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노산의 하나인 메티오닌(methionin) 섭취를 줄이면 자가면역질환의 발생과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가면역질환이란 면역체계가 자체의 기관, 조직, 세포를 외부물질로 오인, 공격함으로써 발생하는 질환으로 류머티스성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루푸스, 염증성 장 질환, 1형(소아) 당뇨병, 건선, 아토피성 피부염 등이 이에 속한다. 미국 밴 앤델 연구소(Van Andel Institute)의 러셀 존스 교수 연구팀은 메티오닌은 건강한 면역체계 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지만, 면역체계의 과잉 반응을 유발, 자가면역질환 위험을 높이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0일 보도했다. 메티오닌은 병원균과 싸우기 위해 출동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의 증식과 특정 하위세포(subtype)의 분화를 촉진, 지나친 염증 반응에 의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자가면역질환의 하나인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에서 나타나는 신경 손상이 그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발성 경화증 모델 생쥐들에 메티오닌 섭취를 크게 줄인 결과 T세포의 재프로그래밍(reprogramming
뇌전증(간질)으로 인한 발작을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연구단 현택환 단장 연구팀이 뇌전증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인 포타슘(칼륨) 이온 농도를 실시간 측정할 수 있는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센서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뇌졸중·치매와 함께 3대 뇌 질환으로 꼽히는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불규칙적인 이상 흥분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뇌 신경세포가 흥분하면 포타슘 이온을 바깥으로 보내 이완해야 하는데, 포타슘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흥분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 뇌전증의 증상인 발작과 경련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뇌 속 포타슘의 농도 변화를 측정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소듐과 칼슘 등 세포막을 통과하는 다른 이온도 함께 분비돼 포타슘 농도만 선택적으로 측정하기 쉽지 않았다. 특히 기존 기술로는 배양된 신경세포나 마취 상태의 동물 등 제한된 환경에서만 농도를 측정할 수 있어 실제 발작이 일어난 상황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포타슘 이온과 결합하면 형광을 내는 염료를 나노미터 크기 입자에 넣은 뒤, 나노입자 표면에는 포타슘만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는 얇은 막을 코팅해 포타슘
만성 통증과 만성 염증은 '주요 우울 장애(MDD)'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우울증의 생리학적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몇몇 염증 관련 대사 경로를 연구해 왔다.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 대사에 관여하는 키누레닌 경로(kynurenine pathway)도 그중 하나다. 이 키누레닌 경로의 주요 대사물질인 안트라닐산(anthranilic acid)이, 우울증 위험을 조기에 경고하는 '생물 지표'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중 안트라닐산 수위가 높으면, 우울증 유사 증후군을 앓고 있거나, 주요 우울 장애로 진행할 위험을 가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후지타 보건위생대의 사이토 구니아키 의료공학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7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트립토판 대사물질이 주요 우울 장애 증상과 연관돼 있다는 걸 시사하는 과학적 증거는 어느 정도 축적된 상태다. 예컨대 우울증이나 유사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키누레닌 경로로 생성되는 트립토판 대사물질의 혈중 수위가 높다는 게 여러 연구
노인 실명 원인 1위의 안과 질환인 노인성 황반변성(AMD: 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을 혈액검사로 조기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황반변성은 망막의 중심부에 있는 시신경 조직인 황반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자라면서 황반이 손상돼 시야의 중심부를 보는 시력인 중심시(central vision)를 잃는 병이다. 완치 방법은 없고 항체 주사 또는 레이저 수술로 진행을 지연시키는 방법이 있을 뿐이며 방치하면 실명으로 이어진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카디프대학,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대학, 네덜란드 라드부드대학 공동연구팀은 황반변성 환자는 'H인자 관련 단백질-4'(FHR-4)라고 불리는 특정 단백질의 혈중 수치가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8일 보도했다.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 484명과 황반변성이 없고 연령대가 같은 522명을 대상으로 혈중 FHR-4 수치를 측정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을 이끈 UCL 안과연구소와 무어필즈 안과병원의 앤서니 무어 박사가 밝혔다. 연구팀은 이와 함게 연구를 위해 기증된 안구조직 분석을 통해 황반 안에 FHR-4 단백
흔한 형태의 부정맥인 심방세동(a-fib: atrial fibrillation)을 막기 위해 처방되는 항응고제의 부작용인 위장관 출혈이 대장암 위험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헤르레프-겐토프테(Herlev-Gentofte) 대학병원 심장 전문의 페테르 라스무센 교수 연구팀은 항응고제 부작용인 위장관 출혈이 나타난 환자는 대장암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8일 보도했다. 심방세동 환자 12만5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적 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항응고제 복용으로 하부 위장관 출혈(lower gastrointestinal bleeding)이 발생한 환자는 출혈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에 비해 대장암 진단율이 11~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대장암 발생률은 위장관 출혈 그룹이 4~8%였다. 이에 비해 출혈이 없는 대조군은 1% 미만이었다. 이는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에 대한 교육이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항응고제 복용자가 대변에 혈액이 섞인 것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의사와 상의해 제때 검사를 받으면 대장암 조기 진단이
옛 소련의 심리학자 이안 파블로프는 개를 이용한 조건반사 실험으로 유명하다. 개한테 먹이를 줄 때마다 반복적으로 종을 울리면, 나중엔 먹이 없이 종소리만 들려줘도 개가 침을 흘린다는 걸 입증했다. 이른바 '고전적 조건화' 이론이다. 파블로프의 조건반사가 뇌에서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이뤄지는지를 영국 과학자들이 동물 실험에서 밝혀냈다. 파블로프의 조건 반사와 비슷한 현상은, 외국어 어휘 공부 등 다양한 학습 과정에서 나타난다. 이 연구를 수행한 미국 뉴햄프셔 대의 천 쉬안 마오 신경생물학 조교수팀은 관련 논문을 미국실험생물학회지(FASEB Journal)에 발표했다. 6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장기기억 형성에 핵심적 기능을 하는 생쥐의 해마(hippocampus)를 면밀히 관찰해,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에 관여하는 작은 뉴런(신경세포) 그룹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들 뉴런은 조건반사로 기억이 형성되는 동안 동기화된 활성 패턴을 보였다. 천 교수는 "해마에는 수천만 개의 뉴런이 있지만 이런 학습 과정에 관련된 것은 아주 작은 부분"이라면서 "파블로프식 조건을 주기 전에 이들 뉴런은 혼란스러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보여주듯이 바이러스 감염증은 인류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요인 중 하나다. 해마다 찾아오는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미국에선 이번 겨울에 약 1천500만 명의 독감 환자가 발생해, 14만 명이 합병증으로 입원하고, 어린이 54명을 포함한 8천20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독감 시즌엔 이렇다 할 바이러스 변종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미국의 독감 유행은 더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B·C 3개 형으로 구분하는데 사람한테 독감을 일으키는 건 주로 A형과 B형이다. 특히 A형 바이러스는 10~40년 주기로 세계적인 대유행(pandemic)을 몰고 온다. 일례로 2009년 4월 미국과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 인플루엔자는, A형인 H1N1 바이러스로 21세기 최초의 대유행을 일으켰다.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매우 강한 데다 항원 변이를 자주 일으켜 백신 효과도 들쭉날쭉하다. 바이러스의 항원이 변하면 백신과 치료제에 저항하는 변종이 복제된다. 그런데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종 복제 과정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관찰하는 기술을, 미국 과학자들이 개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차단하는 변이유전자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대학(UCL) 유전학 연구소의 데이비스 커티스 유전학 교수 연구팀이 절반은 치매 환자이고 나머지 절반은 정상인인 1만여 명(60세 이상)의 DNA를 분석한 결과 치매 발생을 억제하는 9개의 변이유전자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6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1만5천개 이상의 유전자와 이 유전자들에 영향을 미치는 1백여 만개의 유전자 변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치매가 발생하지 않은 사람은 이 9개의 변이유전자를 지니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변이유전자들은 뇌세포의 사멸을 촉진함으로써 치매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티로신 포스파타제(tyrosine phosphatase)의 기능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티로신 포스파타제는 세포의 생존에 중요한 신호전달 경로(PI3K/Akt/GSK-3β)의 기능을 방해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신호전달 경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치매 원인과 관련이 있는 신경세포 내 단백질 타우(tau)가 뒤엉키면서 신경세포가 사멸한다는 것이다. 치매 발생을 억제하는 변이유전자
나중에 암을 일으키는 초기의 유전적 변이는, 실제로 암 진단이 내려지기 수십 년 전에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래전에 뿌려진 암의 씨앗이 장구한 세월이 지나는 동안 서서히 자라 결국 암 종양으로 발달한다는 의미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암 유전체 분석(PCAWG)'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된 것이다. PCAWG는 미국이 지원하는 '암 유전체 아틀라스(TCGA)'와 국제 암 유전체 컨소시엄(ICGC)의 주도 아래 약 10년 전에 출범했다. 38개 유형의 암과 관련된 2천658개 유전체를 전수 분석한 이 프로젝트에는 세계 각국의 과학자와 임상의 등 1천300여 명이 참여했고, 그 결과는 23건의 논문으로 작성돼 5일(현지시간) 네이처, 사이언스 등 저널에 일제히 공개됐다. 유럽 분자생물학 연구소(EMBL)가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PCAWG 프로젝트는, 암에 관여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패턴을 확인해 목록화하는 것을 목표로 시작됐다. 이런 작업은 암의 조기 진단과 임상적 개입 가능성을 열고, 암 종양의 발달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긴요한 것이다. 인간이 노화하면 세포 분열 때마다 유전적 변이가 쌓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