연변이를 검사해, 미래에 자녀에게 닥칠 ASD 발병 위험을 정확히 예측하는 진단법을,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의대 등의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관련 논문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렸다. UCSD가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최근 연구에선 ASD의 10~30%가 드노보 돌연변이와 관련된 것으로 보고됐다. 논문의 공동 수석저자인 UCSD 의대의 조너선 스밧 교수는 "어린이 59명 중 한 명꼴로 자폐증이 오는데 이 중 상당수가 드노보 DNA 변이에서 비롯된다"라면서 "일부 드노보 돌연변이를 아버지까지 역추적해, 미래의 자녀한테 같은 돌연변이가 생길 위험을 평
폐경 후 마그네슘 섭취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혈관인 관상동맥 질환(CHD: coronary heart disease)과 심장이 예고 없이 멎어버리는 급성 심장사(SCD: sudden cardiac death)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브라운대학 의대 가정의학과의 찰스 이튼 교수 연구팀이 폐경 여성 15만3천569명(50~79세)을 대상으로 10.5년에 걸쳐 진행한 추적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AFP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식품 섭취빈도 설문조사(FFQ: food frequency questionnaire)를 통해 마그네슘 섭취량과 CHD, SCD 발생률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마그네슘 섭취량이 많을수록 CHD, SCD 위험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하루 마그네슘 섭취량이 가장 적은(189mg) 그룹은 CHD, SCD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이 결과는 연령 등 교란변수(confounding factor)들을 고려한 것이다. 마그네슘은 심장 전기생리학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세포 내와 세포 외 마그네슘은 심장의 이온(칼슘, 칼륨) 통로에 영향을 미친다. SCD는 심장이 예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 세포에서 특정한 유형의 '칼슘 채널(calcium channel)'이 당뇨병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과학자들이 찾아냈다. CaV3.1이라는 이 칼슘 채널을 선별적으로 차단하면, 당뇨병의 새로운 치료 전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한다. 관련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실렸다. 카롤린스카 의대가 23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 세포에선 CaV3.1 채널의 역할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당뇨병이 생기는 것에 맞춰 CaV3.1 칼슘 채널은 활동 항진 상태로 변한다. 하지만 이 칼슘 채널의 과도한 활성화가 당뇨병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는 단언할 수 없었다. 일종의 세포막 단백질인 칼슘 채널은 막 전위에 따라 열리고 닫혀, 칼슘 이온이 세포 안팎으로 투과하는 통로가 된다. 그런데 CaV3.1 채널이 당뇨병 발생에 직접 관여한다는 게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이 채널의 활성도가 높아지면 너무 많은 칼슘이 베타 세포 안으로 유입해, '토세포(吐細胞) 작용'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유전적 발현에 이상을
편두통의 표준 치료제인 트립탄이 듣지 않는 편두통에 효과가 있는 새로운 경구용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 신약은 미국의 앨러간(Allergan) 제약회사가 개발한 우브로게판트[제품명: 우브렐비(Ubrelvy)]로 기존의 편두통 치료제인 트립탄이 듣지 않거나 부작용 때문에 복용할 수 없는 편두통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FDA가 밝힌 것으로 CNN 뉴스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24일 전했다. 우브렐비는 전조증상(aura)이 있거나 없거나에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급성 편두통 치료제로 편두통이 발작한 직후에만 투여할 수 있으며 편두통 예방 효과는 없다고 FDA는 밝혔다. 편두통의 약 25%는 두통 발작이 시작되기에 앞서 번쩍이는 빛이 보이거나 시야가 흐려지거나 암점(blind spot)이 보이거나 팔·다리가 쑤시는 등의 전조증상이 나타난다. 우브렐비는 편두통 발작 때 삼차 신경(trigeminal nerve)이 방출하는 단백질인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CGRP: 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를 억제하는 경구 치료제이다. 같은 계열의 주사제 3종류가 작년 FDA 승인을 받아 시장에 나와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한 '4세대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국내 연구팀이 주도한 임상시험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혈액병원장) 연구팀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11개국의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141명에게 노바티스사가 개발한 4세대 표적항암제 '애시미닙'을 복용시키는 임상1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 치료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뛰어난 안전성과 효능이 관찰됐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임상은 노바티스사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논문은 의학 분야 최고 학술지로 꼽히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 최신호에 발표됐다. 다국적제약사의 초기 임상 연구를 국내 의학자가 주도하고, 논문을 NEJM에 게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은 2001년 세계 첫 표적항암제인 이매티닙(글리벡)이 개발되면서 생존 기간이 획기적으로 늘어났고, 불치병에서 관리가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변화했다. 하지만 글리벡에 내성이 생긴 환자가 증가하는 문제는 다사티닙(스프라이셀), 닐로티닙(타시그나), 라도티닙(슈펙트), 보수티닙(보슬립) 등 2세대 표적항암제에서도 한계가 명확했다. 최근에는 1·2세대
심하면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는 '당뇨발'(당뇨병성 족부궤양)을 치료할 수 있는 새 치료제가 개발됐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의대 피부과 전문의 뱁 셔길 박사 연구팀은 '당뇨발'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혈소판 농축 혈장(platelet rich plasma)에 다른 물질을 섞어 만든 젤(gel)이 '당뇨발'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이 젤은 치료가 어려운 '당뇨발' 환자 약 130명을 대상으로 13주 동안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기존의 치료법보다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환자들은 상처의 크기가 4~6cm였다. 이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첫 15일 동안은 일주일에 두 번, 그다음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 이 젤을 상처에 바르고 대조군은 기존의 치료만 계속했다. 그 결과 젤 그룹은 상처가 48% 회복된 데 비해 대조군은 30%에 그쳤다. 연구팀은 먼저 환자들로부터 혈액 20mL(1.5 테이블스푼)를 채취해 1분 동안 원심분리기에 돌려 혈액의 다른 성분들은 걸러내고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을 만들었다. 혈소판 농축 혈장은 혈액 응고에 중요하지만, 상처 치유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