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 백신, 임상시험서 일부 효과 입증

 실험단계에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백신(AADvac1)이 2상 임상시험에서 뇌 신경세포의 독성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와 함께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변형 타우 단백질을 크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 공간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plaque)하거나 엉키면서(tangle)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선(線) 모양으로 이루어진 복합체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단순히 선형의 사슬 형태에 머무르지 않고 개개의 단백질에 고유한 모양으로 접힌 형태로 존재한다. 이를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이라고 한다.

 이 백신을 개발한 슬로바키아의 생명공학 회사 액손 뉴로사이언스(Axon Neuroscience)는 이 백신이 투여된 경증 치매 환자들은 뇌 신경세포의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엉키기 전에 이들을 공격하는 항체를 만들어냈다고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5일 전했다.

 2상 임상시험은 유럽 8개국의 경증 치매 환자 196명을 대상으로 2년에 걸쳐 진행됐다. 이들은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뉘어 117명에게는 백신(총 11회), 79명에게는 위약(placebo)이 투여됐다.

 백신은 40μg을 매달 1회씩 6번 피하 접종하고 이후 3개월에 한 번씩 5회 추가 접종했다. 항체 형성률은 첫 6회 접종 후 96.5%, 전체적으로는 98.3%를 기록했다.

 백신이 투여된 환자들은 거의 전부 타우 항체가 형성되고 잘못 접힌 타우 단백질이 58%나 줄어들었다고 액손 뉴로사이언스 사의 선임 임상연구원 페트르 노바크 박사는 밝혔다.

 그러나 이들의 사고-추론-기억력 테스트 성적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이는 임상시험 참가자 중 임상적으로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이 적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노바크 박사는 설명했다.

 임상적 치매 진단을 받은 소그룹은 표준 테스트에서 뇌 기능이 다소 개선됐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들은 또 뇌 기능 저하 속도가 약 30% 지연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특히 임상시험 참가자 중 3분의 1은 애초에 비정상 타우 단백질 수치가 낮아 이 백신이 타우 병증(tau pathology)의 진행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었는지를 평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노바크 박사는 말했다.

 타우 병증은 타우 단백질이 잘못된 접힘으로 비정상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발생하는 신경 퇴행 질환들을 말한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알츠하이머 치매이고 이 밖에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다운증후군, 진행성 핵상 마비 (PSP) 등이 있다.

 액손사는 타우 병증이 나타나고 정식 치매 진단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3상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 심의를 신청할 것이라고 노바크 박사는 밝혔다.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Alzheimer's Association)의 레베카 에델마이어 박사는 3상 임상시험은 이 백신의 안전성, 내약성만이 아니라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관찰할 수 있도록 올바른 치매 생물 표지를 지닌 환자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은 면역체계의 힘을 빌려 치매를 치료하는 것인 만큼 뇌로 쉽게 들어갈 수 있고 뇌의 특정 부위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 개발의 어려움을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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