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백세범·이승희 교수 연구팀이 쥐의 뇌 절편(2차원 단면 조각) 영상을 이용해 3차원 뇌 구조를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뇌의 3차원 구조를 분석하려면 직접 절개는 어렵기 때문에 잘라낸 뇌 조각들을 조합해 3차원 이미지를 미루어 추정하는 방식이 쓰인다. 이를 위해 연구자들이 맨눈으로 관찰해 수동으로 일일이 위치를 맞춰보고 분석해야 하는데, 개별 연구자의 역량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표준화가 어렵고 오차가 커진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미국 '알란 브레인 아틀라스'(Allen Brain Atlas) 프로젝트에서 제공하는 쥐 뇌의 표준 지도에 기반, 임의의 각도에서 잘라낸 쥐의 뇌 절편 이미지의 특징점을 이용해 전체 순서와 위치를 맞춰볼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뭉개지거나 불균형이 생기는 부분은 표준 지도에 맞춰 수정, 계산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처럼 자동 계산한 뇌 절편의 3차원 위치의 오차는 100 마이크로미터(㎛·1천분의 1㎜) 이하, 기울기는 1도 이하로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뇌의 외측 슬상핵(외부 시각 정보가 신경세포 신호로 처음 변환되는 영역)과
만성 염증을 약이 아닌 인지행동 치료(CBT: cognitive behavioral therapy)로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지행동치료는 심리치료(psychotherapy) 방법의 하나로, 생각이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을 바탕으로 부정적인 사고방식을 변화 시켜 감정과 행동을 교정함으로써 임상적인 증상을 해결하는 치료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스트레스 평가 연구실(Laboratory for Stress and Research)의 조지 슬래비치 박사 연구팀이 정신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56건의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ScienceDaily)가 6일 보도했다. 이 임상시험들은 CBT, CBT + 투약, 심리상담, 심리교육 등 각종 심리치료가 체내의 염증 표지들과 면역체계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심리치료 중에서 CBT가 만성 염증을 억제하고 면역력을 개선하는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심리치료는 면역체계가 신체의 상처와 감염과 대항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염증성 단백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을 억제하며,
늦은 중년과 노년에 부정적 사고를 장기간 반복하면 치매를 유발하는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령대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있으면 뇌 조직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타우 단백질이 침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많이 발견돼,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로 추정된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진은 7일(현지시간) 관련 논문을 저널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했다. 사실 중년과 노년의 우울증이나 불안증은 치매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우울증이나 불안증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단백질 축적과 상관이 없다. 논문의 제1 저자인 UCL 정신의학과의 나탈리 마켄트 선임 연구원은 "우울증과 불안증에 내재하는 특정 사고 패턴이 치매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기저 원인이라는 걸 밝혀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우울증과 불안증의 치매 연관성에 관한 다른 연구진의 선행 연구 결과를 리뷰하면서, 만성적으로 '되풀이하는 부정적 사고(RNT)'에 주목하게 됐다. 그러나 단기간의 RNT가 치매 위험을 높
국내 연구진이 한강에 사는 바이러스에서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유전자를 찾아냈다. 한국연구재단은 조장천 교수(인하대), 문기라 박사(인하대), 이상희 교수(명지대), 차창준 교수(중앙대) 공동 연구팀이 한강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에서 항생제 내성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를 확인해 '한강 바이롬 베타락탐 분해효소'(HRV)라고 이름 붙였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강 표층수를 채취해 세균을 제거하고 바이러스만 농축했다. 핵산 추출로 130만개의 염기서열 조각을 얻었고, 이 가운데 항생제 내성 유전자 25개를 찾아냈다. 베타락탐 분해 핵심서열을 가진 4개의 유전자가 대장균에서 실제 유효한 분해효소를 만드는지 실험한 결과, 대장균이 여러 베타락탐계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테리오파지 바이러스는 세균을 숙주로 삼아 기생하는데, 기존에는 세균을 배양하기 어려워 바이러스도 분리·배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박테리오파지 유전자를 직접 분석할 수 있는 바이러스 메타유전체 분석 방법을 이용해 처음으로 바이러스 유전체의 서열을 대용량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환경 바이러스 중에 활성이 있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국내 연구진이 여드름 발생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여드름균의 지방분해효소(lipase) 구조를 처음으로 규명, 새로운 여드름 예방법과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대구한의대 뷰티케어산업학과 권애란 교수팀은 9일 여드름 발생에 관여하는 박테리아인 큐티박테리움 애크니스(Cutibacterium acnes)가 분비하는 지방분해효소의 3차원 구조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생화학·분자생물학회(ASBMB) 학술지 '지질 연구 저널'(Journal of Lipid Research) 최신호에 게재됐다.여드름은 가장 일반적인 피부질환 중 하나로 꼽히지만, 발생 과정에 대해서는 피지 과다 분비와 모낭 내 과각화, 여드름균의 모낭 내 증식으로 인한 염증 발생 등을 거쳐 여드름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피부에 있는 큐티박테리움 애크니스라는 박테리아가 여드름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밝혀지면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큐티박테리움 애크니스는 지방분해효소를 분비해 피지 속 지질을 분해하고 이때 생기는 자유 지방산이 염증반응을 가속한다고 알려져 있다. 여드름 환자의 피지낭에는 이 박테리아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단순한 동작이나 소리를 반복하는 틱 장애(tic disorder)를 진정시킬 수 있는 신경 자극 손목 밴드가 개발됐다. 주로 8~12세 사이의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틱 장애는 증상이 가벼운 경우는 시간이 가면서 자연히 없어지기도 하지만 반복 운동(운동 틱)과 반복 음성(음성 틱)이 겹치는 투렛 증후군(tourette syndrome)은 학교나 직장엘 가지 못하거나 사회생활이 어려워진다. 영국 노팅엄(Nottingham) 대학의 스티븐 잭슨 인지신경과학 교수 연구팀은 운동 틱과 음성 틱의 빈도를 줄이고 틱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손목 밴드를 개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최근 보도했다. 이 손목 밴드는 손목에 있는 말초신경계의 정중신경(median nerve)에 전기 펄스(electrical pulse)를 가함으로써 이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임상시험 결과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임상시험은 투렛 증후군이 있는 19명을 대상으로 손목 밴드를 통해 1분씩 오른쪽 손목에 전기 펄스를 보내거나 보내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기 펄스를 보냈을 때는 틱의 빈도와 틱 충동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효과는 틱이
폐암 환자의 약 40%는 암세포가 뇌로 전이해 악성 종양을 형성한다. 이런 뇌 전이 폐암 환자의 잔여 수명은 평균 6개월이 안 된다. 그런데 담배의 주성분으로 중독성이 강한 니코틴이 폐암의 뇌 전이를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금연을 시도하는 폐암 환자 등에게 니코틴 대체 요법을 쓰는 건 적절치 않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동안 니코틴은 중독성만 많이 부각돼, 어느 정도 건강에 해로운지는 잘 알지 못했다. 니코틴은 발암성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궐련을 태우지 않은 채 니코틴만 흡수한다는 전자담배가 인기를 끌고, 금연 보조 수단으로 한때 니코틴 패치가 널리 이용된 것도 그런 까닭일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웨이크포리스트 의대 과학자들은 최근 국제학술지 '실험 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상당히 진행된 폐암 환자 281명의 검진 기록 등을 분석해, 계속 담배를 피운 환자의 뇌 전이가 전혀 피운 적이 없거나 금연에 성공한 환자보다 훨씬 더 많다는 걸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어 니코틴이 폐암 세포의 뇌 전이를 부추긴다는 걸 생쥐 실험에서 확인했다. 이렇게 뇌로 전
알코올 중독과 같은 '문제성 알코올 소비(problematic alcohol use)' 성향을 가진 사람은 유전적으로 우울증 등 신경 질환을 일으키거나 약물과 담배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영국·독일·스웨덴·덴마크 5개국 과학자들이 UK 바이오뱅크 등에 등록된 43만여명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여기서 '문제성 알코올 소비'의 범주엔 이미 알코올 중독 진단을 받은 사람뿐 아니라 알코올 소비로 인해 사회·정신·건강 측면의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도 포함된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 신경과학(Nature Neuroscience)'에 최근 실렸다. 최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연구팀은 '문제성 알코올 소비' 성향의 피험자에게서 더 자주 발견되는 유전적 변이 패턴을, 우울증 등 다른 신경질환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전자 패턴과 대조했다. 그 결과, 알코올 남용과 다른 물질의 남용, 그리고 알코올 남용과 우울증·불면증·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의 유전적 연관성이 일부 드러났다. 문제성 알코올 소비와 관련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19개의 유전적 변이가 추가로 발견됐
피부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건 매우 어렵다. 전 세계의 과학자와 제약회사가 40년 넘게 이 일에 매달렸지만, 모낭과 신경, 지방 등을 모두 갖춘 피부세포를 배양하는 덴 실패했다. 이런 소기관이 없으면 정상적인 피부라고 할 수 없다. 체온 조절, 촉각 등 기능에 장애가 생기고 외모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과학자들이 마침내 털이 나는 온전한 피부 조직을 오르가노이드(organoids)에서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오르가노이드는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배양한 소형 유사 장기나 조직을 말한다. 관련 논문은 최근 권위 있는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카를 쾰러 박사는 "진피층과 상피층을 동시에 길러내는 배양법을 발견했다"면서 "두 피부층이 오르가노이드에서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모낭, 지방세포, 신경세포 등이 형성됐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8년 생쥐의 줄기세포에서 털이 나는 피부 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성인의 피부에서 떼어낸 세포를 배아세포로 역분화 시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했다. 이것으로 길러낸 오르가노이드에서 진피와 상피가 함께 발달했고, 70일이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