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많이 꾸는 '렘수면', 폭식 등 섭식 장애도 관여"

렘수면 때 간뇌 시상하부 자극하면 식욕 줄어
스위스 베른대 연구진, 미 국립과학원회보에 논문

 렘수면(REM sleep)은 빠른 안구 움직임이 관찰되는 수면 단계로, 하룻밤 자는 동안 보통 5~7차례 나타난다.

 분명히 잠을 자는데도 뇌파는 각성 상태와 비슷해 '역설수면(paradoxial sleep)'으로 지칭하기도 한다.

 꿈을 많이 꾸는 것으로 알려진 렘수면이 인간 등 동물의 섭식 행동 조절에도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렘수면 중인 생쥐의 간뇌 시상하부 뉴런(신경세포)을 억제하면 잠에서 깼을 때 먹이를 덜 먹었다.

 스위스 베른대의 안토이네 아다만티디스 교수팀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 대학은 8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논문 개요를 공개했다.

 보통 렘수면 단계에선 기억과 감정 조절에 관여하는 뇌 영역이 강하게 흥분한다.

 포유류의 진화 과정에서 잘 보존된 외측 시상하부(lateral hypothalamus)도 그런 영역 중 하나다.

 각성 상태의 외측 시상하부 뉴런은 식욕과 음식물 섭취를 전체적으로 통제한다. 아울러 자극받은 행동이나 중독 등의 제어에도 관여한다.

 연구팀은, 깨어 있는 생쥐에게 먹이를 먹으라고 지시하는 외측 시상하부 뉴런의 활성 패턴이 렘수면 때도 나타난다는 걸 발견했다.

 그래서 광유전학 기술로 생쥐의 렘수면 단계에서 이 패턴이 생기지 않게 조작했더니 잠에서 깼을 때 먹는 양이 줄었다.

 놀랍게도 이렇게 렘수면 뇌파 패턴을 조작한 효과는 지속해서 강하게 나타났다.

 논문의 제1 저자인 루카스 외슈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런 활성 패턴 변화는 나흘 밤을 잔 뒤에도 측정할 수 있었다"라면서 "렘수면 단계에서 시상하부 신경회로의 전기적 활성이, 포유류의 섭식 행동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또한 너무 많이 먹거나 적게 먹는 걸 피하려면 수면의 양 못지않게 질도 주의해야 한다는 걸 시사한다.

 특히 불규칙한 근무 등으로 '사회적 시차증(social jet-lag)'이 심해지는 요즘 같은 환경에선 더욱 수면의 질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연구팀은 조언한다.

 이 발견이 섭식 장애를 치료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될 거라는 기대감도 물론 있다. 아울러 인간의 동기 부여나 중독 증세와의 연관성도 주목된다.

 하지만 아다만티디스 교수는 "연관된 신경회로와 수면 단계 그리고 아직 베일에 싸여 있는 미지의 요인 등을 정확히 밝혀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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