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할 경우 담낭 천공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지는 담석증 환자가 최근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의료원에 따르면 건강보험 환자 통계상 담석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20년 21만9천926명에서 지난해 27만7천988명으로 4년새 26.4% 증가했다. 담석은 지방을 분해하는 체내 소화액인 답즙의 구성 성분에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한다. 답즙은 수분, 담즙산염, 빌리루빈, 콜레스테롤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요소 간에 불균형이 생기면 결정체가 생겨 담석으로 발전한다. 김범수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교수는 "최근에는 서구화한 식습관과 비만 등의 영향으로 담즙 속 콜레스테롤이 높아져 생기는 콜레스테롤성 담석 환자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석이 담관을 막거나 담낭벽, 췌장 등을 자극하면 복통이나 황달, 발열 등 염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오른쪽 윗배의 쥐어짜는 통증과 압박감으로, 식사 후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정도에 따라 등과 어깨까지 확산하기도 하고, 상태가 악화하면 담낭 천공, 복막염, 패혈증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담석은 재발 우려가 커 근본 원인이 되는 담낭을 절제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으로 꼽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걸리는 살모넬라균, 캄필로박터균 감염증 등 감염병 환자가 여름에 접어든 최근 한 달 사이 2배 가까이 늘어 주의가 요망된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10곳이 참여하는 장관감염증 표본 감시 결과, 살모넬라균 감염증 환자는 6월 첫 주 66명에서 넷째 주 127명으로 92.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캄필로박터균 감염증 환자도 58명에서 128명으로 2.2배가 됐다. 살모넬라균 감염증은 계란액을 장시간 상온에 방치한 뒤 섭취하거나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계란을 만진 후 손을 씻지 않고 식재료를 준비할 때 교차 오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캄필로박터균 감염증은 덜 익힌 육류, 비살균 유제품,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감염되는데, 특히 생닭의 표면에 캄필로박터균이 존재할 수 있어 식재료 준비 중 교차 오염이 일어나 걸릴 수 있다. 표본감시 외에 전수감시 체계에서도 장관감염병 증가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전수감시 결과,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의 경우 올해 6월까지 총 133명이 감염됐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102명)보다 30.4% 늘어난 수치다. 이 감염증은 장출혈성대장균에 오염된 소고기·생채소류·
기후 변화로 산림 재해의 강도와 빈도가 커지고, 질병 매개체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김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8일 질병관리청과 대한예방의학회가 서울스퀘어에서 연 기후보건포럼에서 발표한 '환경부 기후변화평가보고서 결과 및 시사점'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보고서를 토대로 "미래 산림의 연간 탄소 흡수량은 줄고, 산림 재해의 강도와 빈도는 늘 것"이라며 "기온 변화로 작물의 재배 면적과 병해충 발생 위험이 시공간적으로 변한 탓에 새로운 병해충과 잡초가 발생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1968∼2023년 우리 바다의 표층 수온은 전 세계 평균의 2배 이상인 약 1.44도 올랐다"며 "미래에는 주요 상업성 어종 서식지와 어류의 출현이 줄고, 양식품종 중에서는 해조류 양식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기후 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과 더불어 기상 재해, 대기오염, 감염병, 정신건강 문제 등 다양한 건강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이에 따른 건강 피해는 지역적·사회적 취약성에 따라 불균등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취약 인구·지역을 대상으로 적절히 개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
"식사 후 혈당이 160㎎/dL까지 올랐는데 괜찮은 걸까요?", "빵만 먹으면 혈당이 급등해요. 당뇨병일까요?". 식사 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혈당 스파이크'(혈당 변동성)가 요즘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몸에 부착한 연속혈당측정기(CGMs)를 활용해 스마트폰 앱으로 식후 혈당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당뇨병 환자가 아닌 일반인 사이에서조차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소셜미디어(SNS), 블로그, 유튜브 등에는 당뇨병 환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연속혈당측정기를 부착하고, 혈당 스파이크를 조절해 체중 감량을 시도했다는 사례들이 공유돼 있다. 하지만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혈당 스파이크에 지나치게 민감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혈당 스파이크에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지나친 식이 제한이나 불안에 빠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진상만 교수는 "혈당 스파이크는 의학 용어도 아니고, 아직 정확한 기준도 없다"며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식후 일시적인 혈당 스파이크만으로 심각한 문제를 걱정
작년 국내 방역당국에 신고된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신규 감염인이 전년 대비 3%가량 감소했다. 신규 감염인의 67% 상당은 20∼30대 등 젊은 층이었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간한 '2024년 HIV/AIDS 신고 현황 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새롭게 신고된 HIV 감염인은 직전 해인 2023년 1천5명 대비 3.0% 줄어든 975명(남자 885명·여자 110명)이었다. HIV에 걸렸다고 모두 에이즈 환자는 아니다. HIV 감염인은 HIV에 감염된 사람을 칭하고, 에이즈(AIDS) 환자는 HIV 감염에 의해 면역세포가 파괴돼 면역기능이 떨어지면서 각종 감염 등이 나타나는 상태를 칭한다. 신규 HIV 감염인의 국적별로는 내국인 714명, 외국인 261명이었다.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6.8%로 2023년 25.5% 대비 1.3%포인트(p) 증가했다. 성별에 따른 외국인 비중을 보면 남자 865명 중에서는 내국인이 683명(78.9%)에 달했으나, 여자는 110명 중 외국인이 79명(71.8%)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 360명(36.9%), 20대 291명(29.8%), 40대 134명(13.7%) 순이었다. 20∼30대 젊은 층이 전체 신규 HIV
마약 중독자 4명 중 3명은 10∼20대에 주위 사람의 권유로 마약류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국립정신건강센터 의뢰로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팀이 수행한 '마약류 중독자 실태조사 설계연구'에 따르면 올해 2월 24일부터 3월 28일까지 마약류 사용자 29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마약류 중독자 치료보호기관, 교도소,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의료기관 등 네 곳에서 면담이 가능한 표본을 추린 뒤 인구학적 정보와 중독 원인과 정도, 우울증 유병률 등을 고루 살폈다. 조사 결과 마약류를 처음 사용한 연령대는 20대가 58.6%로 절반 이상이었고, 10대가 17.2%, 30대가 10.3%였다. 전체의 약 75%가 20대 이하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마약을 처음 접한 것이다. 마약류 사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는 '다른 사람의 권유'가 7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호기심' 48.3%, '즐거움' 17.2%, '불쾌한 감정 해결'과 '스트레스 해결'이 각각 10.3%였다. 구매 경로는 주로 '친구 또는 지인'이라는 응답이 72.4%, 인터넷이 10.3%였다. 응답자의 68.97%는 스스로 마약류 중독자라고 인정했다.
바삭한 치킨에 시원한 맥주를 곁들이는 '치맥'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통풍 환자들의 근심도 커지게 됐다. 무더운 여름밤 즐기는 맥주 한잔이 자칫 극심한 고통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다. 실제 여름은 통풍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몸 밖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몸 안에 과도하게 쌓여서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요산은 단백질의 일종인 푸린(purine)이 체내에서 대사되고 남은 일종의 찌꺼기로, 요산 결정이 관절이나 연골 조직에 붙으면 염증과 극심한 통증인 '통풍 발작'을 일으킨다. 주로 엄지발가락이 갑자기 벌겋게 부어오르고 뜨거워지면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기준 지난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55만3천254명으로, 2020년 46만8천83명 대비 약 18% 늘었다. 특히 7∼8월과 같은 한여름에 환자가 많은데, 지난해 기준 월별 통풍 환자 수는 2월 11만1천977명으로 최저였다가 같은 해 7월 13만5천994명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풍 환자가 여름에 늘어나는 건 더운 날씨 탓에 땀 배출이 많아져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혈중 요산 농도가 쉽게 높아지기
환자 수가 150만명에 달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 비율은 15%에 미치지 못하는 질환이 있다. 건선이다. 건선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붉은 발진과 은백색 각질이 주요 증상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 세포인 T세포가 주요하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세포가 활성화되면 다양한 면역 물질이 함께 분비되며 피부 각질형성세포를 자극하는데, 이 세포가 빠르게 증식해 비듬과 같은 비정상적 각질이 겹겹이 쌓여 건선이 생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에도 건선 환자가 적지 않다. 대한건선학회에 따르면 국내 건선 유병률은 3%로 환자 수는 약 15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환자는 전체 15%인 약 22만명을 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된다. 건선을 단순 피부 질환으로 잘못 인식하거나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경우 병원을 찾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러나 건선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과 같은 전신 합병증 위험을 최대 2.5배 높일 수 있다고 보고됐다. 단순 피부 질환을 넘어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미 건선 시장에
우울증 환자가 술을 끊겠다고 결심하는 데에는 주변 사람의 지지와 사회적 교류가 큰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친구와의 만남이나 여가·레저 활동에 참여하는 등 사회적 교류가 활발할 경우 금주·절주 계획을 세울 확률이 최대 1.7배 높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매달 발간되는 '지역사회 건강과 질병'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우울 증상과 금주·절주 계획과의 관련성-사회적 지지의 매개 분석을 중심으로' 연구 보고서가 게재됐다. 연구팀은 2023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토대로 19세 이상 성인 남녀 14만3천341명의 우울감 경험 여부와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활동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우울증 환자가 절주 또는 금주 계획을 세우는 건 알코올 사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지만, 대부분은 자기조절 능력과 동기가 떨어져 금주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 연구 대상자 중 최근 1년 내 연속 2주 이상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우울감이나 슬픔을 느낀 비율은 6.9%(9천849명)였다. 금주 또는 절주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우울 증상이 있는 집단에서는 34.9%, 우울 증상이 없는 집단에서는 2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