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비화하면서 국제 의과학 논문에 자주 인용되는 단백질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스파이크 단백질로 인간 세포의 표면에 달라붙을 때 이용하는 ACE2라는 수용체다. 이들 둘이 연결되지 않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인간의 몸에 침입할 수 없다. 그런데 ACE2를 유전적으로 조작한 '용해성 재조합형' 카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세포의 연결을 차단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한 생명공학 회사가 개발한 폐 질환 치료제를 인간 배양 세포와 오르가노이드(organoid)에 투여해 이런 효과를 확인했다. ACE2의 재조합형을 '작용물질(active substance)'로 삼아 개발한 이 치료제(APN01)는 이미 임상 2상을 마쳤고, 조만간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임상 선행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포 침입을 최고 5천분의 1로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의대와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의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수행했고, 관련 논문은 저널 '셀(Cell)'에 실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이미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혈압 변동성이 큰 사람일수록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압을 낮추는 것뿐 아니라 혈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치매 예방에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유정은)·삼성서울병원(신동욱)·숭실대(한경도) 공동 연구팀은 2005∼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3회 이상 받은 40세 이상 성인 784만4천814명을 대상으로 2016년까지 치매 발생 여부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의 이완기 및 수축기 혈압 변동성 정도에 따라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의 치매 위험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혈압 변동성이 큰 그룹일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특히, 이완기와 수축기 혈압 변동성이 모두 높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치매 발생 위험도가 18%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치매의 종류별로는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 위험이 17% 더 높았고,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이 22% 높았다. 연구팀은 혈압 변동성이 크면 뇌혈류 감소 및 뇌 허혈성 변화 등에 영향을 미쳐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혈압 변동성으로 인한 혈류역학적 불안정
갑상선 기능 저하 치료를 위한 갑상선 호르몬 대체요법(thyroid hormone replacement therapy)이 노인들에 과처방(overprescribe)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의대 내분비내과 전문의 제니퍼 마멘 교수 연구팀은 갑상선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레보티록신이 처방된 65세 이상 노인은 다른 노인보다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지난 1일 보도했다.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의 한 연구에 참가한 65세 이상 노인 1천여 명의 15년간(2003~2018년) 조사 자료를 분석한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들은 최소한 한 차례 이상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과 티록신(T4) 검사를 받았다. 티록신은 갑상선 호르몬으로 티록신의 혈중 수치가 떨어지면 이에 대한 반응으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이 증가한다. 갑상선 호르몬을 복용하고 있는 노인은 복용하지 않는 노인보다 사망 위험이 6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은 24시간 생체리듬, 수면, 만성 염증 수치 등에서 많은 변화를 겪게 되는데 갑상선 기능 저하도
일반적으로 폐에 감염하는 결핵균(MTB)은 우리 몸 안의 가장 파괴적인 병원체 가운데 하나다. 산소를 좋아하는 결핵균은 대략 16~20시간 주기로 분열해 증식 속도가 느린 편이나, 공기를 통해 옮겨져 전염성은 매우 높다. 예방접종의 보급으로 많이 나아지긴 했어도 결핵은 여전히 위험한 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150만 명이 결핵으로 사망했다. 국내에서는 2017년 현재 약 3만 명이 결핵에 걸려 2천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한국의 결핵 사망률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최근에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 결핵균이 늘어나 특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위협적인 결핵균이, 숙주 세포로부터 생존에 꼭 필요한 철분을 빼내오는 메커니즘을 스위스 취리히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이 철분 탈취 경로를 차단하면 결핵균은 감염 능력을 상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리히대 의학 미생물학 연구소의 마르쿠스 제거 교수팀은 2일 관련 논문을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하고, 온라인(www.eurekalert.org)에도 논문 개요를 공개했다. 병원균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 철분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무기물
뇌 신경세포(뉴런)에서 흔히 발견되는 타우 단백질은 전측두엽 치매, 알츠하이머병, 만성 외상성 뇌병변증 등 신경 퇴행 질환의 주범으로 꼽힌다. 그러나 정상적인 타우 단백질은 뉴런의 구조 및 안정성 유지와 세포 내 영양분 운반 등에 도움을 준다. 모든 문제는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인 형태로 접히는 데서 시작된다. 이렇게 잘못 접힌 타우는 끈끈하고 잘 분해되지 않는 성질로 변하면서 뉴런 안에 '신경 섬유 다발(neurofibrillary tangle)'을 형성해, 뉴런의 기능을 교란하다가 결국 죽음으로 이끈다. 이렇게 변형된 타우 단백질은 광우병 등 '프라이온 질병(prion diseases)'과 흡사하게, 한 뉴런에서 인접한 다른 뉴런으로 퍼져 나간다. 접힘 구조에 문제가 생긴 타우 단백질이 뉴런을 빠져나오면, 곁에 있던 정상 뉴런이 빨아들인 뒤 이를 형판으로 삼아 다시 잘못 접힌 타우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반복돼 뇌 조직에 넓게 확산하면 알츠하이머병 같은 신경 질환이 생긴다. 이처럼 병을 일으키는 변형 타우 단백질이 뇌 신경조직에 퍼지는 메커니즘을 마침내 미국 캘리포니아대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이 발견은 비정상 타우 단백질의 확산을 억제하는 새로운
목욕을 자주 할수록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본 오사카(大阪) 대학의 이소 히로야스 공중보건학 교수 연구팀은 목욕을 자주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미국의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처음엔 심뇌혈관 질환 병력이 없었던 남녀 3만76명(40~59세)을 대상으로 20년간 진행된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목욕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를 묻고 목욕 빈도에 따라 ▲매주 2번 이하 ▲매주 3~4번 ▲매일 등 3그룹으로 나누고 심뇌혈관 질환 발생을 추적 조사했다. 조사 기간에 이 중 심근경색 275명, 급성 심장사 53명을 포함, 2097명이 심혈관질환, 1천769명은 뇌졸중이 발생했다. 목욕 횟수가 매주 3~4번인 그룹은 2번 이하인 그룹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25%, 뇌졸중 발생률이 1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목욕을 매일 하는 그룹은 2번 이하 그룹보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35%, 뇌졸중 위험이 23% 낮았다. 이러한 효과는 목욕물의 온도(미지근, 따뜻, 따끈)와는
자가포식(autophagy)은 세포질의 노폐물, 퇴행성 단백질, 기능 저하 소기관(organelle) 등을 분해해 제거하는 세포의 자정 작용을 말한다. 세포 내 영양소가 부족할 땐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 보충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재활용 시스템으로 볼 수도 있다. 뇌 신경세포(뉴런)같이 분열 능력을 상실한 세포는 이런 유형의 부적절한 노폐물 축적에 더 취약하다. 그런데 뇌의 학습과 기억에 작용하는 물질이 뉴런 안에서 운반되는 경로에도 자가포식이 깊숙이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가포식에 이상이 생기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헌팅턴병 등의 신경 퇴행 질환을 유발한다는 건 이전의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하지만 자가포식이 뉴런 내의 물질 이동에 관여한다는 건 처음 밝혀졌다. 이 연구를 수행한 독일 쾰른대의 피케 나탈리아 코노넹코 박사팀은 관련 논문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하고, 별도의 논문 개요를 1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코노넹코 박사는 이 대학이 운영하는 '세포 분자 신경 퇴행 메커니즘' 연구 그룹의 리더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에서 뉴런의 생존에 자가포식
노로바이러스(norovirus)는 겨울 식중독을 일으키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세균성 식중독은 보통 여름철에 빈번한데 노로바이러스는 기온이 낮을수록 더 활발해진다. 건강한 사람은 길어야 사흘 정도 구토, 설사, 복통 등 증상을 보이다 회복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수술 후 환자나 영유아는 괴사성 장염 등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 경제 수준이 낮은 지역의 사례이긴 하나, 전 세계에서 매년 약 20만 명이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생명을 잃는다. 안타깝게도 노로바이러스 감염병을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나, 감염 예방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노로바이러스는, 항바이러스제나 백신 개발을 어렵게 만드는 난공불락의 캡시드(바이러스의 단백질 껍질) 구조를 숨기고 있었다. 노로바이러스의 캡시드가 수시로 모양을 바꾸는 변형 돌기로 덮여 있어, 면역 공격이나 치료 물질 등의 결합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영국 리즈대 과학자들은 1일 관련 논문을 저널 'PLOS 생물학(PLOS Biology)'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인터넷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노로바이러
발기부전이 조기 사망 위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벨기에 루벤(KU Leuven)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렌 안토니오 교수 연구팀이 40~79세 남성 1천913명을 대상으로 평균 12.4년에 걸쳐 진행한 조사 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의 CNN 뉴스 인터넷판이 31일 보도했다. 연구 기간에 이 중 483명(25%)이 사망했다. 연구팀은 발기부전, 남성 정력의 척도인 새벽 발기(Morning Erection), 성욕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하고 질량분석(mass spectrometry)을 통해 이들의 성호르몬 수치를 측정했다. 전체적으로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이라도 발기부전이 있는 남성은 발기부전이 없는 남성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5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기부전이 있으면서 테스토스테론 수치도 낮은 남성은 사망 위험이 조금 더 높았다. 이는 테스토스테론 부족이 남성 조기 사망 위험의 중요한 요인은 아님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해석했다. 발기부전만 있는 남성은 발기 기능이 정상인 남성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1.4배, 발기부전에 새벽 발기 불능, 성욕 저조 등 3가지 증상이 겹친 남성은 이런 증상이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