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량의 커피가 여성의 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사라 마다비 박사 연구팀은 여성 4만7천513명의 데이터를 3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커피를 통해 카페인을 섭취한 여성은 '건강하게 늙을' 확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노화'는 암, 뇌졸중, 제2형 당뇨 등 11개 만성질환에 걸리지 않고 인지 장애 없이 정신 건강이 양호하며 신체 기능도 정상인 경우로 정의했다. 연구팀은 미국 보건당국과 학계가 미국의 여성 간호사를 대상으로 장기간 진행 중인 '간호사건강연구'(NHS)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 연구의 대상자인 간호사들은 1984년부터 식생활, 생활방식, 건강 상태를 묻는 설문에 주기적으로 성실하게 응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건강한 노화'의 기준을 모두 충족한 대상자는 3천706명이었다. 이들의 생활 습관을 살펴보니 커피로 하루 평균 카페인 315㎎을 섭취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 정도 카페인은 작은 커피잔으로는 3잔 정도 분량에 해당한다. 한국 사람들이 자주 마시는 '톨사이즈 아메리카노'(카페인 150㎎ 함유)로는 2잔 정도다. 연구팀은 중장년 여성이 '작은 잔' 기준으로 커피 한 잔을
국내 결핵 환자 10명 중 4∼5명꼴로 질환이 가계에 큰 경제적 부담을 주는 '재난적 비용'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지원으로 의료비 자체는 부담이 적었지만, 영양 보충을 위한 식품 구매 등 '직접 비(非)의료 비용'과 질병으로 인한 '소득 상실'이 재난적 비용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결핵 환자 절반 가까이 '재난적 비용' 경험… 주범은 '숨겨진 비용' 4일 고려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질병관리청의 연구용역사업으로 수행한 '결핵으로 인한 재난적 비용 추계 관련 연구(2025)' 보고서에 따르면, 약제 감수성 결핵 환자의 41.4%, 다제내성/리팜핀 내성 결핵 환자의 52.9%가 재난적 비용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난적 비용이란 특정 질환으로 인해 지출하는 비용이 가구 연간 소득의 20%를 초과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전 세계 평균(47∼54.9%)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의료비 본인 부담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결과다. 연구팀은 국내 결핵 환자가 실제 부담하는 비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재난적 비용 발생률과 그 원인을 규명하고자 약제 감수성 결핵 환자 133명과 다제내성/리팜
우울·불안감을 느끼는 노인의 치매 위험도가 무증상군보다 유의미하게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북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종일 교수 연구팀은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노인정신의학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러한 결론을 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뇌 영상 선도연구(ADNI) 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1천472명의 경도인지장애(MCI) 및 경증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를 최대 5년간 추적 관찰해 결과를 도출했다. 분석 결과 정신행동증상이 거의 없는 '무증상군'과 우울·불안·무감동 등을 가진 '무감동·정서증상군', 다양한 정신행동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복합증상군' 중 무감동·정서증상군이 전체 환자의 40%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특히 이 집단은 기억력 저하 속도가 가장 빨랐고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가는 진행 위험이 무증상군보다 약 1.4배 높았다. 이 연구는 생물학적 정신의학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 학술지인 'Biological Psychiatry'(IF 9.6) 6월호에 실린다. 박종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정신행동증상이 단순한 동반 증상이 아니라 치매로의 진행을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라며 "특히 우
우리나라 청소년 3명 중 1명꼴로 하나 이상의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림의대 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유훈 교수 연구팀은 질병관리청의 제5차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3∼18세 청소년 1천63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체 청소년의 알레르기질환(알레르기비염·아토피피부염·천식) 유병률과 함께 환경적(거주지·주택유형·가구수·경제수준 등), 건강행동적(비만·예방접종·흡연·음주·수면시간·신체활동 등), 심리사회적(스트레스·자살 고민·우울경험·정신건강상담 경험·자가 건강평가 등) 영향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분석 결과 연구 대상 청소년 중 35.8%(584명)가 하나 이상의 알레르기질환을 앓고 있었다. 질환별로는 알레르기비염이 23%(374명)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아토피피부염 11%(183명), 천식 10%(159명) 순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여성보다 알레르기비염에 걸릴 위험이 39% 높았지만, 아토피피부염에 걸릴 위험은 여성이 남성보다 30%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부족한 수면은 청소년기 알레르기질환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었다. 알레르기질환을 가진 청소년 중 하루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판매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 파트너사를 거치는 것보다 초기 비용은 더 많이 들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직판이 수익 증대에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직판 체제를 구축했다. 기존 스페인 유통 파트너사 '컨파마'와 협의를 거쳐 현지법인 주도의 직판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스위스 제약 유통사 '아이콘'을 인수하며 현지 직판에 착수했다. 셀트리온은 2020년 '램시마'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전 제품에 대한 판매 방식을 직판으로 전환했다. 2023년에는 미국 시장 판매 구조도 직판 형태로 바꿨다. 이 회사는 최근 분기 보고서에서 직판에 대해 "각 국가 내 영업활동을 강화하고 다년간 쌓은 시장 경험 및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태훈 셀트리온 유럽본부장도 최근 셀트리온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럽 법인의 성장 배경으로 '직판을 통한 소통'을 지목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는 미국 직판 플랫폼을 기반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엑스코프리 미
국가독성과학연구소 가민한 박사 연구팀은 유해 물질인 '과불화옥탄산'(PFOA)이 뇌 신경 염증을 일으키는 기제를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과불화옥탄산은 주방용품, 섬유, 식품 포장재, 소화기 거품 등에 널리 사용되는 과불화화합물(PFAS) 계열 물질로,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잔류해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과불화옥탄산이 신경 염증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으나, 구체적인 작용 원리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PFOA를 뇌 속 별세포(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에 노출하면 소포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소포체는 단백질의 합성과 수송이 이뤄지는 세포 소기관으로,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잘못 접힌 단백질이 쌓여 세포에 부담을 주게 된다. 이와 함께 자가포식(세포가 자신의 일부를 분해하는 과정) 작용이 발생하며 별세포의 과활성화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포식은 손상·노후 세포를 분해·재활용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게 활성화될 경우 오히려 염증 반응을 악화시킬 수 있다. 과불화옥탄산에서 소포체 스트레스, 자가포식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별세포의 과활성 상태를 억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아주대는 워싱턴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백혈구의 일종인 T세포가 장내의 면역 환경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분석법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아주대에 따르면 T세포는 인체 면역계에서 가장 중추가 되는 세포로, 장내 미세환경의 잠재적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여러 가지 항원이 뒤섞여 있는 장내 면역 환경에서 T세포의 항원 특이성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규명하는 기초 연구는 각종 질병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개별 T세포에 대한 연구가 한정적으로 진행됐을 뿐 전반적인 메커니즘에 대한 규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아주대 생명과학과 이재우 교수와 워싱턴대 공동 연구팀은 생쥐의 장내 T세포 수용체(T cell receptor, TCR)에 주목해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TCR이 자기 항원, 음식물 항원, 미생물 유래 항원 중 어떤 항원에 의존적인지에 따라 분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감염균은 없고 음식물 및 공생 미생물 유래의 항원이 존재하는 상태, 전자의 환경에서 장내 미생물을 제거한 무균 상태, 이에 더해 음식물 항원까지 배제한 무항원 상태 등 3가지 조건에서 생쥐를 각각 사육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각 생쥐
정부가 육아휴직, 유산·사산휴가, 혼외자, 외조·내조 등 결혼과 출산, 육아 등과 관련한 부정적 인 식이나 편견을 줄 수 있는 용어 바꾸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결혼·출산·육아 관련 용어들을 검토해 법령용어 34개와 생활용어 13개 등 총 47개를 정비 대상 용어로 발굴했다고 3일 밝혔다. 육아휴직, 경력단절여성 등 일부 용어들이 직장 내 '눈치 문화'나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의견이 간담회 등을 통해 꾸준히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제13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통해 정비 계획이 발표됐다. 47개 용어 중 32개에 대해서는 대안 용어를 마련했다. 가령 남녀고용평등법 등에 쓰이는 용어인 '육아휴직'은 '쉬고 온다'는 어감이 부정적 인식을 주면서 제도 활용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육아집중기간', '육아몰입기간', '아이돌봄기간'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상실 경험을 상기시킬 수 있는 '유산·사산휴가'는 '회복휴가'나 '마음돌봄휴가'로, 사회적 낙인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경력단절여성'은 '경력보유여성', '경력이음여성' 등으로 교체를 제안했다. 또 민법 등에 등장하는 '혼외자'라는 용어는 '정상 가정'에
지난해 말 국가병원체자원은행에 등재된 세균, 바이러스 등 병원체 자원이 2020년 대비 약 3배 규모로 늘어난 8천626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병원체자원의 수집·관리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2025년 병원체자원관리 시행계획'을 수립했다며 이 같은 수치를 최근 공개했다. 병원체자원이란 보건의료 연구나 산업을 위해 실제적 혹은 잠재적인 가치가 있는 자원 등을 뜻한다. 인간에게 감염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곰팡이 같은 진균, 바이러스 등이다. 이번 시행계획은 질병청이 지난 2021년 국내 병원체자원의 주권 확보와 활용 촉진을 위해 수립한 '제1차 병원체자원관리종합계획'(2021∼2025년)을 마무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질병청은 올해까지 병원체자원 1만3천주를 등재하고, 연간 4천주를 분양한다는 목표로 종합계획을 만들었고, 매년 시행계획을 발표해왔다. 종합계획 수립·시행에 따라 국가 병원체자원 보존·관리목록 자원은 2020년 약 3천주에서 지난해 말 기준 8천626주로 1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간 자원 분양 건수는 1천400주에서 2천948주로 111% 늘었다. 질병청은 올해 시행계획에서도 유용한 병원체자원을 확보하고 보존·관리하는 역량을 제고하는 데 집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BMI)에 관한 기준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BMI 기준에 대한 지적이 한국에서만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2013년에는 미국 국가보건통계청(NCHS) 연구팀이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288만 명의 비만도와 27만 건의 사망 사례를 비교한 논문을 실었는데, 미국에서도 국제 기준으로 정상체중(BMI 18.5∼24.9)인 사람보다 과체중(BMI 25∼29.9)인 사람의 사망률이 6% 낮다고 나왔다. 가벼운 비만자(BMI 30∼34.9)도 정상체중인 사람과 사망률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사망률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는 중·고도 비만인 경우였다고 한다. 앞으로 국제 체중 기준 자체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 같다. 이처럼 체중은 각종 질병의 발병이나 수명과 긴밀히 연관된다. 그렇지만 체중 조절이 모두에게 쉬운 과제는 아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현대인은 1970년대와 비교했을 때 체중이 10% 정도 늘었다고 한다. 섭취하는 칼로리나 활동량이 비슷하더라도 체중이 더 나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 몇 가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