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 껍질, 코로나·장 바이러스 억제 성분"

핀란드 연구팀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 확인…새 항바이러스제 개발 기대"

 진통·해열·항혈전 등 약으로 널리 사용되는 '아스피린'의 출발점인 버드나무 껍질 속에 감기, 코로나19, 장염 등 질환을 일으키는 다양한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이위베스퀼레대학 바르푸 마르요메키 교수팀은 9일 과학 저널 '미생물학 프런티어스'(Frontiers in Microbiology)에서 버드나무(Salix spp.) 껍질 추출물이 실험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와 장 바이러스(enterovirus) 등에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래의 전염병 치료를 위해서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항바이러스 설루션이 필요하다며 버드나무 껍질 속 물질들이 중요한 새로운 항바이러스 약의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드나무 껍질은 수천 년간 약용식물로 이용돼 왔고 최초 합성 의약품인 아스피린의 출발점이 된 것으로 유명하다.

 1899년 독일 바이엘이 특허를 등록한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껍질 속 살리실산을 이용해 합성한 것이다.

 연구팀은 버드나무가 오래 약용식물로 인식돼 왔고 버드나무 추출물이 장 바이러스를 억제한다는 이전 연구 결과도 있었지만, 광범위한 항바이러스제로서의 잠재력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연구의 범위를 확장해 장 바이러스 외에 다른 바이러스에도 버드나무 추출물이 억제 효과가 있는지 조사하고, 항바이러스 작용 메커니즘을 밝혀내기 위한 실험을 했다.

 상업적으로 재배된 버드나무 가지 껍질을 조각내 냉동 분쇄한 다음 뜨거운 물로 함유 물질을 추출하고, 비외피성 장 바이러스인 콕사키 바이러스 A와 B, 외피성 바이러스인 코로나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추출물의 영향을 조사했다.

 추출물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에 작용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바이러스 활동 억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추출물은 세포 자체에는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세포를 감염으로부터 효율적으로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피성 바이러스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추출물 처리 후 세포에 침투는 했지만 세포 안에서 번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비외피성 바이러스인 장 바이러스는 추출물 처리 후 세포에 침투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르요메키 교수는 "외피성 바이러스와 비외피성 바이러스에 대한 작용 메커니즘은 다른 것으로 보이지만 추출물은 두 가지 바이러스를 모두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출물 속 어떤 물질이 항바이러스 작용을 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살리신과 살리실산, 피세인 등 버드나무 유래의 검증된 기준 물질로 실험한 결과 항바이러스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추출물의 화학적 구성을 밝히고 항바이러스 성분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항바이러스 물질을 찾고 화학구조와 작용 원리 등을 밝히면 혁신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출처 : Frontiers in Microbiology, Varpu Marjomäki et al., 'Willow (Salix spp.) bark hot extracts inhibit both enveloped and nonenveloped viruses: study on its anti-coronavirus and anti-enterovirus activities',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micb.2023.1249794/f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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