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소담이 수술한 ''갑상선 유두암'…정말 '착한암' 일까?

 영화 '기생충'에서 제시카 역을 맡았던 배우 박소담(30) 씨가 최근 정기 건강검진 중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마쳤습니다.

 박 씨의 진단명은 '갑상선(갑상샘) 유두암'으로 우리 몸의 대사와 체온조절을 담당하는 갑상선에 생긴 암의 일종입니다.

 갑상선암은 암세포 성숙도(분화도)에 따라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등으로 나뉘는데요.

 이 중 유두암은 우리나라 갑상선암의 97% 이상을 차지할 만큼 흔한 암. 이름 때문에 가슴까지 암이 퍼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암세포가 증식하는 양상이 유두 돌기 모양과 비슷해 붙여진 명칭입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집계된 국내 갑상선암은 2만 8천여 건으로 전체 암 중 발생 건수 2위(11.8%)에 올랐고, 여성 환자가 남성에 비해 3배 정도 많았습니다.

 과거 갑상선암은 40대 이상 중년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근래 성별을 막론하고 박 씨와 같은 30대는 물론 20대 이하 연령층에서 진단받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과도한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노출, 요오드 과잉섭취 등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갑상선 유두암은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평소 모르고 지내다가 박 씨의 경우처럼 건강검진 과정에서 찾아내는 일이 비일비재한데요.

 음식을 삼킬 때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목젖 아래 뭔가가 튀어나온 것 같고 갑자기 목소리가 달라졌다면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갑상선암은 5년 생존율이 100% 가까이 달하고 진행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사실 때문에 '착한 암', '거북이 암'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이 표현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재발률이 10∼20%에 이르는 등 예후가 마냥 좋은 것도 아닌데다 암의 크기가 작아도 발생 위치, 전이 양상 등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급선무인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암세포가 기도를 침범해 성대를 절제하게 되면 목소리를 잃을 수 있고, 폐나 뼈로 전이되면 사망할 우려도 있는데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

 김경진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 이후 자신의 병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는 젊은 환자들이 꽤 있는데, 갑상선암도 암"이라며 "크기가 1㎝ 미만으로 작아 보여도 임파선 전이가 동반된 케이스가 적지 않다"고 짚었습니다.

 강상욱 연세암병원 갑상선암센터 교수는 "부분절제술이 가능한 초기가 지나면 갑상선 전부를 떼어내야 해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갑상선기능저하증 같은 합병증은 물론 재발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는데요.

 절개 범위가 넓어질수록 흉터가 크게 남는 것은 물론 그 부위가 주변 조직이나 기관에 유착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갑상선 혹(결절) 중 약 5%는 훗날 암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발견 후 5년까진 1∼2년에 한 번 초음파 검사를 통해 관찰하는 것이 현명하죠.

 갑상선암은 유전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다른 암에 비해 크다고 알려진 만큼 가족력 보유자는 더욱 주의가 요구되는데요.

 또한, 어린 시절 목 주위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거나 방사선에 과다 노출된 경험이 있다면 신경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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