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대화할 땐 발화자의 입 앞에 원뿔형 유사 분사(jet-like) 기류가 형성돼 약 30초 후면 미세한 에어로졸(비말)이 2m가량 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 같은 바이러스가 실내에서 공기 중 비말을 통해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무증상 감염자가 대화, 노래, 기침 등을 하면 비말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최근의 연구 보고를 뒷받침하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 프린스턴대의 하워드 스톤 항공우주공학 교수 연구팀은 최근 관련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 결과는 세계보건기구(1m)나 미국 정부(2m)가 권고한 '사회적 거리 두기' 가이드라인이 실내에서 대화하는 상황엔 맞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발화자에게 가까운 레이저 면(laser sheet)을 향해 몇 개의 문장을 말하게 하고, 레이저 면에 비친 비말 안개의 움직임을 고속 카메라로 촬영해 분석했다. 특히 알파벳 'P'와 같은 파열음을 낼 때 발화자 앞엔 가벼운 돌풍이 잠시 생겼고, 대화하는 동안엔 '연쇄 돌풍(train of puffs)'이 이어졌다. 이
교세포(glia)는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에서 신경 조직의 항상성 유지, 수초(myelin) 생성, 신경세포 지지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중추신경계 교세포 가운데 가장 수가 많은 게 성상세포다. 별 모양에서 이름이 유래한 성상세포(astrocyte)는 대략 뉴런(신경세포)의 5배에 달할 거로 추정된다. 성상세포의 주기능은, 혈액 내 이물질(병원체 포함)이 뇌의 실질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혈-뇌 장벽(BBB)'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성상세포는 또한 세포 외 이온 환경 유지와 시냅스 전달, 신경전달물질 재활용 등에도 관여한다. 이런 성상세포가 뇌의 뉴런(신경세포)과 비슷한 정도로 수면 조절에 깊숙이 개입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상세포는 이런 작용을 하는 데 뉴런의 전기 신호 대신 칼슘 신호를 이용했다. 성상세포는 틈새 이음(gap junction)으로 다른 성상세포와 연결돼 있다. 성상세포 내 저장고에서 칼슘이 세포질로 빠져나오면 다른 성상세포로 신호가 전달된다. 이 연구는 미국 워싱턴 의대의 마커스 프랭크 의생명과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했고, 논문은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최근 실렸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좋지 않은 지방이 간에 쌓이는 지방간은 그 자체로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지방간을 가진 사람은 당뇨병이 생길 위험이 높다.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던, 지방간이 당뇨병을 일으키는 기전을 덴마크 코펜하겐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원인은 지방간이 글루카곤 호르몬의 민감성을 급격히 낮추는 데 있었다. 글루카곤 민감성이 떨어지면 췌장의 글루카곤 분비가 늘어나고 당연히 혈중 글루카곤 수치가 올라간다. 이는 대부분의 2형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코펜하겐대 노보노디스크 단백질 연구 센터의 니콜라이 베버르 알브레흐천 부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분자 대사'(Molecular Metabolism)에 관련 논문을 공개했다. 5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글루카곤 수치가 올라가는 건 건강 이상 징후 가운데 하나다. 간의 포도당 생성량을 늘려 혈당치를 밀어 올리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관여하는 간과 췌장 사이의 피드백 시스템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지방간과 연관된 당뇨병의 발병 메커니즘을 집약해 '글루카곤 저항'(glucagon resistance)이라는 신개념을 제시했다. 알브레흐천 교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비만 위험을 높이는 것과 연관된 수백 종의 유전적 변이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런 변이들이 어떻게 비만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선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 그런데 비만의 발생에 핵심적으로 관여하는 특정 뇌 신경세포(뉴런) 그룹을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 발견은 비만이 단순한 의지력 박약으로 생기는 문제가 아님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과학자들은 말한다. 코펜하겐대 기초 대사 연구 센터(CBMR)의 튀너 페르스 부교수 연구팀은 최근 저널 '이라이프(eLife)'에 관련 논문을 공개했다. 30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올라온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최대 성과는 비만과 관련된 기억, 행동, 지각 정보 처리 등을 조절하는 뉴런 유형을 처음 확인한 것이다. 이들 뇌 영역을 더 연구하면 왜 어떤 사람은 비만에 특히 취약한지 등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기대한다. 연구팀은 두 가지 데이터 세트를 자체 개발한 컴퓨터 도구로 분석했다. 하나는 45만 명의 전장 유전체(genome-wide) 연관성 분석 데이터이고, 다른 하나는 700여 개 생쥐 세포 유형에 대한 단일 세포 RNA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강주헌 교수팀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병원균 감염 여부를 즉석에서 진단할 수 있는 미세 유체 칩을 개발했다. 울산과기원에 따르면 진단은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관으로 이뤄진 칩에 감염된 혈액(유체)을 넣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혈액 속 백혈구는 관 벽면에 달라붙게 되는데, 감염된 사람은 달라붙는 백혈구 숫자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눈에 띄게 많기 때문에 저배율의 광학 현미경만으로 감염 여부를 쉽게 판독할 수 있다. 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10분 내외로 짧고, 감염 극초기(감염된 지 1시간)에도 감염 여부를 알아낼 수 있어 열과 같은 증상이 없는 잠복기 환자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현재 문진이나 체온 검사에 의존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선별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면역 반응은 원인균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모든 종류의 세균, 바이러스 감염 여부 진단에 쓸 수 있고, 감염병뿐만 아니라 암 조기 진단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백혈구)가 감염이 발생한 부위로 이동하기 위해 혈관 내벽을 통과하는
통증은 우리 몸에 위험을 미리 알려주는 기능도 한다. 몸에 상처가 나면 통증과 함께 붉게 부풀어 오른다. 이게 염증이다. 지금까지 통증과 염증은 각각 독립적으로 생기는 별개의 과정으로 여겨졌다. 실제로 통증을 촉발하는 뉴런의 감각 섬유가 염증도 함께 유발하는 건 한 번도 관찰된 적이 없다. 이와 같은 신경 면역 반응이 존재한다면 염증 치료에 중요한 함의를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최첨단 광유전학 기술로 통증과 염증의 연관성을 규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통증을 일으키는 감각 신경섬유를 빛으로 자극하면 염증이 생겨 점점 커진다는 걸 확인했다. 스위스 로잔 연방 공대(EPFL) 과학자들이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저널 '네이처 생명공학(Nature Biotechnology)'에 실렸다. 광유전학(Optogenetics) 기술은 신경 섬유에 빛을 조사해 특정 뉴런의 활성도를 조절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뇌에 대한 신경과학 연구에 혁명을 가져왔다. 하지만 말초신경의 뉴런에 이 기술을 적용하기는 어려웠다. 하버드 의대의 클리퍼드 울프 교수는 "동물 모델의 신경을 손상하지 않고, 행동에도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여러 날에 걸쳐 반복적으로 광 자극을 주는 건 기술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초래하는 결과는 '무증상'부터 '사망'까지 매우 편차가 크다. 그런데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코로나19이 면역 유전자의 결함이나 자기항체의 면역계 공격에서 기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지금까지 유전자 분석이 완료된 중증 코로나19 환자의 약 3.5%는 바이러스 방어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변이가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증 환자의 10%에서 면역계를 공격하는 자기항체가 발견됐다. 이런 내용은 두 편의 논문으로 작성돼 24일(현지시간)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록펠러대 하워드 휴스 의학 연구소의 장-로랑 카사노바(Jean-Laurent Casanova) 교수는 "신종 코로나 감염자의 일부만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를 처음으로 설명한 논문"이라고 자평했다. 신종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감염자는 반드시 자기항체(auto-antibodies) 검사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만약 자기항체까지 양성으로 나오면 혈액의 자기항체를 제거하는 치료로 감염증을 완화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카사노바 교수팀은 세계 여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의 핵심 표적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의 문을 여는 열쇠나 마찬가지다. 스파이크 단백질로 숙주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야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가 열리는 것이다. 다른 많은 바이러스 단백질처럼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단백질도 두터운 글라이칸 코팅으로 덮여 있다. 그런데 이 글라이칸이 감염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한다는 걸 미국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다량의 단당류가 글리코사이드 결합으로 이어진 화합물을 글라이칸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당단백질, 당지질 등의 당 복합체에 연결된 탄수화물 부분이다. 이 연구는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의 로미 아마로 화학 생화학 석좌교수 연구팀이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관련 논문( 링크 )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화학학회(ACS)가 발행하는 저널 'ACS 중심과학(ACS Central Science)'에 실렸다. ACE2와 결합하기에 앞서 스파이크 단백질은 스스로 변형해 ACE2와 연결할 도메인(RBD)을 노출한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해 보니 스파이크 단백질의 특정 사이트, 즉 N165와 N234에 달라붙은 글라
국내 연구진이 강력한 집속초음파를 이용해 외과적 수술 없이 몸 안의 종양 등을 제거하는 치료를 할 때 표적 주변의 조직까지 파괴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을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24일 바이오닉스연구센터 박기주 박사팀이 집속초음파를 이용해 종양 조직을 제거할 때 표적 주변의 조직까지 파괴하는 2차 미세기포가 발생하는 원리를 규명, 수술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박 박사팀은 지난해 기존 초음파 기술보다 수십 배 더 강력한 수십 메가파스칼(MPa)의 음향 압력 세기를 갖는 초음파, 즉 고강도 집속초음파를 이용해 열에 의한 신체 손상 없이 칼로 자른 듯 종양을 깨끗하게 파괴할 수 있는 원리를 밝혀낸 바 있다. 강력한 초음파를 받은 목표 지점에서는 수증기 기포가 생겨나는데, 이 1차 기포의 운동에너지에 의해 목표한 종양 조직이 물리적으로 파괴된다. 하지만 목표 지점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는 2차 미세 기포가 생성돼 원치 않는 부위까지 파괴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1차 수증기 기포에 의해 전방위로 산란한 초음파와 지속해서 입사되는 집속초음파 사이의 간섭으로 2차 미세 기포가 발생하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