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때문에 아이 낳고 싶은 생각 없어요"…'환경 비출산' 아시나요

기후위기·환경오염 의식…"저출산 정책과 연관져야"

 "환경오염 때문에 아기를 낳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어요. 평생 더러운 공기를 마시고 자연재해를 걱정하며 살아야 한다면 과연 태어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요?"

 녹아내리는 빙하로 대표됐던 기후위기는 어느덧 머나먼 북극만의 일이 아니다. 숨이 턱턱 막히도록 들끓는 폭염과 마을을 덮치는 기습폭우는 환경오염에 따른 위기를 피부로 느끼게 한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친환경 운동이 힘을 얻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래세대의 고통을 미리 차단하겠다며 '환경 비출산'을 선언하는 이들도 나온다.

 직장인 김우섭(28)씨는 24일 "환경오염이 지금 수준의 속도로만 진행돼도 자식 세대는 평균 수명을 누릴 수 있을까 걱정된다"며 "당장 내가 죽기 전까지 지구 환경이 안정적으로 버텨줄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아이를 낳으면 후회할 것 같다"고 했다.

 취업준비생 최여루(30)씨는 "교과서에서나 읽었던 환경 문제를 이제는 미세먼지와 이상 기후를 통해 일상으로 느끼고 있다"면서 "환경대책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에 태어날 아이가 건 강한 몸과 마음으로 살 수 있을지 의문이어서 출산에 회의적인 입장"이라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 같은 의식이 더욱 커졌다.

 직장인 최모(27)씨는 "1년 6개월이 넘도록 마스크를 쓴 채 지내면서 앞으로 또 어떤 생태적 위험이 닥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자식을 낳는다면 이런 환경 속에서 행복하게 자랄지 자신이 없어 출산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의견이 주변에서 종종 들린다"고 했다.

 청년 세대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출산하지 않는 것이 가장 강력한 환경 보호'라는 급진적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임신을 경험한 경우에는 자식 세대를 위해 환경 보호에 더욱 관심을 가지는 방식으로 이런 위기의식을 극복하는 경향도 발견된다.

 지난 4월 성인간호학회지에 실린 '임부의 환경적 건강행위 체험에 관한 현상학적 연구'에서 연구진은 "(임부들이) 임신을 통해 다음 세대의 깨끗한 환경에 관심을 보이고, 자녀 건강에 해롭지 않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개인의 노력과 함께 공동체적 행위도 필요하다고 자각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태아와 미래 자녀의 건강을 돌보기 위한 환경적 건강 인식을 하고 임신 이전의 행위를 성찰하고 변화를 추구하려는 의도"라며 "자연에 대한 생태적 양심을 가지고 환경에 짐을 부과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한국사회는 기후위기를 비롯한 환경오염을 미래 세대의 문제로만 여기고 안이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면서 "청년들이 출산을 단념하는 것은 이제껏 환경 보호에 무책임했던 기성세대에 대한 일종의 복수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시적이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환경 문제에 접근하고, 정치권도 기후위기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이제껏 저출산 정책은 환경문제와 연결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두 문제를 적극적으로 연관지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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