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화학물질·미세먼지에서 살아남기

 ◇ 미세플라스틱의 습격

 지난 2018년 8월부터 커피전문점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 사용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정부 정책이 시행됐다. 조금 불편해지기는 했지만, 필자는 굉장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환경문제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미세플라스틱이다. 미세플라스틱은 말 그대로 아주 작은, 미세한 플라스틱을 말한다. 미세함의 기준에 대해서는 공통된 정의가 없으나 대개는 직경 5밀리미터 이하로 규정한다.

 미세플라스틱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것은 아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도 무수히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치약, 세정제, 화장품 등 각종 제품 속에 이미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들어 있다.

 그러면 미세플라스틱이 왜 갑자기 주목받게 된 것일까?

 그것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바다로 흘러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 여러분 중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을 다룬 다큐멘터리나 바지락, 굴 등 조개류 섭취를 통해 한 사람이 매년 212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다는 내용의 뉴스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직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갯지렁이, 홍합 등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해양생물의 경우 소화관이 물리적 손상을 입거나 막혀버리기도 하고, 플라스틱 성분의 화학물질이 내장으로 녹아 나오거나 장기로 흡수돼 농축된다는 보고가 있다.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소비 증가에 의해 미세플라스틱 검출량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하니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해양생태계가 파괴되고 인류의 건강이 위협받는 것은 시간문제가 됐다.

 인체에도 악영향을 끼치는데, 지금까지 보고된 바로는 간, 신경계, 신장의 손상을 일으키거나 암을 유발하는 문제 등이 있다.

 그렇다면 미세플라스틱은 왜, 어떻게 생기는 걸까? 미세플라스틱의 발생원으로 의심되는 것은 첫째로 공업용 연마제나 각질 제거용 세안 제품, 치약, 화장품 등 애초에 잘게 쪼개져 있던 1차 미세플라스틱이다.

 이것이 하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큰 크기의 플라스틱 제품이 파도와 자외선에 의해 작은 조각으로 쪼개져 만들어진 2차 미세플라스틱이 있다.

 이외에, 가정에서 옷을 세탁할 때 천에서 분리된 합성섬유가 하수도로 유입돼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인체에 유입되는 치명적인 화학물질

 그렇다면 이런 화학물질들이 어떻게 우리 몸으로 들어와서 해를 입힐까?

 해로운 화학물질이 인체로 들어오는 경로를 세 가지로 나누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폐, 즉  호흡을 통해서 들어오는 화학물질이 있다. 그다음에 입이나 코를 통해, 혹은 음식물을 섭취해서 소화기관을 통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피부를 통해 들어오기도 하는데, 우리가 화학물질과 가장 많이 접하는 경로는 사실 피부다. 피부로는 알게 모르게 수많은 화학물질과 접촉을 한다. 피부를 통해 들어오는 화학물질은 정말 많다.

 세안제·티슈·물티슈 등의 위생용품이나 선크림·향수를 포함한 각종 화장품, 주방세제·욕실 세제 등 각종 청소용품, 섬유 및 의류 이외 다수의 화학물질이 있다.

 독자 여러분이 입고 있는 옷부터 매일 사용하는 생활용품까지 모든 게 다 화학물질이다.

 그러나 피부는 화학물질을 잘 통과시키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화학물질 흡수가 잘 일어나는 곳은 아니다.

 그래도 일부 화학물질은 흡수돼 혈액으로 이동하기도 해서 알레르기, 아토피, 피부암 등 여러 가지 국소 및 전신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제학과 의생명과학전공 초빙석좌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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