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따뜻해지면 연안 가까이 내륙만으로 멸치들이 몰려온다. 가을에 남쪽마다 바깥으로 이동했던 멸치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중 기장에서 잡히는 멸치는 타지역에서 익히 볼 수 있는 멸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멸치를 떠올리면 멸치볶음에 들어가는 잔멸치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기장 멸치는 길이가 10∼15㎝에 이르는 '왕멸치'인 데다가 단맛이 강하고, 살도 상당히 연하다. 그래서 부산 기장군에 가면 멸치 쌈밥, 멸치회무침 등 멸치 관련 음식들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여러 음식 중 가장 인기를 끄는 음식은 단연 멸치 쌈밥이다. 단풍, 방아잎, 부추, 상추 등 푸릇한 채소는 물론 미역, 배추 등과도 함께 싸 먹는 멸치 쌈밥. 여기서 가장 중요한 멸치찌개는 달콤, 매콤한 양념이 밴 큼직한 멸치와 함께 자작한 국물에 끓여 나온다. 넓은 뚝배기에 담긴 멸치를 턱턱 쌓아 올린 쌈 채소 위에 올려 한입에 넣자 연한 살이 입 안에서 녹아내린다. 야채의 신선함과 참기름의 고소함이 입맛을 돋우었고, 매콤한 양념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입안을 감쌌다. 당초 우려했던 비린내는 진한 양념 맛이 잡아줘 멸치 맛을 음미하는 데 별 지장이 없었다. 멸치 쌈밥과 찰떡
동태, 생태, 황태 등 이름만큼이나 먹는 방법이 다양한 국민생선 명태로 만든 과자가 나왔다. 31일 부경대에 따르면 식품공학과 조승목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명태 과자가 최근 출시됐다. 조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명태 과자 제조 기술을 한 중소기업이 이전 받아 실제 제품으로 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해양수산부 연구과제(해역별 특성을 고려한 전통수산가공식품 개발 및 상품화)의 하나로 명태 과자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김맛, 치즈맛, 콘소메맛 등 3가지 종류로 출시된 이 제품은 명태 함량이 높지만 비린 맛이 없고 바삭바삭한 스낵의 고소한 맛이 난다. 명태 함량이 54%에 이를 정도로 높은 영양을 갖췄다. 시판 중인 한 새우 과자의 경우 새우 함량이 8.5%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중이다. 조 교수는 "다른 과자들과 달리 밀가루나 전분이 아닌 쌀가루를 사용해 두 겹 구조로 만들어 바삭바삭한 식감을 구현하는 기술을 이번 제품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경남도가 '맛있는 경남' 홍보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경남도는 경남관광재단과 함께 지역 내 특색있는 음식자원을 활용한 맛 여행지를 홍보하려고 지난해부터 경남 대표음식 육성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지난해 남부권역(통영·사천·거제·고성·남해)부터 시작했다. 올해는 서부권역(진주·의령·하동·산청·함양·거창·합천), 내년에는 동부권역(창원·김해·밀양·양산·함안·창녕) 순으로 차례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는 지난해 학계, 외식 관련기관, 요리연구가, 관광 전문가로 구성된 '경남 남부권역 대표음식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책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빅데이터 분석, 시·군 의견을 수렴해 우선 남부권역 대표음식 25개를 선정했다. '통통 튀는 맛 통영 5미(味)'로는 제철 생선회를 기본으로 한 '다찌, 우동과 짜장면의 합성어인 '우짜', 허기진 배를 간편하게 채우는 '충무김밥', 밀가루 반죽에 팥을 넣어 튀긴 '꿀빵', 장어뼈로 국물을 낸 '시락국'이 뽑혔다. '싱싱한 바다 맛집 사천 5미'에는 고단백 영양식품인 '하모(갯장어) 샤브샤브', 해산물이 한 상인 '해물정식', 단단하고 힘이 센 '장어구이', 고소한 '전어회 무침', 채소와 함께 데
3월이 마무리돼 가는 이맘때쯤이면 떠오르는 음식들이 있다. 장어, 주꾸미 등 봄이 제철이라 알려진 음식은 무수히 많지만 '봄 숭어, 가을 전어'라는 말이 있듯 으뜸은 숭어다. 특유의 쫄깃함과 담백함은 사람들이 봄철 횟감으로 숭어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한다. 또 예전부터 숭어는 가벼운 지갑 사정을 헤아려주는 고마운 생선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요즘같이 경기가 어려울 때 맘 놓고 양껏 먹을 수 있는 저렴한 가격 역시 서민들 마음을 사로 잡는다. 어획은 2월부터 시작하지만 가장 살이 통통하게 올라 맛있을 시기는 지금부터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동해에서 아래로 내려온 숭어들이 부산 가덕도 앞바다를 누비기 시작한다. 덕분에 5월까지 부산에서는 갓 잡아 올린 싱싱한 숭어회를 맛볼 수 있다. 이때 먹은 제철 맞은 숭어는 풍부한 단백질로 기력 회복에 도움이 되고 혈관 건강에도 이로운데, 날것으로 먹을 때 그 효능은 배가 된다. 숭어회 진가는 다른 생선에 비해 쫀득하고 고소한 맛에서 드러난다. 특히 얇게 썬 숭어회는 씹을수록 감칠맛이 강하게 올라온다. 흔히 알고 있는 '숭어밤'이라고 알려진 숭어 내장 역시 별미 중 별미다. '숭어밤까지 먹어야 숭어를 전부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
낚시터 방류용 참돔이 무분별하게 식용으로 소비되고 있지만, 정부는 정확한 실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일준 의원이 경남도청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낚시터 방류용으로 '가짜 참돔'이라 불리는 중국산 활참돔 70t이 국내에 반입됐다. 활참돔은 2019년에는 71t이 국내로 들어와 2년간 총 141t이 수입됐다. 낚시터 방류용 활참돔은 식재료가 아닌 낚시용 물고기로 반입되기 때문에 식용 물고기보다 거쳐야 하는 통관절차가 상대적으로 허술하다. 식용으로 반입될 경우 유해 물질 35종에 대한 검사를 거쳐야 하지만 낚시용에 대한 검사 항목은 식용의 3분의 1수준에 그친다. 그만큼 유해 물질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 낚시객들이 이 활참돔을 인근 횟집이나 식당으로 가져가 회로 먹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위생과 건강상 우려가 크다고 서 의원은 전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낚시터 방류용 활참돔이 식용으로 사용되는지 여부를 관리·감독하는 기관과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 서 의원은 "육안으로 구분할 수 없는 중국산 가짜 참돔이 무더기로 식용으로 사용되면서 국민 건강
해양수산부는 '양식수산물 요리경연대회'에서 일반부, 중·고등부, 단체급식부 등 부문별로 3개 팀씩 모두 9개 팀을 최종 수상팀으로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일반부 1위는 송어와 감태를 활용한 '송어 감태 타코&송어 달래간장 파스타'가 차지했다. 향긋한 감태부각과 송어를 활용해 입맛을 돋우고, 봄철 대표 음식인 달래와 송어를 접목해 파스타로 완성한 음식이다. 양식수산물의 활용도를 높이고 계절감과 창의성을 고루 살렸다는 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해수부는 전했다. 중·고등부에서는 톳향이 가득한 톳 죽순밥에 참돔을 구이, 찜, 만두, 튀김 등으로 요리해 곁들인 '참돔 플레이트'가 1위에 선정됐다. 단체급식부에서는 국내산 관자살과 콩물 소스로 만든 '관자살 콩물 스파게티'와 '떠먹는 키조개 피자'가 1등의 영예를 안았다. 해수부는 부문별 1위 수상팀에게 장관상과 상금 500만원을 각각 수여한다. 2∼3위 팀들도 모두 상장과 소정의 상금을 받을 예정이다. 이번 대회는 '2020 수산양식박람회' 행사의 일부로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대회에 참가한 팀들의 조리영상은 수산양식박람회 홈페이지(www.seafarmshow.com)와
최근 영화 미나리 덕분에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미나리라는 채소가 외국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알카리성을 띤 미나리는 혈액의 산성화를 막고 정화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선한 채소를 접하기 쉽지 않은 이른 봄에 만날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미나리는 이름은 한국 고유의 단어지만 받침이 없어 외국인들에게도 발음도 어렵지 않은 모양이다. 영화 미나리는 한인 가족의 미국 사회 적응 과정을 아름답게 녹여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소설가인 지인이 우연히 길을 가다 미나리 영화 간판을 보고 '왠지 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관람하고 나왔다고 한다. 그는 이후 SNS를 통해 영화 미나리에 대해 다소 실망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미국에 이민 간 한국인의 정서가 한국인 입장으로서는 크게 와 닿지도 않았고, 연출도 어색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게다가 시냇가에 심어진 알 수 없는 식물을 두루뭉술하게 찍어서 그게 미나리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각 매체에서 극찬만을 쏟아내는 것은 잘나가는 미나리의 행보에 발을 걸고 싶지 않은 탓이리라'고 끝맺었다. 물론, 미국 현지 분위기를 잘 아는 사람들과 이 땅에서만 나고 자란 사람들이 느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먹어본 사람은 없다." 부산 북구에서 3대에 걸쳐 향어회 식당을 운영해 온 60대 업주는 향어회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민물고기인 향어는 사실 횟감 생선으로서는 그리 유명한 편이 아니다. 방어, 참치, 고등어처럼 누구나 한 번쯤 먹어본 생선과 달리 향어회는 부산에서도 먹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향어회에 꽂힌 마니아들의 충성도는 여느 생선 못지않다. 향어는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지만, 겨울에 특히 맛있는 계절성 별미인 데다 민물성 생선이다. 지금은 전국에서 누구나 맛볼 수 있지만, 과거 부산, 특히 부산에서도 북구 일원에서 즐겨 먹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아파트 재개발로 사라졌지만 1960∼70년대만 해도 향어회를 파는 식당 20여 곳이 북구 금곡동에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북구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한 50대 김모씨는 "퇴근 뒤 직원들과 다 같이 향어 횟집에서 회식하며 소주 한잔을 기울이고는 했다"고 말했다. 향어가 어떻게 부산 북구에서 큰 인기를 끌었는지에 대한 설은 분분하다. 북구 토박이와 업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독일 잉어, 이스라엘 잉어로도 불리는 외래 수입종이란 사실
'아재술'로 인식됐던 막걸리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샴페인처럼 탄산감을 극대화한 '스파클링 막걸리'가 인기를 얻는가 하면, 고급화 바람을 타고 한 병에 1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막걸리도 등장했다. 쌀과 누룩에 다양한 부재료를 첨가해 차별화를 꾀하는 젊은 양조자들도 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에 지난해 양조장을 차린 최영은 대표도 그중 한 명이다. ◇ Colourful, Creative…C막걸리 옐로우, 그린, 레드, 퍼플, 브라운… 최영은 대표가 내온 막걸리들은 일단 화려한 색으로 눈길을 끌었다. 병을 나란히 늘어세워 놓으니 무지갯빛이 연상된다. 독특한 색상을 내는 주인공은 쌀과 누룩에 첨가된 다양한 부재료다. 주니퍼베리와 건포도, 블루베리와 라벤더, 당근과 레몬그라스, 비트루트와 꾸지뽕잎, 케일과 개똥쑥, 카카오닙스와 귤껍질… '이런 걸 막걸리에 넣는다고?'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기발하고 창의적인 레시피들이다. 색깔만큼이나 맛과 향에도 개성이 넘친다.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대중적인 맛이라기보다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것 같은 맛이다. 'C막걸리 옐로우'의 이국적인 맛과 향은 당근과 레몬그라스가 빚어낸 것이다. 발효된 당근의 벨벳 같은 질감에 레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