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 기능이 거의 소실돼 타인의 신장을 이식해야 하는데도, 이에 따른 거부반응이 우려돼 13년을 기다리던 만성콩팥병 환자가 의료진이 제시한 새로운 치료법으로 새 삶을 찾는 데 성공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신장 공여자에 대한 항체 때문에 이식을 받지 못했던 환자에게서 항체를 제거하는 '탈감작' 치료를 시행해 뇌사자 신장이식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수혜자의 혈액 안에 공여자 조직에 대한 항체가 존재하는 경우를 '감작'이라고 한다. 감작은 임신, 수혈 및 재이식 등으로 발생하는데, 이때 이식하면 항체에 의한 급성 거부반응으로 이식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이식 전에 공여자와 수혜자 간의 혈액검사인 교차반응검사를 한다. 결과가 양성이면 장기 이식 대기 순서에서 탈락하게 된다. 일단 감작된 환자는 어떤 공여자를 만나더라도 교차반응 양성이 나오는 경우가 높아 대기 기간이 길어진다. 극복하기 위해서는 항체 제거 후 신장을 이식하는 탈감작 치료를 해야 한다. 말기 신장병 환자 송 모(59.여)씨의 경우 13년 동안 8번이나 뇌사자 신장 이식의 기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교차 반응검사에서 계속 양성으로 나와 이식으로
정확한 병기 진단과 예후 예측이 어려운 대장암을 AI(인공지능)로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병리과 연구팀(강경훈·배정모·유승연)은 2005∼2012년 채취한 대장암 환자 578명의 조직 슬라이드를 자체 제작한 AI 프로그램으로 분석한 결과, 기존 고가의 대장암 병기 진단 방법에 견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AI 병리검사 모습[서울대병원 제공] 대장암은 우리나라에서 발생률 2위, 사망률 3위를 차지하는 암이다. 보통 암 환자의 치료 계획은 종양 크기 및 임파선·원격 전이 여부 등에 기반한 병기(TNM)를 기준으로 수립한다. 병기가 조기이면 수술 후 추적 관찰하고, 그보다 진행된 병기는 수술 후 항암치료를 추가한다.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수술로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항암치료 위주로 진행한다. 이처럼 병기 진단이 중요한 건 수술 후 환자의 5년 생존율을 잘 반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장암은 병기만으로 예후가 명확히 예측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심지어 2기로 판정된 환자가 3기보다 더 나쁜 경과를 보일 때도 있다. 이런 이유로 요즘은 환자의 전체 유전자 발현 양상을 파악해 대장암 병기를
아주대 의대와 대구과학대 간호대 간호학과 학생들이 26일 대구과학대 NEST(간호전문교육) 센터와 중증외상간호교육센터에서 협업 수업을 했다. 대구과학대에 따르면 이 대학 간호학과 4학년 학생, 아주대 의대 본과 3학년 학생, 두 대학 교수 등 모두 100명이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의료전문직 간 시뮬레이션 교육 과정에 참여했다. 간호학생과 의학생이 팀을 이뤄 정상 분만 후 출혈이 있는 산모, 열성경련 소아,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 등이 발생한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각각의 전문지식과 기술, 팀워크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익혔다. 의사와 간호사는 의학과 간호학 교육과정에서 각각의 역할을 따로 학습한 후 의료 현장에서 다시 손발을 맞추므로 협업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두 대학은 의료팀이 협력하며 기술·지식을 적절하게 공유해야 높은 의료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지난 5월 교육 교류 협정을 체결한 뒤 약 7개월간 준비과정을 거쳐 이번에 협업 수업을 하게 됐다. 이우숙 대구과학대 간호대학장은 "전문직 간 효율적인 의사소통과 협업 역량을 향상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확대 보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전남대학교 연구팀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 덩어리진 암(고형암)을 진단, 치료할 수 있는 머리카락 1천분의 1 크기의 초미세 의료로봇을 개발했다. 기계공학보 최은표(한국마이크로의료로봇연구원 연구부장) 교수 연구팀은 직경 10~20nm(1nm는 10억분의 1m)의 나노 자석 입자들을 뭉쳐 직경 100nm의 '다기능성 의료 나노로봇'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로봇은 사람의 몸속에 주사기로 투입되고, 신체 외부에서 전자기장을 이용해 암세포에 정확하게 다가가도록 유도할 수 있다. 암세포에 반응하는 엽산(folic acid)을 연결하면 암세포를 찾아간다. 열을 머금는 금 나노입자와 '폴리 도파민'을 코팅해 주입한 뒤 신체 외부에서 근적외선을 쪼이면 원하는 위치에서 약물이나 열을 방출해 암을 치료한다. 다른 생체 분자의 접근을 막는 폴리에틸렌 글리콜(PEG) 분자를 나노로봇에 붙이면 약효를 더욱 향상할 수 있으며, 환자 몸에 투여된 후 CT나 MRI 등 의료 영상 장비로 몸속에서의 치료과정을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부작용을 최소화한 국소 암 치료에 큰 효과가 기대된다. 최 교수는 "아직 원천기술단계지만 그동안 생체 내 환경에 의존했던 수동형 약
대사증후군을 극복하면 심혈관계질환 및 이로 인한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당,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 콜레스테롤혈증 중 3가지 이상이 한꺼번에 찾아온 상태를 말한다. 서울대병원 내과 연구팀(김동기 교수, 박세훈 전임의)은 2009∼2014년 건보공단 빅데이터에 등록된 건강검진 수진자 950만명을 분석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를 만성 대사증후군 그룹과 대사증후군이 정상으로 호전된 그룹으로 나눠 심혈관계질환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사증후군이 호전된 그룹은 대사증후군이 개선되지 않은 그룹에 견줘 심혈관계질환과 이로 인한 사망률이 20%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조사 기간에 대사증후군이 새롭게 발생한 그룹은 지속해서 대사증후군이 없었던 그룹보다 심혈관계질환 발생이 위험이 40%가량 높았다. 김동기 교수는 "성인 중 상당수가 대사증후군을 진단받아도 안이하게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사증후군은 중증 질환으로 이어지는 전조 질환인 만큼 식생활 조절과 운동으로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SK C&C는 26일 아주대학교의료원과 '빅데이터 기반 의료 인공지능(AI) 공동 연구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올해 3월부터 '뇌출혈 영상 판독 AI 모델'을 개발, 전문의 수준의 판독 정확도를 얻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시험을 거친 후 응급 의료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SK C&C는 픽셀 단위로 형상을 구분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으며 아주대 의료원은 1천400여명의 뇌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및 판독데이터를 AI 학습용으로 제공했다. 또 아주대 의료원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학습데이터 생성·딥러닝 알고리즘 개발자문·AI 판독결과 검증 등을 맡았다. 양측은 앞으로 영상 판독 AI 적용 분야를 뇌경색·뇌종양 등 주요 뇌 신경계 질환으로 확대하고 의료영상·유전체 데이터 등 의료 빅데이터 기반의 AI 신규 서비스 발굴에도 협력할 방침이다.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은 "이번 업무 협약은 본원이 보유한 양질의 의료 데이터와 SK C&C의 기술력을 결합한 성과"라며 "향후 양 기관이 연구성과를 상용화해 AI 기반 혁신적 의료서비스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C&C
세브란스병원은 다빈치 로봇 수술기를 이용해 30대 남성의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허규하 교수팀(비뇨기과 한웅규·나준채 교수, 이식외과 이주한·양석정 교수)은 이달 11일 30대 남성 A씨에게 로봇 수술기를 이용해 여동생의 신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A씨는 합병증 없이 회복해 19일 퇴원했다. A씨는 10여 년 전부터 고혈압에 의한 만성신부전을 진단받고 가까운 병원에서 계속 외래 통원 치료를 받아왔다. 올해 9월에는 신장 기능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수술을 결정하게 됐다. 로봇수술은 기존 개복수술보다 절개창이 작다. 개복수술은 절개창이 20㎝ 정도지만 로봇수술은 배꼽 주변으로 대략 6㎝ 정도의 절개창으로 수술이 가능하다. 허 교수는 "신장이식 로봇수술은 아직 도입 단계로 수여자와 공여자의 체격조건, 혈관 상태와 같은 해부학적 조건 등을 고려해 수술을 결정했다"며 "향후 경험이 쌓이면 뇌사자의 신장 기증 등 대상 기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원장 김연수)이 입원환자 서비스 향상을 위해 현재 11명인 입원의학 전담 교수를 내년에 51명으로 5배 가까이 늘리기로 했다. 입원의학 전담 교수(입원전담전문의)는 입원환자의 초기진찰부터 경과관찰, 상담, 퇴원계획 수립 등을 전문의가 전담하는 제도로 국내에는 2016년 도입됐다. 올해 10월 기준으로 36개 의료기관에서 약 175명이 활동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입원의학 전담 교수를 기존 5개 진료과, 11명에서 내년에는 12개 진료과, 51명으로 늘려 운영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이를 위해 입원의학센터를 설치하고, 내년 1월부터 의료진 선발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대병원은 입원의학 전담 교수가 확대되면 병동에 안정감 있는 전문의가 상주함으로써 중증질환의 치료 수준이 높아지고, 외래·수술·입원 분야별로 전문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그동안 진료과 교수의 책임 아래 입원 환자를 관리했던 전공의(레지던트)의 업무가 한결 줄어 수련에 매진하는 효과도 기대했다. 김연수 원장은 "입원의학 전담 교수가 있는 병동에서는 환자와 접촉이 충분치 않은 담당 교수를 대신해 환자가 언제든지 전문의와 상담할 수 있다"면서 "입원의학 전담 교수를 미리
차의과학대학교 분당 차병원이 아시아 최대 규모의 난임센터 '차여성의학연구소 분당'을 확장 개소하고 25일 진료에 들어갔다. 분당 차병원 난임센터 전경[분당 차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차여성의학연구소 분당은 대학병원 내에 위치한 유일한 난임센터로 3천300㎡ 규모다. 센터는 그동안 암 치료에 주로 시행하던 다학제(多學際) 진료를 난임 분야에 도입해 난치 난임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예정이다. 난임 치료의 극대화를 위해 푸드 테라피, 명상, 생활습관 교정, 힐링 프로그램 등 의학 서비스도 새롭게 선보인다. 분당 차병원 난임센터 권황 소장은 "난임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가임력 클리닉부터 난임 치료의 시기를 놓쳐서 고생하는 분들을 위한 다학제 진료, 임신율을 높이기 위한 생활습관 등을 관리하는 케어 서비스를 도입했다"며 "난치 난임까지 정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센터는 세계적 디자이너인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해학적인 디자인과 따뜻한 색감을 사용해 난임 부부들이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도록 꾸몄다. 분당 차병원 난임센터 전경[분당 차병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