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A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회식 자리에서 남자친구가 있다고 얘기한 이후 선배가 A씨의 연애사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선배는 남친의 직업, 친밀도, 결혼계획까지 스스럼없이 물어본다. 심지어 공적인 자리에서조차 A씨의 연애사를 화젯거리로 삼곤 한다. A씨는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웃어넘기곤 하지만 불편한 감정은 계속 쌓이고 있다. '내가 만만해 보이나?' A씨가 자신에게 요즘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뇌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김현 미국 컬럼비아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신간 '바운더리'(Boundary·경계선)에서 A씨에게 지금 필요한 건 '바운더리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바운더리는 "가장 나답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스스로 정하는 마음의 공간"을 말한다. 나를 보호하고, 치유하는 일종의 "마음의 정원"이다. '삶의 가치관'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관계의 단절에 방점을 두는 '선 긋기'나 '손절'과는 결이 다르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A씨는 선배가 신경 쓰였지만,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기 싫어 자기 의견을 강력히 피력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게 참다 보면 우울증, 대인관계 기피증, 번아웃(탈진), 과
작년 급성심장정지 환자 생존율은 8.6%로, 코로나19 유행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질병관리청은 4일 소방청과 함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급성심장정지조사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하고, 작년 급성심장정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급성심장정지는 심장 활동이 급격히 저하되거나 멈춘 상태로 급작스러운 사망을 초래할 수 있어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작년 119 구급대의 급성심장정지 환자 이송 건수는 3만3천586건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64.5%(2만1천674명)로 여성(1만1천905건)보다 많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80세 이상 환자가 전체의 31.9%로 가장 많았고, 70대 21.5%, 60대 18.6%, 50대 12.7%, 40대 7.1% 순이었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급성심장정지 환자가 더 많이 발생한 것이다. 급성심장정지 환자의 주요 발생 원인은 심근경색, 부정맥, 뇌졸중 등 질병에 의한 경우가 76.7%로 가장 많았다. 추락, 운수사고 등 질병 이외 다른 원인으로 인한 경우는 22.7%였다. 환자는 주로 가정(47.0%) 등 공공장소가 아닌 곳(65.0%)에서 발생했다. 작년 급성심장정지 환자 생존율은 8.6%로 전년(7.8%)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이 1년 전보다 0.8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원인 확률은 암, 폐렴, 심장질환 순으로 높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기대 수명은 남자 2.2년, 여자 2.8년 각각 더 높았다. 통계청은 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3 생명표'를 발표했다. ◇ 기대수명 83.5세…1년 전보다 0.8년 증가 생명표는 현재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된다면 각 연령대의 사람들이 향후 몇 세까지 살 수 있는지 추정한 통계다. 지난해 출생아(0세)의 기대 수명은 83.5년으로 1년 전보다 0.8년 증가했다. 기대 수명은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2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처음 감소(-0.9년)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 영향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기대 수명이 다시 증가 전환했다"며 "다만 여전히 일부 영향이 남아있어 2021년과 비교하면 0.1년 더 낮았다"고 설명했다. 성별로는 남자가 80.6년, 여자가 86.4년으로 1년 전보다 각각 0.7년, 0.8년 증가했다. 남녀 간의 기대수명 격차는 5.9년으로 전년보다 0.1년 증가했다. OECD 평균과 비교하면 한국
정부가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둘 이상의 다자녀 가구가 받는 공항 주차요금 감면 혜택의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이른둥이 가정은 소득과 무관하게 보건복지부의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지원사업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인구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가족친화적 공항 조성 방안과 이른둥이 맞춤형 지원 대책 등을 논의했다. 현재 국내 모든 공항 주차장은 막내 자녀 나이가 만 15세 이하인 2자녀 이상 가족에 대해 주차요금을 50% 감면해 주고 있는데, 앞으로는 기준인 막내 나이를 만 18세 이하로 상향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감면 혜택을 받는 다자녀 가구가 20%가량 늘 것으로 예상했다. 공항 주차장 내 터미널과 가까운 구역에는 임산부·영유아·고령자 등 교통약자와 동반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 배려 주차구역'이 새롭게 조성된다. 인천공항에서 입국 수하물을 집·호텔까지 배송해 주는 서비스 비용은 임산부·다자녀 가구 이용객 한정 20% 할인된다. 그 외 임산부와 가족 단위 여행객이 주로 이용하는 공항의 가족특화 대기공간, 어린이 놀이시설, 교통약자용 전동차 등이 확충된다. 지난달 대통령실이 발표한 이른둥이(미숙아) 맞춤형 지원
말벌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꿀벌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자율 추적 시스템이 개발됐다. 전남대는 융합바이오시스템기계공학과 손형일 교수 연구팀이 등검은말벌과 같은 소형 곤충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 기반 자율 추적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2004년 국내에 유입된 이후 2019년 환경부의 1급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된 등검은말벌은 꿀벌을 사냥하며 양봉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 연구팀은 등검은말벌의 귀소본능에 착안해 등검은말벌에 초소형 센서를 부착하고, 안테나·수신기·추적 알고리즘이 내장된 제어기 등을 탑재한 무인항공기가 말벌에서 나오는 신호를 추적해 말벌 둥지를 찾아내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정확한 센서 수신 신호 강도 모델링, 추적 대상의 상태 불확실성을 고려한 확장 필터, 위치 추정 정확도 향상을 위한 무지향성 멀티안테나 기반 삼각측량 등을 융합한 추적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무인항공기 기반 추적 시스템이 자율적으로 추적 대상을 실시간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추적하는 우수한 성능을 실현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말벌의 비선형적인 움직임을 선형화해 추적 성능을 높였으며, 무인항공기에 탑재된 공중 안테나 1
'쌍둥이 형제가 공군 학사장교로 임관', '쌍둥이 가족 행복 네트워크 출범', '생후 7개월 쌍둥이 딸 살해 혐의 40대 친모 구속', '자연임신 다섯쌍둥이 가정에 9인승 카니발 선물'. 최근 한 달간 쌍둥이 관련 기사의 제목이다. 이런 기사가 나올 때마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기사 댓글에 '요새 쌍둥이가 많아지긴 했다'는 의견이 올라온다. 저출생으로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쌍둥이들은 오히려 많이 태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일까? 통계청의 인구 동향 조사 자료를 보면 쌍둥이의 출생이 2010년대 중반 이후 감소 추세지만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했다. 출생 쌍둥이 수는 1993년 8천108명에서 2016년 1만6천166명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1만2천622명으로 줄었다. 여기서 쌍둥이는 흔히 말하는 쌍둥이뿐 아니라 세쌍둥이 이상도 포함한다. 통계청 통계나 학술논문 등에서 사용하는 '다태아'를 가리킨다. 세쌍둥이 이상의 수가 많지 않고 '다태아'라는 용어가 낯선 점을 고려해 '쌍둥이'로 통칭했다. 쌍둥이 출생이 2010년대 중반까지 늘어난 것은 저출생 추세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전체 출생아 수는 1993년 71만5천826명에서 꾸준히 감소해 지난
'헌혈 정년'인 69세까지 47년간 152차례나 '전혈(全血)' 헌혈에 참여한 '헌혈 유공자'에게 명패가 수여됐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3일 서울 송파구의 김종민(71) 씨 자택을 찾아 '헌혈 유공자의 집' 명패를 달고 생명나눔 실천에 고마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아버지의 위암 수술을 계기로 23세 처음 헌혈을 시작해 헌혈 정년을 맞은 2022년까지 152회나 전혈 헌혈을 했다. 혈액의 모든 성분을 주는 전혈 헌혈은 8주 주기로 연 5회만 할 수 있어 152회를 하려면 30년 이상 걸린다. 김씨는 "1970년대 매혈자들을 피해 다니며 자발적 무상헌혈에 참여한 일, 헌혈 후 간호사가 계란프라이를 식빵에 넣어줘 맛있게 먹었던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많은 분이 헌혈로 생명 살리기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와 혈액관리본부는 헌혈자의 자긍심을 높이고 헌혈자가 존경받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지난 5월부터 400회 이상 헌혈자를 대상으로 유공자의 집 명패를 수여했다. 상반기에만 약 300명에게 명패를 전달했다. 이달부터는 전혈 헌혈 100회 이상으로도 대상을 확대해 연말까지 160명에게 명패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혈액관리본부는 밝혔다.
정부가 현재 한 자릿수에 불과한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2030년까지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같은 기간 30∼44세 여성의 경력 단절 비율은 현 수준의 절반 이하로 줄이고, 임신·출산을 준비하는 남녀의 가임력 검사 지원 대상은 24만명까지 확대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출산위)는 3일 제6차 인구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정부의 저출생 대책에 대한 이러한 성과지표와 연도별 목표를 설정했다고 밝혔다. 저출산위와 정부는 2030년 합계출산율 1.0명 이상 달성을 위해 지난 6월 19일 저출생 대책을 발표하고 151개 과제를 구체화했다. 이 가운데 지난달 말 기준으로 143개 과제가 당초 계획대로 조치 완료된 상태다. 저출산위는 해당 과제가 실제 저출생 추세 반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는지 등을 측정하고자 성과지표를 마련했으며, 매년 달성 여부를 점검·평가할 방침이다.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2022년 6.8%에서 2027년 50%, 2030년 70%까지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리하기로 했다. 저출산위는 기존에 발표했던 2주 단기 육아휴직 도입, 육아휴직 월 급여 상한액 250만원으로 인상 등이 남성의 육아휴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세균이 기준치 대비 최대 1천500배 초과 검출되는 등 기준과 규격을 위반한 위생물수건 업체 7곳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민생사법경찰국은 지난 8∼10월 위생물수건을 세척·살균·소독해 포장하거나 대여하는 위생물수건 처리 업체 17곳을 대상으로 현장 단속과 수거 검사를 했다. 이 가운데 작업 환경이 열악하다고 판단된 11곳의 위생물수건을 수거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형광증백제·대장균·세균 수 항목의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형광증백제가 기준치를 초과해 나온 곳은 4곳이었다. 형광증백제는 물수건을 더 하얗게 보이게 하는 화학물질로, 계속 노출되면 아토피나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다. 어린이에게는 소화계 기능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세균 수는 모든 업소에서 기준치의 최소 3배에서 최대 1천500배 초과 검출됐다. 위생용품 기준과 규격을 위반하면 위생용품관리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권순기 민생사법경찰국장은 "해당 업체들을 입건해 수사하는 한편, 앞으로도 시민 생활과 밀접한 위생용품에 대한 불법행위를 수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