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설 연휴 기간이었던 2월 12일 오전 11시 30분. 충남 논산의 한 요양원에서 80대 남성이 식사 중 이물질이 목에 걸려 숨을 못 쉰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에 119 구급상황관리센터 상담 요원은 영상통화로 환자 상태를 확인 후 하임리히법을 안내해 기도 내 이물질을 제거했다. 하임리히법은 이물질로 기도가 막혀 질식 위험이 있을 때 시행하는 응급처치법이다. 환자 뒤에서 명치를 양팔로 세게 밀어 올려 이물질을 배출시킨다. 이후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환자가 정상 호흡을 되찾은 상태였다. 자칫 심정지로 악화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으나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신속한 응급처치 안내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소방청은 올해 설 연휴에도 이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하거나 문을 연 병의원 및 약국에 대한 안내, 응급 질환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119로 전화해 달라고 24일 당부했다. 작년 나흘간의 설 연휴 동안 119를 통해 상담받은 경우는 3만5천453건이었다. 일평균 8천863건으로, 작년 한 해 일평균 대비 4천77건(46%) 증가한 수치다. 연휴 둘째 날인 설날 당일에 상담 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항목별로는 병원 안내요청이 주를 이뤘다
한국뇌연구원은 신경혈관단위체 연구그룹 강경진 박사 연구팀이 쓴맛이 다른 맛과 섞이면 쓴맛이 덜 느껴지는 원리를 '전기엽전 억제 현상'을 통해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연구팀은 초파리의 미각 신경세포 간 전기엽전 억제 현상을 분석한 결과 단맛과 쓴맛 신경세포가 양방향으로 작용한다면 서로의 활성을 방해해 단맛과 쓴맛 모두 감소하는 것을 파악했다. 만일 단맛 신경세포가 쓴맛 신경세포보다 우세하게 작용할 경우 쓴맛 신경세포의 활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전기엽전 억제 현상이란 신경세포 활성화로 형성된 '전기장'이 인접한 신경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전기연접 억제 현상을 이용한 분자적 기전은 세계 최초로 발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신경망의 작동 원리로는 신경세포와 이를 연결하는 시냅스 간의 소통 방식이 잘 알려져 있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 (PNAS)' 최신 호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말랑한 젤 형태의 단백질에 약물을 넣어 원하는 부위에만 약효를 퍼지게 하고 독성은 최소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UNIST의 강세병 생명과학과 교수팀은 주진명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차재녕 신소재공학과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자가 가교형 단백질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단백질 하이드로젤은 국소 부위를 치료하기 위해 약물을 주입해 사용하는 단백질 젤이다. 그물처럼 가교 결합된 단백질이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젤 속에 갇혀 있던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원리가 적용됐다. 다만 기존의 단백질 하이드로젤은 화학적 가교제를 이용해 세포 독성을 유발하는 한계가 있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진은 별도의 가교제를 넣지 않아도 체내에서 단백질끼리 자체적으로 가교 결합을 할 수 있게 하는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면역 염증 반응을 억제하기 위해 주재료로 DNA 복제 단백질인 '증식세포핵항원 단백질'(PCNA)을 사용했다. 실제로 이 하이드로젤을 쥐에게 주입했을 때 면역 염증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하이드로젤에 항암제(독소루비신)와 상처 치유 성장인자(PDGF-BB)를 넣어 약물 전달 성능을 검증한 결과, 유방암 종양의 성
40세 이상 여성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된 후 나타나는 장기 후유증인 '롱 코비드'(Long Covid)에 걸릴 위험이 같은 나이대 남성보다 40%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안토니오 텍사스보건대 딤피 샤 교수팀은 23일 미국의학협회(AMA)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33개 주 코로나19 감염자 1만2천여명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7억 명 이상이 감염되고 700만 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많은 사람이 급성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후에도 장기적으로 후유증인 '롱 코비드'를 겪고 있다. 연구팀은 롱 코비드 위험은 코로나19 중증도의 다양성과 마찬가지로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롱 코비드 위험에 대한 성별의 영향도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미국 33개 주 83개 기관에 2021년 10월 29일~2024년 7월 5일 등록한 코로나19 환자 1만2천276명(NIH RECOVER-Adult cohort)의 데이터를 분석해 롱 코비드 발병 위험에 대한 성별 차이를 평가했다. 모든 참가자는 코로나1
이번 겨울 늑장 한파에 구스(거위털) 이불 등 겨울 침구가 뒤늦게 인기를 끌고 있다. 충전재 중량이 높아 보온성이 뛰어나거나 알레르기 반응이 낮은 소재, 수입 브랜드 침구 등 100만원대 이상의 프리미엄 침구 수요도 많았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침구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프리미엄 침구 매출 신장률은 이보다 2∼3배 높았다. 롯데백화점의 침구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2월 10%에서 이달에 15%로 뛰었다. 이 기간 수입침구 매출은 30% 증가했다. 이 기간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침구 매출이 12.7% 늘어난 가운데 수입침구 매출 증가율은 21.1%로 더 높았다. 현대백화점은 전체 침구 매출은 10% 증가했으나 수입 침구와 국내 고가 브랜드 매출은 15% 늘었다. 특히 이번 겨울은 추위가 뒤늦게 시작된 데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구스나 양모와 같은 보온성 이불이 매출 증가세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지희 롯데백화점 베딩·키친웨어 팀장은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한파가 닥쳐 구스 침구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아졌다"며 "특히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면서 추위가 거세질
여성가족부는 정서·행동 문제로 가족이나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을 위해 '2025년 국립청소년디딤센터 치유과정'을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프로그램은 경기 용인시의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와 대구의 국립대구청소년디딤센터에서 장기 및 단기 과정으로 운영된다. 참여를 원하는 청소년은 청소년안전망이나 디딤센터 사이트에서 신청할 수 있다. 사회적 배려계층 청소년은 입소 비용이 면제된다. 치유과정에 참여한 기간은 수업일수로 인정되며,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초등학교나 중학교 학력 취득을 위한 학습 시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고온에서도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불에도 잘 타지 않는 간편한 일액형 에폭시 소재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김재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성균관대 구종민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에폭시-맥신 일액형 설루션'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접착제나 코팅제 등으로 쓰이는 에폭시는 경화제와 수지를 혼합해 만드는데 잘 혼합시키기 어렵고 많은 양을 한 번에 섞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열이나 빛에 반응하는 잠재성 경화제를 수지에 미리 섞어 두고 필요할 때 활용하는 일액형 에폭시가 주목받고 있지만, 상온에서만 안정성을 유지하고 화재에도 취약한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잠재성 경화제 물질의 화학적 구조를 바꿔 반응성을 대폭 줄인 일액형 에폭시를 개발했다. 기존 제품이 25도에서 40일간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반해 새로 개발한 에폭시는 60도 이상 온도에서도 180일 이상 안정성을 유지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여기에 더해 수지에 이차원 나노입자 물질인 맥신을 섞어 난연성을 높이고 전기전도성도 강화했다. 특히 난연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한계농도지수(연소에 필요한 공기 중 산소농도)는 12% 높이고, 최대열방출량은 85% 줄여 난연 등급 최고
설 연휴를 앞두고 전국적으로 독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2016년 이후 9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요. 독감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구 1천명당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 7.3 명에서 올해 첫째 주 99.8명으로 한 달 만에 14배가량 증가하며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더해 2가지 유형의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심경원 이대 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A형 중에 두 종류의 바이러스가 있어서 독감을 앓았는데 얼마 안 있다가 또 독감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면서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 등으로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 바이러스 자체에 대한 면역력이 감소한 데다가 기후 변화 등으로 새로운 바이러스가 출현한다든지, 또 바이러스가 변이를 거듭해 전염력이 향상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독감은 감염자의 분비물을 통해 확산하는데요. 감염자가 만진 물체와 접촉해 전파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독감은 감기와 비슷하게 기침과 인후통을 유발하지만, 고열과 오한, 근육통을 동반하는 특징이 있는데요. 심경원 교수는 "감기의 경우는 보통 2∼3일 이후에 증상이 없어지거나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전기·전자공학부 최신현·윤영규 교수 공동연구팀이 스스로 학습하고 오류도 수정할 수 있는 차세대 뉴로모픽 반도체 기반 칩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뉴로모픽 반도체는 뉴런(신경세포)과 이를 연결하는 시냅스로 이뤄진 사람의 뇌 구조를 모방해 사람의 사고 과정과 비슷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도록 고안한 반도체다. 뉴로모픽 반도체의 인공 신경망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멤리스터 소자가 주목받고 있다. 메모리(memory)와 레지스터(resistor)의 합성어인 멤리스터는 전류 흐름에 따라 저항 세기가 변하는 차세대 저항 변화 소자로, 0 또는 1의 디지털 정보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날로그 저항값을 저장할 수 있다. 기존 멤리스터 소자를 이용한 뉴로모픽칩은 컴퓨터에서 우선 학습시킨 뒤 뇌의 시냅스에 해당하는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멤리스터 소자에 복사해 연산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이 때문에 학습 조건이 달라져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학습 자체를 멤리스터 소자 안에서 일원화하는 방법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에러도 바로잡을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를 개발했다. 인간 뇌세포처럼 데이터 저장과 연산이 동시에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인체 감염이 보고된 가운데 국내 방역 당국에서도 다음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은 'AI 인체 감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 청장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이 AI 인체 감염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지금 보고된 사례를 보면 언제라도 AI 인체 감염과 대유행이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 AI 인체 감염은 (해외에서도) 산발적인 사례로만 보고됐고, 국내에서는 아직 한 건도 없지만 위험성이 지속해서 커지고 있다"며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AI 인체 감염이 대규모로 확산하면 한 달 안에 인구의 40%가 감염되고, 중환자가 28만명이 생길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일 뿐이라면서 과도한 우려를 경계했다. 그래도 AI 인체 감염 등 전반적인 인플루엔자 감시를 강화하는 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기관을 1천곳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AI 인체 감염에 대응하기 위한 'H5N1' 백신도 비축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이미 미
70대 A씨는 지역 내 고혈압·당뇨병 등록교육센터를 방문했는데, 센터 직원이 그의 상당히 어눌한 말투를 눈치챘다. 이 직원은 뇌졸중이 의심된다며 환자와 가족을 설득해 종합병원을 찾도록 했다. A씨는 결국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 무사히 퇴원했다. 이는 주변인이 뇌졸중 조기 증상을 알아차린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평소와 달리 말투가 어눌해지거나 한쪽 얼굴과 팔·다리에 힘이 빠지면서 마비되는 듯한 느낌이 들고 심한 두통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 짓누르는 느낌이 있고 숨이 많이 찰 때는 심근경색을 의심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설 연휴를 앞두고 추위가 지속함에 따라 본인이나 가족에게 이러한 뇌졸중, 심근경색 조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119에 연락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뇌졸중과 심근경색은 주요 사망원인일 뿐 아니라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장애를 동반할 수 있어 환자와 가족의 신체적·경제적 부담을 가중한다. 65세 이상에서 뇌졸중과 심근경색 발생 시 1년 내 사망률은 각각 32.1%와 25.8%에 달한다. 더욱이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면서 발생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봇이 사람의 외로움과 사회불안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두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의과학대학원 교수팀은 조현철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AI 챗봇과 대화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21일 내놨다. 이번 연구는 AI 챗봇 '이루다 2.0'을 활용해 이뤄졌다. 연구진은 총 176명의 실험 참여자를 모집해 4주 동안 주 3회 이상 챗봇과 대화하게 했고, 이후 참여자들의 외로움과 사회불안 수준을 표준화된 설문 도구로 측정했다. 이어 실험 전후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고, 참여자들의 경험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자 소규모 인터뷰도 추가 진행했다. 이를 통해 챗봇과 상호작용이 개인의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적 연결감을 강화하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연구 결과 챗봇과 정기적 상호작용이 외로움 점수를 평균 15% 낮추고, 사회불안 점수는 평균 18%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용자가 스스로 감정·생각·경험에 대한 정보를 챗봇에 더 많이 제공하거나 사용자 회복탄력성이 높은 경우, 외로움 완화 효과는 더 두드러졌다. 또 대면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연구재단은 광주과학기술원 장인섭 교수팀과 고려대 최인걸 교수팀은 합성가스와 C1 가스(이산화탄소·일산화탄소 등 탄소 개수가 1개인 가스) 등 온실가스를 유용한 단일 화합물로 전환할 수 있는 미생물 균주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합성가스는 주로 일산화탄소, 수소, 이산화탄소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제철 공정에서 발생한다. 미생물 발효 공정을 이용해 합성가스와 CI 가스를 에탄올, 부티르산, 부탄올 등 유용한 바이오 연료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기술로는 고품질의 단일 화합물을 생산할 수 있는 균주를 개발하기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시스템 대사공학(미생물의 복잡한 대사 회로를 조작해 다양한 화학물질과 연료, 고분자 등을 생산하는 기술)을 이용, 아세토젠 미생물의 유전자 재조합을 통해 에탄올을 단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아세토젠 미생물은 이산화탄소나 일산화탄소 등 탄소 원자 기반 기체를 아세트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 '빙초산'이라 불리는 아세트산은 식초의 주성분으로, 의약품이나 유기용매 등 제조에 사용된다. 연구팀은 아세토젠 미생물에 에탄올 대사 경로를 도입, 기존 아세트산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부가가치 화합물인 에탄올을 단일 생
항생제 내성을 가진 이른바 '슈퍼세균'에 감염된 사례가 국내에서 지난해 4만 건을 훌쩍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작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감염증' 신고 건수는 총 4만2천827건(잠정)이었다. 2023년 3만8천405건에서 1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60대 이상이 전체 감염자의 80%가 넘었다. CRE 감염증은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최소 한 가지 이상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목 균종에 의한 감염질환이다. 2017년 6월부터 전수 감시 대상에 포함돼 그해 5천717건이 신고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1만1천954건, 2019년 1만5천369건, 2020년 1만8천113건, 2021년 2만3천311건, 2022년 3만548건 등 해마다 신고 건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연간 전체 통계가 있는 2018년과 비교하면 6년 만에 3.6배가량으로 불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사망자도 빠르게 늘었다. 2017년 37명, 2018년 143명, 2019년 203명, 2020년 226명, 2021년 277명, 2022년 539명, 2023년 661명이 CRE 감염증에 걸린 후 사망했다. 지난해 사망자 통계는
사람의 몸에 나는 약 500만개의 털 중 약 8만∼12만개가량이 머리카락이다. 머리카락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를 거쳐 탈모를 반복하는데 보통 하루에 약 50∼100개 정도가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것으로 본다. 하지만 잠을 자고 나서 또는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 이상이면 탈모 질환으로 간주한다. 이런 탈모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흔히 대머리로 불리는 안드로겐성(남성형) 탈모에서부터 원형 탈모, 휴지기 탈모(출산 후 또는 가을철 탈모), 발모벽(충동적으로 반복해서 머리카락을 뽑는 정신 질환), 모발 생성 장애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원형 탈모는 그 명칭과 달리 질환 부위가 원형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모발이 50% 이상 빠지는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은 물론 평생에 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 원형탈모는 면역세포 이상이 부르는 '자가면역질환'…"단순 탈모 아냐" 대한모발학회에 따르면 원형 탈모는 하나 혹은 여러 개의 동그란 모양으로 갑작스럽게 머리카락 등의 털이 빠지는 질환이다. 두피가 가장 흔하지만, 눈썹과 속눈썹, 수염 등 모발이 있는 부위에는 어디든지 생길 수 있다. 원형 탈모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에너지환경연구부 임상규 책임연구원팀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근육섬유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친환경 소재인 폴리락트산(PLA)과 내구성이 뛰어난 바이오기반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으로 실제 근육을 모방한 인공근육섬유를 만들었다. PLA와 TPU의 비율과 섬유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했다. 특수 공정을 통해 기존 형상기억섬유보다 강도는 4.18배 향상됐고, 내구성도 뛰어나 50번 이상 반복 사용한 뒤에도 98% 이상 복원력을 유지한다. 또 자기 무게의 5만6천배에 이르는 하중도 견딜 수 있다. 단순히 형태를 기억하는 기능 말고도 압력으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고, 1천번 이상 충전과 방전을 반복해도 초기 성능의 90% 이상을 유지하는 안정적인 에너지 저장 능력을 갖췄다. 임상규 책임연구원은 "새로 개발한 인공근육섬유를 첨단 섬유, 의료 로봇, 웨어러블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뇌 오가노이드의 매우 작은 전기신호까지 읽어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현주 교수 연구팀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손미영 부장·이미영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오가노이드의 비침습적 전기생리신호를 측정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인간 유래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제작되는 인공 장기를 말한다. 신약 개발 단계에서 독성·효능 평가를 위해 필수적인 동물실험을 대체할 실험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오가노이드 연구는 유전자 분석에 집중돼 있어 기능성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비한 상태이다. 오가노이드의 다양한 기능성 중 전기생리신호의 경우 오가노이드와 미세전극의 접촉이 필요한데, 심장과 뇌 오가노이드는 전기 신호가 너무 작은 데다 신호 크기가 수백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에서 수 밀리미터(㎜)까지 다양해 측정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오가노이드의 크기와 형태에 맞춰 스스로 늘어나 그 표면에 밀착할 수 있는 고신축성 미세전극 어레이를 개발, 오가노이드에서 발생하는 전기생리신호의 실시간 변화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돌출형 구조 덕분에 오가노이드에 전극을 더 강하게 밀착시켜 오가노이드에 손상을 가하지 않으면서
담배 제품의 광고·판촉·스폰서십(TAPS)을 금지하면 사람들이 흡연을 시작할 확률이 37% 감소하고 흡연을 지속할 확률은 2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그리피스대 레오폴드 아민데 교수팀은 담배 제품의 광고·판촉·스폰서십(TAPS) 금지가 흡연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기존 논문 16편을 메타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국제적으로 TAPS 금지를 더 광범위하게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며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더 많은 국가가 이런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흡연은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예방할 수 있는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2019년에는 약 12억 명이 정기적으로 담배를 피우고 770만 명이 흡연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서 각국이 포괄적인 담배 규제 정책을 채택하도록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182개국 중 17개국만 모든 유형의 TAPS를 금지하고 있으며 37개국은 금지 조치를 전혀 시행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세계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Medline, EM
항암제 내성이 있는 암세포에 빛을 비춰 제거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19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따르면 화학과 권태혁·민두영 교수팀은 포항공과대(POSTECH) 박태호 교수팀과 함께 항암제 내성 원인으로 알려진 암세포의 자가포식을 억제할 수 있는 광 반응 화합물을 개발했다. 빛을 받으면 활성화되는 이 화합물이 자가포식이 일어나는 공간인 세포 내 리소좀만을 선택해 공격하는 원리다. 암세포의 적응력은 항암제 개발의 주요 장애물로 꼽힌다. 세포 안에 생긴 노폐물을 분해하는 자가포식도 이러한 적응 기전이다. 암세포는 자가포식을 통해 항암제를 배출하고, 분해한 노폐물 성분으로 부족한 에너지원을 메우며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자가포식 억제를 위해 모폴린과 이리듐으로 구성된 광 반응 화합물을 만들었다. 모폴린은 세포의 리소좀만 표적으로 삼는 역할을 하며, 이리듐은 빛을 받아 산화 손상을 일으킨다. 해당 화합물을 약물 내성 췌장암 세포가 이식된 쥐에게 넣은 뒤 적외선을 비추자 젬시타빈 항암제 내성이 생긴 췌장암 조직이더라도 7일 만에 암이 줄어들며 완전히 사라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 분석 결과 이 화합물은 빛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천연물시스템생물연구센터 박근완 책임연구원팀이 신약후보 물질 발굴 인공지능(AI) 국제대회 '제3회 캐시(CACHE) 챌린지' 세계 최상위 4개 팀에 선정됐다고 밝혔다. 캐시는 다양한 신약후보 물질 발굴 AI 방법 예측 성능 평가를 위해 2021년 만들어진 컨소시엄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 등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하며 캐나다 정부 및 미국 국립보건원(NIH) 후원을 받고 있다. 캐시는 챌린지를 통해 가장 높은 성능을 보이는 AI 기술을 발표하며 대회 데이터는 일반에 공개해 후속 신약 개발연구를 지원한다. 이번 3회 대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Nsp3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 발굴을 주제로 열렸으며 11개국 23개 본선팀을 선정해 약 2년간 경쟁했다. 참가팀들은 총 1천739개 신약후보물질을 제안했으며 이중 KIST, 캐나다 오타와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독일 베를린자유대 연구팀이 최종 우승팀으로 선정됐다. KIST팀이 제안한 물질은 화합물이 독창적이고, 실험적으로도 실제 약효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활성이 확인됐다. 챌린지에서 제안된 대부분의 물질은 실험에서 활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
지난해 해외에 체류한 우리 국민이 119응급의료상담서비스를 이용한 건수가 전년보다 18.5% 증가해 4천900건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청에 따르면 재외국민 대상 119응급의료상담서비스는 2021년 2천576건, 2022년 3천811건, 2023년 4천135건, 2024년 4천901건으로 매년 수백건씩 불어났다. 이 서비스는 해외여행객과 해외거주자, 선박 및 항공기의 승무원·승객 등 국외에 있는 우리 국민을 위해 365일 24시간 소방청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상주하는 응급의학전문의와 상황 요원이 각종 응급의료상담을 제공하는 제도다. 전화(☎ 82-44-320-0119)와 이메일(central119ems@korea.kr), 119안전신고센터 사이트(www.119.go.kr), 카카오톡 및 라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소방청은 엔데믹 이후 해외 출국자가 증가함에 따라 서비스 이용도 함께 불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상담 지역별로는 해상 52.8%, 육상 47.1%, 항공 상담 0.1%의 순이었다. 상담 이용 매체별로는 카카오톡 등 SNS가 62.5%로 가장 많았고, 이메일(27.3%)과 유선전화(9.6%)가 뒤를 이었다. 연
브로콜리·양배추 같은 십자화과 채소와 콩, 견과류, 아보카도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이 유전자 발현을 변화시켜 항암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스탠퍼드대 마이클 스나이더 교수팀은 과학 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서 섬유소가 소화될 때 생성되는 짧은사슬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이 건강한 인간 세포와 대장암 세포, 쥐의 장에서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최신 밝혔다. 연구팀은 식이섬유는 건강한 식단에 중요한 부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식이섬유를 최소 권장량 이상 섭취하는 미국인은 전체의 10%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섬유소를 섭취하면 소화과정에서 장내 미생물에 의해 여러 가지 짧은사슬지방산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들은 오랫동안 유전자 기능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돼 왔으나 정확한 작용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장에서 생성되는 가장 흔한 두 가지 짧은사슬지방산인 프로피오네이트(propionate)와 부티레이트(butyrate)가 건강한 인간 세포와 인간 대장암 세포, 쥐의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적색육과 그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치매 위험이 13% 증가하는 반면, 이를 견과류와 콩류, 생선 등으로 대체하면 치매 위험을 2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대니얼 왕 교수팀은 17일 미국신경학회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서 노장년층 13만3천여명을 대상으로 최대 43년간 식단과 치매 위험 관계를 추적 관찰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왕 교수는 "식이 지침은 심장병과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어 인지 건강은 자주 논의되지 않는다"며 "이 연구 결과가 식단과 뇌 건강의 연관성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국 간호사 건강연구(NHS)와 건강 전문가 추적연구(HPFS) 등에 참여한 13만3천771명(평균연령 49세)의 식단과 건강정보 데이터를 최장 43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데이터에는 참가자들의 일반적인 식단 및 상세한 건강정보가 포함돼 있으며 2~4년마다 업데이트됐다. 참가자 중 추적 기간에 치매 진단을 받은 사람은 모두 1만1천173명이었다. 적색육 1회 섭취량 86g(3oz)을 기준으로 할 때,
암 진단 후 규칙적인 운동을 지속하거나 시작하면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 위험이 20%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을 치료할 때 쓰는 약이나 방사선 등은 심장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암 환자는 심장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데, 운동이 심장질환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암환자삶의질연구소 신동욱 교수 연구팀(1저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정원영 박사 및 암치유센터 조인영 교수, 공동 교신저자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2010∼2016년 암을 진단받은 26만9천943명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을 암 진단 전후 규칙적으로 운동한 집단(2만7천186명), 운동을 시작한 집단(4만4천852명), 운동을 중단한 집단(3만649명), 암 진단 전후 모두 운동하지 않은 집단(16만7천256명)으로 나눠 비교했다. 이때 규칙적인 운동은 주 3회 20분 이상 고강도로 운동하거나, 주 5회 3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한 경우를 기준으로 삼아 분석했다. 암 진단 전후 규칙적으로 운동한 집단은 아예 운동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심근경색 위험은 20%, 심부전 위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