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존엄하게 생의 마지막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2배로 늘리고, 대상 질환도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또 의료진과 연명의료에 관한 의사소통을 미리 시작할 수 있도록 연명의료 계획서 작성 시기도 질환 말기 진단 이전으로 앞당긴다. 보건복지부는 2일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년)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호스피스는 말기 암 환자 등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이 살아있는 동안 존엄한 삶을 유지하고, 마지막 순간을 편안하게 맞을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는 환자와 가족이 종교인이면 영적인 돌봄도 받을 수 있고, 환자가 떠난 뒤 남은 가족들은 슬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도 받는다. 정부는 관련 법에 따라 말기 질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의 제도적 확립을 위해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한다. ◇ 호스피스 전문기관 188→360곳 확충…대상 질환 확대 정부는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지난해 기준 188곳에서 2028년 360곳(소아전문·요양병원 기관 포함)으로 늘린다. 전문기관은 입원형·가정형·자문형으로
소득 중심으로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개편하는 등의 영향으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재산에 물리는 보험료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1일 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의원실에 제출한 '지역가입자 건보료 부과 산정기준별 비중' 자료를 보면, 지역가입자 전체 보험료에서 재산에 부과된 건보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6년 사이에 거의 절반가량 떨어졌다. 재산보험료 비중은 건보료 부과체계 1단계 개편 직전인 2018년 6월까지만 해도 58.9%에 달할 정도로 높았다. 하지만 그해 7월 1단계 개편 후 48.2%로 내려갔다. 이후 큰 변동 없이 그대로 유지되다가 2단계 개편이 시행된 2022년 9월에는 44.3%로 하락했다. 재산보험료 비중은 올해 들어 지난 1월 37.8%로 떨어진 데 이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산정할 때 반영하는 자동차와 재산을 폐지하거나 완화한 덕분에 더 내려갔다. 정부는 건강보험법 시행령을 개정해 올해 2월부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지역가입자의 자동차에 매기던 보험료를 폐지했고, 재산에 대한 보험료 부과 때 기본 공제금액을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해 재산보험료 부담을 낮췄다. 이런 조치로 재산보험료 비중은 31.2%로 급감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라면 소득 수준에 상관 없이 '가임력 검사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4월부터 임신 준비 부부가 임신·출산의 고위험 요인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신 사전건강관리 지원사업'을 실시한다고 31일 밝혔다. 사실혼 관계이거나 예비부부인 경우를 포함해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를 대상으로 여성에게 난소기능검사(AMH·난소나이검사)와 부인과 초음파 비용 13만원을, 남성에게 정액검사 비용 5만원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소득수준과 상관 없이 서울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 거주자다. 서울시의 경우 유사 사업인 '서울시 남녀 임신준비 지원사업'을 시행 중이다. 여성이 지원받는 난소기능검사는 전반적인 가임력 수준을, 부인과 초음파 검사는 자궁근종 등 생식건강 위험 요인을 알려주는 검사다. 남성이 받는 정액검사를 통해서는 정액의 양, 정자의 수, 정자 운동성과 모양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런 검사를 통해 '가임력 우려' 소견을 받으면 난임시술 난자·정자 보존 등을 계획할 수 있다. 주소지 관할 보건소나 e보건소 공공보건포털(e-health.go.kr)에 신청해 검사의뢰서를 발급받은 뒤 참여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으면 된다. 전국 1천51개(서울
환자 1인당 연간 투약 비용이 8천만원을 넘겼던 유방암 신약 주사제 '엔허투'에 다음 달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환자 본인 부담은 417만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중증질환 치료제의 보장성과 환자의 접근성을 강화하고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심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31일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28일 건정심에서 한국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주 100㎎'(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를 일부 유방암과 위암에 급여 등재하기로 했다. 유방암의 경우 치료 경험이 있으면서 암세포 특정인자(HER2) 발현 양성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쓸 때 급여가 적용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엔허투는 유방암 환자에 투여했을 때 기존 약물에 비해 질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은 채 환자가 생존하는 '무진행 생존 기간(PFS)'을 늘리는 효과가 확인됐다. 복지부는 국내 40∼50대 여성 사망 원인 1위인 유방암 신약 급여화에 대한 환자의 요구도가 높은 점 등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유방암을 기준으로 환자 1명의 엔허투 연간 투약 비용은 8천300만원에서 417만원으로 줄어든다. 위암 환자 역시 치료 경험이 있으면서 암세포 특정인자(HER2) 발현 양성
정부가 '넥스트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감염병 현장 대응 역량을 제고하는 범부처 종합 훈련 체계를 구축한다. 정부는 29일 46개 중앙부처 혁신책임관과 17개 시도 부단체장이 참여하는 올해 첫 '정부혁신협의회'를 열어 '2024년 정부혁신 종합계획'을 확정·발표했다. ' 2024년 정부혁신 종합계획'은 현장·협업·행동·해결 등 4대 원칙을 바탕으로 8개 중점과제와 110개의 세부 과제를 담았다. 먼저 정부는 인구감소, 기후변화 등 일상화된 위기 및 위험에 선제 대응하는 '미래를 대비하는 정부'를 실현한다. '넥스트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AI 기반 감염병 유행 예측모형을 개발하고, 범부처 훈련 운영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현재 기관별 기능점검 중심으로 된 감염병 대응 훈련을 범부처, 감염병 전주기 대응으로 확대 개편하고, 일정 기간을 정해 정기적으로 종합현장대응훈련 형태로 시행할 예정이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프라이버시 리스크 평가 모델 등 규율 체계를 마련하고, AI 저작권 제도도 개선한다. AI 환경에서 새롭게 대두되거나 AI 특성을 고려한 규율 체계 정립이 필요한 현안에 대해 민·관 공동 설계를 추진하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를 맞아 의료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정부가 암 치료 분야에서도 병원 간 협력을 강화한다. '빅5' 병원 등 대형 병원으로만 몰리는 환자들을 분산시켜 의료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편의를 꾀하기 위해서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29일부터 진료협력병원을 100곳에서 50곳 추가해 150곳으로 늘린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응급환자에 집중하고, 진료협력병원이 그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다. 추가되는 50곳 중 암 적정성 평가 등급이 1, 2등급으로, 암 진료 경험이 풍부하고 역량이 높은 45곳은 '암 진료협력병원'으로 운영한다. 상급종합병원과 암 진료협력병원은 암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가능 여부 등의 정보를 공유한다. 중대 수술이 아닌 항암치료 후 부작용 관리 등은 암 환자들이 집 근처 진료협력병원 등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복지부는 현재 상급종합병원 내 '암 환자 상담창구'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설치가 완료된 병원에는 추가적인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암 진료가 가능한 진료협력병원 등은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고령자 사망률이 개선되고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노후 건강과 의료비 부담이 늘어나므로 소비자와 보험사가 이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사망률 개선이 노후 건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사망률 개선은 수명 연장보다는 노후 건강과 의료비 부담 증가 측면에서 의미가 더 크다"면서 이처럼 밝혔다. 작년 12월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10회 경험생명표에서는 남성 평균수명이 86.3세, 여성은 90.7세로 지난 생명표보다 각 2.8세, 2.2세 늘어났다. 경험생명표는 보험사의 통계를 기초로 사망, 암 발생, 수술 등에 대해 성별, 연령 등을 고려해 보험개발원이 산출하는 보험료율의 집합으로, 통상 3∼5년 주기로 개정된다. 연구원에 따르면 고령자의 사망률이 개선되면 연령별 질병 발생률이 동일하더라도 노후에 질병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커진다. 여성의 경우 50세 이후 암 발생률이 개선돼 90세 이후에는 개선 폭이 10% 이상으로 확대되지만, 누적 암 발생자 수는 90세 이후에 오히려 증가하는데 이는 사망률 개선 효과 때문이다. 연구원은 "이는 기대수명이 증가하면서 건강수명과 기대수명 차이가 확대되는 현상과 유사하다"며
작년에 봉급 등이 오르거나 호봉승급, 승진으로 소득이 증가한 직장인은 다음 달에 건강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22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법에 근거해 매년 4월이면 연례행사처럼 직장인을 대상으로 건보료 연말정산을 한다. 건보공단은 2000년부터 직장 가입자 건보료는 전년도 보수총액을 기준으로 우선 부과하고, 실제 받은 보수총액에 맞게 보험료를 재산정해서 이듬해 4월분 보험료에 추가 부과 또는 반환하는 정산 절차를 거치고 있다. 정산과정에서 작년 임금인상 등으로 소득이 오른 직장인은 더 내지 않았던 건보료를 추가로 납부해야 하지만, 봉급 인하 등으로 소득이 감소한 직장인은 더 많이 냈던 건보료를 돌려받는다. 건보료 정산은 실제 보수에 따라 작년에 내야 했던 건보료를 다음 연도 4월까지 유예했다가 나중에 내는 것으로, 보험료를 일률적으로 올리는 건보료 인상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렇지만 연말 정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건보료를 정산하다 보니, 추가로 정산보험료를 내야 하는 직장인에게는 보험료 인상으로 받아들여져 해마다 4월이면 '건보료 폭탄' 논란이 벌어진다. 지난해의 경우 월급 등 보수가 늘어난 1천11만명은 1인당 평균 약 21만원을 추가로 냈다. 반면
편집자 주 = 지난달 19일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시작된 의료대란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전공의들과 정부의 갈등이 극한 대결로 치달으면서 좀처럼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연합뉴스는 환자 곁을 떠나지 않은 의사들과, 떠난 의사들, 의사 업무 일부를 떠맡게 된 간호사들, 비상상황에서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분투하는 구급대원들 그리고 의료대란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환자들의 목소리를 각각 전하는 5꼭지의 기획기사를 송고합니다. 의료대란의 현장에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갈등의 골을 메울 작은 단초라도 제공하자는 취지입니다 "아무래도 환자들 생각이 많이 나죠. 정부가 전향적 태도를 보이면 환자 곁으로 돌아갈 겁니다."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을 맞으면서 사태의 한가운데 서 있는 젊은 의사들의 마음도 복잡하다. 정부가 '2천명' 숫자를 버린다면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더는 수련에 미련이 없어졌다며 고개를 내젓는 의사도 있다. ◇ "막막한 건 사실…정부 변하면 환자 곁으로 돌아가겠다" 지방의 한 상급종합병원 외과 3년차 전공의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