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검사로 수술 후 섬망 예측…아밀로이드베타 많으면 위험"

용인효자병원 곽용태 박사 "Aβ올리고머-섬망 연관성 확인"

 전신마취 수술을 받는 고령 환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가 수술 후 섬망(POD : Postoperative Delirium)이다.

 국내 연구진이 혈액검사로 수술 후 섬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용인효자병원 신경과 곽용태 박사와 순천향대 천안병원 양영순 교수팀은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고령 환자에 대한 연구에서 치매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MDS-OAβ) 혈중 수치가 높으면 수술 후 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POD는 입원 기간 증가, 합병증 발생, 사망률 상승, 장기 요양 필요성 증가 등으로 이어지는 막대한 비용 유발 질환으로, 미국에서는 POD로 인한 추가 발생 의료비가 연간 44조원(329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다양한 종류의 전신마취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고령 환자 104명을 대상으로 수술 직후 혈액을 채취해 검사하고 3일간 섬망 발생 여부를 관찰했다.

 이들은 수술 전에는 모두 치매 징후가 전혀 없었다.

 혈액검사에서 치매의 생체표지인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OAβ)를 측정했으며, POD 증세를 보인 31명과 POD가 없었던 31명을 알츠하이머병 유전자(APOE4) 영향을 고려해 비교했다.

 그 결과 섬망 발생 환자들은 혈중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의 수치가 섬망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으며, 수치가 높을수록 섬망 증상도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수술 후 섬망이 치매와 유사한 병리적 경로와 연관돼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아밀로이드 베타 올리고머를 통해 POD 발생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 예방전략을 세울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신마취 수술 전에 환자의 섬망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면, 수술 방식을 변경할 수도 있고 의료진이나 가족이 수술 후 회복기나 돌봄 시 대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더 큰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다기관 연구와 POD 고위험군 대상 예방 치료 연구, 인공지능(AI) 기반 진단 알고리즘 개발 등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다.

 곽용태 박사는 "수술 후 섬망은 치매 진행과도 관련된 중요한 신경정신과적 합병증이지만 예측할 방법은 전혀 없었다"며 "혈액검사 하나로 섬망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면 의료계와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효자병원 곽용태 박사(왼쪽)와 순천향대 천안병원 양영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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