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수면, 깨달음 '유레카 순간'으로 이어질 가능성 높다"

獨 연구팀 "과제수행 실험서 깊은 수면-문제 해결 연관성 확인"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 사람에게 '한잠 자고 생각하라'고 조언하는 것은 효과가 있을까?

 낮잠과 통찰력 테스트를 결합한 실험에서 깊은 잠을 잔 사람이 깨달음을 얻는 '아하!' 순간을 경험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독일 함부르크대 니콜라스 슈크 교수팀은 27일 과학 저널 PLOS 생물학(PLOS Biology)에서 90명을 대상으로 과제 수행 실험을 하면서 중간에 20분간 낮잠을 자게 한 결과 잠을 더 깊게 잔 사람들의 수행 성과가 더 크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람들은 풀리지 않는 문제에 직면해 오래 고민하다가도 갑자기 소위 '유레카'(eureka) 순간을 경험하면서 통찰이나 돌파구를 얻기도 한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문제를 푸는 도중 수면이 어떻게 통찰로 이어지는지 밝혀내기 위해 18~35세 성인 90명을 대상으로 단순하지만 통찰이 필요한 컴퓨터 키보드 조작 과제와 낮잠을 결합한 실험을 했다.

컴퓨터 키보드 조작 과제와 낮잠을 결합한 실험

 실험은 화면에 보이는 점들의 움직임 방향에 따라 키보드를 누르는 것으로 중요한 규칙이 숨겨져 있다.

 움직임이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 대각선 방향이면 X키를,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 대각선 방향이면 M을 눌러야 한다.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이 실험이 단순히 키보드를 이용해 점들의 움직임에 반응을 보이는 과제라고만 설명했다.

 이는 참가자가 과제를 하면서 스스로 규칙을 깨닫게 되는지 보려는 것이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먼저 이 실험을 4세트 하게 한 다음 20분간 낮잠을 자게 하면서 뇌파검사(EEG) 장치를 연결해 수면의 깊이를 측정했다. 이어 잠에서 깬 다음 같은 실험을 다시 하도록 했다.

 그 결과 참가자 70.6%가 '아하!' 순간을 경험해 숨겨진 규칙을 깨달았으며 낮잠을 잔 후 성과가 모두 향상됐다.

 하지만 낮잠에서 경험한 수면의 깊이에 따라 향상 정도가 큰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깊은 수면의 첫 단계인 N2 수면에 도달한 참가자는 85.7%가 규칙을 깨달은 반면, N1의 얕은 단계 수면에 머문 참가자는 63.6%, 잠들지 않고 깨어 있었던 참가자는 55.5%만이 규칙을 깨달았다.

 또 EEG 패턴 분석 결과, 깊은 수면과 관련된 뇌파 특성인 가파른 스펙트럼 기울기를 보인 사람일수록 '아하!' 순간을 경험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제1 저자인 아니카 뢰베 연구원(박사과정)은 "이는 선잠을 넘어 깊은 수면에 빠지는 게 특정 유형 과제에 대한 통찰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는 그런 현상 뒤에 어떤 과정이 있는지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슈크 교수는 "짧은 수면이 사람들이 전에 보지 못했던 통찰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정말 흥미롭다"며 "다음 중요한 질문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인데 이 연구에 확인된 EEG 스펙트럼 기울기가 단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출처 : PLOS Biology, Anika Löwe et al., 'N2 sleep promotes the occurrence of 'aha' moments in a perceptual insight task', https://plos.io/4jc8ekm

http://dx.doi.org/10.1371/journal.pbio.3003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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